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콕생활'이 길어지고 살균·위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식기세척기가 호황이다. 올해 규모는 지난해보다 40% 이상 늘어난 45만대로 예상되는 등 주방의 신(新)가전으로 안착하고 있다.
식기세척기는 강력한 물살과 전용세제를 이용해 식기를 구석구석 깨끗하게 세척해 주고 건조와 살균까지 해 위생적이다. 예전에는 오목한 그릇은 세척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았으나 최근에는 애벌세척 기능 및 입체물살, 선반조절 기능으로 대거 보완됐다. 무엇보다 설거지에 필요한 시간과 노력을 줄여주는 것이 강점이다. 이 때문에 '신이 내린 선물'이라는 의미의 '신(神)가전', 또는 '이모가전'이라는 별칭도 얻고 있다.
요즘은 특히 프리스탠딩 방식이 인기다. 프리스탠딩 식기세척기는 싱크대 안에 설치하는 빌트인과 달리 전면, 상단, 측면 마감처리가 돼 있어 다른 주방가전제품처럼 주방 어디에나 둘 수 있다. 이사할 때 가져갈 수 있고, 프리스탠딩 타입으로 사용하다가 걸레받이를 제거하면 빌트인으로 다시 설치할 수도 있다.
◇'식기세척기는 12인용'
식기세척기를 구입할 때 먼저 따져봐야 할 것이 용량이다. 식기세척기 용량은 일평균 식사 수를 고려해서 가구원 수에 3을 곱하는 것이 좋다. 4인 가족이면 12인용이, 2인 가구라면 6인용이 적합하다. 하지만 6인용 식기세척기는 냄비와 같은 큰 조리기구가 들어가지 않을 수 있어 조리기구를 많이 사용하는 편이라면 8인용이나 12인용을 고려해 볼 수 있다.
실제로도 12인용과 6인용이 많이 팔린다. 가격비교사이트 다나와에서 제공하는 소비형태통계시스템 다나와리서치에 따르면 최근 1년간 판매된 프리스탠딩 식기세척기의 59%가 12인용이고, 6인용이 33%다. 8인용은 6%, 13인용 이상과 5인용 이하는 각각 2%, 1% 수준이다. 핵가족화되면서 가구 수는 줄고 있지만 많은 소비자들이 가구원에 관계없이 넉넉한 사이즈를 원해 12인용 수요가 몰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건조방식에서는 순환식 비중이 높다. 식기세척기는 건조방식에 따라 순환식, 응축식, 열풍식, 송풍식이 있다. 개방된 문 사이로 외부 공기와 내부 공기를 순환시켜 건조하는 것이 순환건조라면, 응축식은 뜨거워진 식기세척기의 내부 수증기를 응축해서 자연스럽게 건조시키는 방식이다. 열풍건조는 고온의 바람으로 물기를 증발시키는 것으로 살균효과도 있다. 이밖에 팬으로 바람을 일으켜서 물기를 말리는 송풍건조 방식도 식기세척기에 사용되고 있다.
최근 1년간 판매된 프리스탠딩 식기세척기 중에는 순환 건조방식이 44%로 가장 많고, 이어서 응축식(27%), 단독건조(15%), 열풍건조(12%), 송풍건조(3%) 순으로 적용됐다. 순환건조는 안전한 온도가 되면 자동으로 문이 열려 건조되고, 냄새도 제거돼 LG전자, 삼성전자, SK매직, 밀레 식기세척기 등 대부분 제품들이 이 방식을 채용하고 있다.
◇소비전력은 1500~2000W 많아
식기세척기는 제품마다, 운전코스에 따라 소비전력이 다르지만 대개 1000~2000W 사이다. 다나와리서치 결과, 지난해 판매된 식기세척기 중 소비전력 1500~1999W인 제품이 69%로 가장 높고, 1000~1499W가 차순위로 점유율이 20%를 나타냈다. 2000W 이상은 7%, 1000W 미만은 5%다.
보통 일반세척 기준으로 1회 가동했을 때 소비전력량은 1kWh 이하로 전기요금은 대략 60원 정도다. 식기세척기가 소비전력이 큰 가전제품 중 하나지만 인버터 모터를 사용하는 등 에너지효율을 높이는 방안이 마련되고 있다.
다양한 컬러 때문에 주목을 받고 있는 삼성전자 비스포크 식기세척기 중 DW60T8075LW 모델도 소비전력이 1760~2100W다. 12인용이다. 4단 입체 물살, 720도 무빙 세척날개가 오염이 심한 식기도 깔끔하게 세척해 준다. 고온 직수세척으로 99.999% 살균된다. 3단 수납으로 오목한 그릇도 쉽게 수납되고 하단에 웨이브 구조 선반으로 물고임 현상도 줄였다. 전면부 패널에서 남은 시간과 진행 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 휴대폰으로 원격에서 세척코스를 선택하고 진행상태도 점검할 수 있다.
6인용 프리스탠딩 식기세척기로는 쿠쿠전자 CDW-A0611가 잘 나간다. 가격이 30만원 안팎으로 가성비가 좋고 싱크대 상단에도 간편하게 설치할 수 있다. 43㎝ 세척 노즐과 분사 펌프가 물을 분사시켜 사각지대 없이 깔끔하게 세척해 준다. 내부 공간이 넓어 일반 식기와 냄비, 프라이팬까지 한 번에 수납된다. 29분 급속모드, 자동모드, 강력모드, 표준모드 등 6개 세척모드를 지원하며, 헹굼 및 건조기능을 추가할 수 있다.
김정희기자 jha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