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의 금융규제 샌드박스 제도를 통해 신규 투자 유치를 앞당기고 양질의 일자리 창출에 성공한 핀테크 스타트업 사례가 늘고 있다.
금융규제 샌드박스는 규제에 막혀 실현 가능성이 불투명한 혁신금융 서비스에 대해 2년 동안 규제 예외를 인정해 주는 한시 제도다.
지난 2019년 5월 혁신금융서비스 대출 중개 규제 샌드박스에 최종 선정된 핀다는 같은 해 7월 인터베스트 등으로부터 시리즈A 투자를 유치하며 확장의 발판을 마련했다. 지난해 코로나19 확산으로 비대면 대출 수요가 폭발, 이용자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약 1200% 증가했다.
이 기간의 매출액은 6200% 이상 증가했으며, 이 같은 성과에 힘입어 올해 초 115억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 유치까지 성공했다. 서비스 정식 출시 2년여 만에 1000억원 이상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국민연금 납부 자료에 따르면 혁신금융서비스에 선정될 당시 14명에 불과하던 핀다 임직원 수는 올해 6월 기준 50여명으로 3배 이상 늘었다. 핀다처럼 금융규제 샌드박스에 선정된 기업들이 늘린 일자리는 올해 4월 기준 598개에 이른다. 전체 규제 샌드박스 인력 증가 숫자인 1237명의 절반이 핀테크에서 나왔다.
전원 스위치를 켜고 끄듯 간편하게 가입할 수 있는 '스위치 보험'을 선보인 뱅크샐러드는 금융위 규제 샌드박스 1호 출신이다. 2019년 말 110명 수준이던 직원 수가 올해 7월 기준 216명으로 2배 가까이 불어났다. 마이데이터 사업 준비와 개발 언어 변경 등 변곡점을 거치면서 인력을 충원했다. 리드급 개발자를 채용하며 업계 최고 수준의 연봉, 최소 1억원의 스톡옵션을 조건으로 내걸었다.
뱅크샐러드는 올해 4월 KT로부터 250억원의 투자를 유치한 데 이어 캐피털 콜 형식으로 진행된 SK증권의 290억원 규모 간접 투자(SKS마이데이터 사모투자합자회사 주식 취득)로 마이데이터 사업의 협력 기대감을 높였다. 8월에는 기아자동차로부터 1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고 현재 시리즈D 라운드 투자 유치를 준비하고 있다. 기아차는 핀다의 115억원 시리즈B 투자에도 참여하는 등 핀테크 기업 투자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핀테크 스타트업 피에스엑스가 운영하는 비상장주식 거래 플랫폼 '서울거래소 비상장'도 지난해 4월 혁신금융서비스로 선정된 후 성장가도를 내달렸다. 이어 올해 중소벤처기업부의 '아기유니콘'에 선정되며 조직 규모도 확대했다. 임직원 수 6명에 불과하던 피에스엑스는 규제 샌드박스 통과 이후 15명을 추가 채용했다.
이처럼 금융규제 샌드박스 제도를 통해 핀테크 스타트업들이 신규·후속 라운드 투자를 유치하는 사례는 지속 증가하고 있다. 인공지능(AI)을 활용한 금융 투자 분야 핀테크 스타트업 콰라소프트가 35억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 유치, 디지털부동산 수익증권 거래 플랫폼 카사코리아 또한 92억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 유치로 성장 발판을 마련했다. 이들이 유치한 총액은 올해 4월 기준 약 5857억원이다.
이형두기자 dudu@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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