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당국, 가상자산거래소 혼란 최소화해야

가상자산거래소 폐업 여부가 금융 핀테크 업계에서 초미의 관심사다. 특정금융정보거래법상 가상자산거래소가 이달 24일 이후 영업하려면 ISMS 인증과 은행의 실명계좌확인서를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오는 24일까지 신고서를 제출하지 않거나 서류 미비로 반려된 거래소는 25일 이후 '폐업'해야 한다. 업비트를 제외한 거의 모든 거래소가 비슷한 상황이다. 국내 가상자산거래소 63곳 가운데 24곳은 ISMS 인증을 신청조차 하지 않았다. 18곳은 심사를 받고 있다.

물론 차선책도 마련됐다. ISMS는 땄지만 실명계좌확인서만 받은 경우 현금입출금이 안 되는 '코인 전용 거래소'로 신고하면 된다. ISMS 인증을 받은 거래소는 7월 말 기준 21곳이다. 이들 기업은 향후 실명계좌 확인서를 받게 되면 일반거래소로 변경해서 신청할 수도 있다.

금융당국은 이미 폐업 준비를 하고 있는 거래소에 대해 9월 17일까지 영업종료 공지를 하라고 권고했다. 이에 따라 신고 요건을 갖추지 못한 사업자는 갑작스러운 폐업 등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25일 이후에는 가상자산 거래가 불가능하고, 금전 인출이 어렵게 된다.

당국의 정책 홍보에도 가상자산 인출 대란이 우려되는 이유다. 이 같은 상황을 미리 인지하지 못한 투자자는 낭패를 볼 수 있다.

관건은 은행의 전향적 정책 변화다. 아직 실명계좌에 대해 전향적인 의지를 공식화한 곳은 없다. 금융당국의 눈치를 보고 있다. 금융위원회의 정책 변화가 아직 뚜렷하지 않기 때문이다.

급기야 중소형 코인거래소들이 긴급성명을 발표했다. 출구전략이라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ISMS 인증을 취득했음에도 특금법 상 절차적 문제로 은행으로부터 실명 출입금계정을 발급받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한국블록체인협회 소속 회원사가 금융당국의 전향적인 자세를 촉구했다.

이 문제는 결국 정부의 명확한 방향성 제시가 핵심이다. 이날 사업자들은 은행권의 실명확인계좌 발급에 진전이 없는 문제 해결을 위해 당국이 나서야 한다고 호소했다. 업체들의 절박한 현실도 감안한 해결책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