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개요
아모레퍼시픽은 2006년 아모레퍼시픽그룹을 인적 분할해 설립됐다. 사업 부문은 크게 화장품 사업 부문과 DB(Daily Beauty)사업 부문으로 구분된다. 지난해 기준 화장품사업 부문 매출 비중은 88.1%이며, DB사업 부문의 매출 비중은 11.9%다.
국내와 면세, 해외에서 사업을 전개하고 있고 작년 기준 매출 비중은 국내 40%, 면세 22%, 해외법인 및 수출은 38%다.
사드배치 보복 여파 이후 코로나19 팬데믹 영항으로 직격탄을 맞으며 면세 매출이 쪼그라들었다. 이는 실적 악화의 주 원인으로 지목된다. 올해 들어 국내 면세점 매출이 20% 이상 증가하고 있지만 증권가 전망치에 비해 회복세가 더디다는 평가를 받는다.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은 작년 대비 11.1% 증가한 2조4294억원을, 영업이익은 작년 대비 178.1% 증가한 2675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국내 사업 매출은 작년 대비 9.7% 증가한 1조5553억원을 기록했고 영업이익은 2074억원으로 작년 대비 51.2% 늘었다. 국내 사업은 사회적 거리두기 및 채널 재정비 영향으로 전통 오프라인 채널 매출이 작년 대비 하락했지만 매출 감소폭은 축소했다.
올해는 디지털 전환을 목표로 체질 개선작업에 집중한다. 기존 오프라인 매장 출점 전략을 수정하고 온·오프라인 시너지 강화에 나섰다.
최근 자사몰 브랜드명을 기존 AP몰에서 아모레몰로 바꿔 고객 인지도 쌓기에 나선 한편 온라인 플랫폼 다각화를 위한 투자도 지속한다. 올해 국내와 중국 시장에서 e커머스 매출액 성장률 30% 이상을 달성하고 중국의 경우 e커머스 매출액 비중을 절반 이상으로 확대를 목표로 한다. 현재 e커머스 매출 비중은 국내에서 20%, 중국 시장에서 40% 수준으로 추정된다.
하반기에도 이러한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코로나 델타 변이 바이러스 확산으로 대외적인 악재에 따른 영향은 지속될 것으로 관측된다.
◇강점과 기회
아모레퍼시픽의 강점은 고급 화장품 라인의 브랜드 파워와 기술력이다. 대표 브랜드 '설화수'를 중심으로 고가 라인 화장품이 해외 시장 매출을 견인하고 있다.
국내에서 고급 화장품 매출 비중은 절반 이상인 53%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중 설화수 비중은 36%에 달한다. 중국 및 해외에서도 설화수가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중국 시장에서 설화수의 '자음생' 라인을 집중 육성한 결과 전체 브랜드 매출이 약 60% 성장하는 성과를 냈다. 고가 화장품 브랜드 온라인 매출은 100% 이상 성장하기도 했다.
아세안 지역에서는 럭셔리 안티에이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설화수 매출이 약 60% 이상 성장했다. 북미에서는 이니스프리의 아마존 입점으로 온라인 매출이 증가하고 설화수가 세포라에서 견고하게 성장하며 전체 매출 증가에 기여했다.
60년 이상 축적된 화장품 기술력은 아모레퍼시픽의 강점 중 하나다. 1950년대 국내 화장품 업계 최초로 화장품 연구실을 개설한 아모레퍼시픽은 한국 본사연구소와 더불어 해외 5개 국가(중국·프랑스·미국·일본·싱가포르)에도 현지 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현재 아모레퍼시픽은 국내 1768건, 해외 1484건 특허를 등록, 유지하고 있다.
최근에는 마이크로바이옴 영역에 대한 연구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를 위해 마이크로바이옴 전문 연구 기업 'HEM'과 사업 협력 및 투자 협약을 체결하고 미생물 연구 및 제품 개발 역량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주력 사업인 화장품 이외 건강기능식품, 더마 코스메틱 등 포트폴리오 강화에도 나선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지난 9월 1일부로 에스트라를 아모레퍼시픽과 합병했다.
에스트라는 더마화장품과 병의원 전문 뷰티 브랜드를 중심으로 사업을 펼치고 있다. 더마화장품은 더마톨로지(Dermatology)와 화장품(Cosmetic)의 합성어로 피부과학을 의미한다. 안전한 성분에 대한 소비자 수요가 늘면서 더마 화장품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이번 합병을 통해 아모레퍼시픽은 더마 화장품 부문의 경쟁력을 강화할 전망이다. 아모레퍼시픽은 기존 사업 역량과 에스트라 브랜드 파워 시너지를 통해 더마 화장품을 신성장 동력으로 육성하겠다는 구상이다.
