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대, 사회문제 해결하는 '오픈 플랫폼' 만든다

차재혁 한양대 컴퓨테이셔널사회과학연구센터장(한양대 컴퓨터소프트웨어학부 교수)
차재혁 한양대 컴퓨테이셔널사회과학연구센터장(한양대 컴퓨터소프트웨어학부 교수)

한양대가 사회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오픈 플랫폼'을 만든다. 빅데이터 기반 분석 도구로 휠체어로 이동하는 장애인의 이동 패턴을 분석해 지자체가 취약계층 사회복지 정책을 수립하거나 평가할 때 활용할 수 있다. 또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데이터를 통해 코로나19 대유행 및 확진자 관련 사람들의 불안 심리 변화 추이를 파악해 방역 정책 영향을 가늠해볼 수도 있다.

차재혁 한양대 컴퓨테이셔널사회과학연구센터장(한양대 컴퓨터소프트웨어학부 교수)는 “그동안 공학이나 자연과학 연구에서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하는 사례는 많았으나 사회과학 분야에선 예산이나 데이터 수집 문제로 어려웠던 부분을 데이터과학과 다학제 융합연구로 풀어냈다”라고 강조했다.

차 센터장은 2015년부터 사회과학 및 데이터과학 분야 연구자와 함께 컴퓨테이셔널 융합연구를 시작했다. 이후 한국연구재단의 융합분야 선도연구 센터 지원을 받아 2018년 센터를 개소했다. 한양대, 부산대, 애리조나주립대 3개 대학 컴퓨터소프트웨어학과, 사회학과,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행정학과, 심리뇌과학과, 관광학과 6개 학과 63명의 연구원이 참여한다. 연 10억원이 투입되는 초대형 프로젝트 출발이다. 내년부터 2단계 연구가 시작된다.

센터는 점점 복잡해지는 사회 환경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시뮬레이션할 수 있는 데이터 기반 오픈 서비스를 개발했다. 기존 사회과학에서 설문조사나 소수 샘플링 연구를 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빅데이터 분석과 웹 기반 도구 개발을 통해 지속 가능한 사회문제 해결 플랫폼을 만들겠다는 시도다.

차재혁 한양대 컴퓨테이셔널사회과학연구센터장
차재혁 한양대 컴퓨테이셔널사회과학연구센터장

차 센터장은 “연구결과를 논문으로 발표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외부 연구자나 기업, 개인들도 참여하고 이용할 수 있는 도구를 만드는 것이 중요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사회과학 연구를 공학에서 말하는 '실용화'와 비슷한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불안지도, 소셜네트워크모델링, 커뮤니티 검출, 한국어관계추출기, 이동정보 구축 등 7개 오픈 플랫폼 서비스가 만들어졌다. 회원가입만 하면 이용이 가능하다. 비식별 데이터 및 시각화 도구가 제공된다. '취약계층의 사회적 배제 연구' '보건안전 및 재난대응 연구' '사회적 불안과 잠재적 갈등 연구'의 결과다.

정보와 커뮤니케이션의 급속한 발전은 SNS 속 '불안심리' '가짜뉴스' 등의 형태로 급속도로 전파되고 있다. 경계를 넘나들며 복잡해지고 빠르게 변화하는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선 사회 정책을 뒷받침해주는 도구도 진화돼야 한다는 것이 참여 연구자들의 공통된 생각이었다. 시작 단계지만, 외부 연구자들도 새로운 아이디어를 융합할 수 있는 환경이 구축됐다.

차 센터장은 이러한 융합연구는 참여 학생들에게도 새로운 진로를 열어준다고 전했다. 연구 자체가 데이터 기반 문제 분석과 의사 결정을 경험하기 때문이다. 그는 “사회문제를 연구하던 학생들이 정보기술(IT)을 배우면서 자연스럽게 융합인재로 성장하고 있다”라며 “인터넷에 있는 데이터를 수집하고 시각화하는 방법까지 경험하면서 사실상 네이버나 카카오와 같은 인터넷 기업에서 가장 원하는 데이터 사이언티스트가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차 센터장은 “오픈소스 기반으로 만들어진 리눅스도 개발자들의 지속적이고 자발적 참여로 발전할 수 있었다”라며 “사회문제가 무궁무진하듯이 오픈 플랫폼도 다양한 분들의 참여로 계속 발전할 수 있다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