윤석민이 프로골프투어 데뷔전에서 높은 벽을 실감했다. 윤석민은 '비즈플레이-전자신문 오픈' 첫날 15오버파를 기록, 최하위에 그쳤다. 야구 국가대표 에이스로 베이징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기도 했던 윤석민은 은퇴 후 프로골퍼를 꿈꾸며 이번 대회에 초청선수 자격(공인핸디캡 3 이하)으로 생애 첫 1부 투어 무대를 밟았다. 생애 첫 1부 투어 무대에서 아쉬운 성적을 거뒀지만 윤석민은 밝게 웃으며 내일을 이야기했다. 윤석민은 “오늘 많은 걸 느꼈다”며 “최고의 선수들과 경기한 것만으로도 큰 영광이었고 내일은 오늘 많이 흔들린 아이언을 좀 더 잘 쳐보고 싶다”고 말했다.
◇긴장했지만 즐기려고 노력, 프로무대 경험은 골퍼로써 영광
수만 관중이 지켜보는 마운드에서 흔들림 없이 공을 뿌리던 윤석민이지만 생애 첫 프로골프투어 무대의 압박감은 만만치 않았다. 생애 첫 1부 투어 무대 데뷔를 앞둔 윤석민의 표정에서도 긴장감을 느낄 수 있었다. 오전 8시 40분 1번홀에서 현정협, 이근호 선수와 함께 경기를 시작한 윤석민은 1번홀 티샷을 앞두고 자신의 이름이 불리자 짧게 심호흡 후 티잉 그라운드에 올랐다. 경기 후 윤석민은 “미디어나 관계자 분들 앞에서 실수할까봐 많이 긴장했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경기 중에 욕심을 부린 부분에 대해서도 솔직하게 이야기했다. 윤석민은 “17번홀에서 2온 욕심을 내다보니 두 번이나 해저드에 볼을 빠뜨렸다”며 “후회하진 않지만 아쉽긴 하다”고 말했다.
본인의 오늘 스코어를 야구에 비교하면 어떨까. 윤석민은 “6이닝을 던졌다고 친다면 1회에 5점 정도 줬지만 이후 잘 막다가 6이닝에 한 7점 정도 내준 느낌”이라며 “16번홀부터 18번홀까지 8타를 잃었다”며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
◇아직 끝이 아니다…2라운드 18개 홀이 남아있다
윤석민은 순위보다 자신의 부족한 부분에 대해 아쉬워했다. 좀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던 터라 아쉬움이 컸다. 윤석민은 “영광스러운 자리에 초청해주셨는데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해 아쉽다”고 말했다. 오늘 윤석민의 드라이버는 괜찮았지만 아이언이 문제였다. 윤석민은 “세컨샷에서 아웃오브바운드를 기록하는 등 긴장 때문인지 많이 흔들렸다”며 “비속 라운드를 한터라 지치긴 했지만 바로 연습장으로 가서 아이언 샷감을 다듬어볼 생각”이라고 의지를 불태웠다.
최하위에 그쳤지만 경기 전 본인의 꿈이었던 샷이글을 기록하는 등 소득도 있었다. 윤석민은 “경기전 샷이글이나 홀인원 한 번만 하면 평생 자랑거리가 될거라 생각했는데 11번홀에서 110m 거리 샷이글을 기록했다”며 “중계 카메라가 없어 아쉬웠다”고 말하며 환하게 웃었다.
윤석민의 도전은 대회 2라운드에도 이어진다. 아쉬웠던 아이언 감을 되살리면 조금 더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다는 자신감도 숨기지 않았다. 윤석민은 “내일은 오늘보다는 10타는 줄이고 싶다”며 “내일은 아이언 감각을 좀 더 끌어올려보겠다”고 다짐했다.
정원일기자 umph11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