◇약점과 위협
경쟁사들에 비해 뒤처진 디지털전환 전략 시행으로 온라인 경쟁력 구축 성과를 내는 것이 올해 과제다.
아모레퍼시픽의 지난해 기준 오프라인 판매 비중은 52%, 온라인 홈쇼핑 매출은 15% 수준이다. 경쟁사들이 매장 축소나 온라인 전환에 나설 때 오프라인 채널 확대를 고집해왔고 코로나19에 따른 직격탄을 고스란히 맞았다. 뒤늦게 체질 전환을 시행하고 있지만 가두점(로드숍)과 상생 문제, 화장품 e커머스 경쟁 심화 등은 여전히 숙제로 남아있다.
이니스프리, 에뛰드 등 중저가 브랜드도 실적 화복세가 더뎌 걸림돌로 지목된다. 점포 축소로 임대료 부담이나 인건비 지출 등의 영업 비용은 절감했지만 현지 이커머스 경쟁이 심화되면서 판관비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실제 중국 6·18 쇼핑 축제에서 이니스프리는 마케팅 비용을 많이 투자했지만 브랜드 매출은 오히려 악화됐다. 올해 2분기 중국 마케팅 비용은 30%를 초과하며 공격적 투자를 진행했지만 중국 매출 성장률은 10% 미만에 그쳤다.
화장품에 편중된 사업구조는 약점으로 지목된다. 아모레퍼시픽은 화장품과 생활용품·기타 2대 사업부를 축으로 전체 매출에서 화장품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90%대 전후를 유지하고 있다.
이 같은 사업 구조로 사드 배치 후폭풍과 코로나19 발발 이후 위기를 분산하기 어려웠다. 생활용품과 더마 화장품, 건강기능식품(건기식)으로 눈을 돌리고 있지만 이미 경쟁사가 우위를 점하고 있는 상태다. 특히 건기식의 경우 제약, 식품, 유통 등 다양한 업계에서 시장에 진출하며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마켓코멘트
◇카카오페이증권
아모레퍼시픽의 럭셔리 브랜드 중심 강한 턴어라운드가 지속되며 이를 기반으로 글로벌 시장 수익성 개선세가 고르게 나타나고 있다. 국내 화장품은 연간 약 128% 이익 성장이 전망된다. 주력 브랜드에 대한 글로벌 투자 지속되고 있지만 이보다 빠른 매출 성장 속도가 비용 증가분을 상쇄하고 있어 우려는 크지 않다. 디지털 채널에 대한 적극적 대응, 미국·아세안 등 지역 다변화, 건기식을 비롯한 상품 카테고리 다각화 전략 또한 미래 성장에 대한기대감을 높인다.
◇메리츠증권
아모레퍼시픽에 대한 투자의견과 적정주가를 하향한다. 주력 채널(중국 및 면세) 내 실적 가시성이 낮아진 가운데 모멘텀(국제 운항 및 쇼핑 행사) 또한 부재하다. 마케팅 집행은 늘어나나 그만한 효율을 기대하기 어렵다. '설화수'는 올 4분기부터 역기저 부담(작년 4분기 +60%), '이니스프리'의 경우 2022년까지 매장 폐점 영향에 노출되어 있기 때문이다. 중장기적 관점에서 브랜드력이 증대될 만한 요인도 없다. 보수적인 접근을 권고한다.
◇IBK증권
2분기 중국은 설화수를 중심으로 럭셔리 디지털 증가 시현, 성장성을 가시화했다. 반면에 글로벌과 로컬 브랜드들의 과열된 마케팅 경쟁 국면에서 비용 부담도 확대됐다. 하반기 연결 영업이익률은 2분기 대비 회복세를 추정하지만 3분기 비수기 시즌, 7월 일시적인 4차 유행으로 국내 면세 트래픽 약화가 전망된다. 이를 반영한 2021년 추정치와 목표주가를 소폭 하향한다. 다만 중국 내 설화수 확대로 럭셔리 리포지셔닝을 강화하고 있어 매수 의견을 유지한다.
◇유안타증권
기대치 하회는 아쉬우나 '설화수, 라네즈 중심 성장' '이니스프리 중국 오프라인 추가 축소' 등을 통해 아모레퍼시픽의 구조 변화 방향은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 이에 따라 투자의견 유지한다. 다만 하반기 속도 조절이 필요해 보인다. 코로나 재확산으로 화장품 수요가 약화될 수 있고 중국 산업이 하반기로 갈수록 기저 부담이 높아져 경쟁이 치열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현재 글로벌 기업 대다수가 중국 매출에서 이커머스 비중이 50%를 넘어섰다. 이커머스 경쟁 확대에 따라 이커머스 수익성이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박효주기자 phj20@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