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글로벌데이터 전문기업 '엡실론' 인수…100조원 시장 '정조준'

1700억원에 지분 100% 인수
런던-뉴욕-싱가포르 IDC 확보
아시아 최고 디지코 도약 목표

구현모 KT 대표(왼쪽)와 이안 쿠옥 쿠옥그룹 회장(가운데), 엡실론 2대 주주인 스톤패밀리의 앤드류 조나단 스톤 매니징 파트너(오른쪽)가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구현모 KT 대표(왼쪽)와 이안 쿠옥 쿠옥그룹 회장(가운데), 엡실론 2대 주주인 스톤패밀리의 앤드류 조나단 스톤 매니징 파트너(오른쪽)가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KT가 글로벌데이터 전문기업 '엡실론'을 인수했다.

KT는 말레이시아 쿠옥그룹이 보유한 글로벌 데이터 전문기업 엡실론 지분 100%를 1억4500만달러(약 1700억원)에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대신증권 자회사 대신프라이빗에쿼티(대신PE)와 공동투자다.

엡실론 인수는 KT가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글로벌 데이터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포석이다.

글로벌 데이터 시장 규모는 지난해 기준 72조원으로 2025년에는 100조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데이터는 국내외 기업과 해외 통신사에 PoP(Point of Presence), 인터넷데이터센터(IDC), 해저케이블 등 해외 인프라에 기반을 둔 국제전용회선, 이더넷, 가상사설망(VPN), 소프트웨어정의광역네트워크(SD-WAN) 등 IT 플랫폼과 솔루션을 제공하는 사업이다.

엡실론은 세계 20개 국가 41개 도시에 260개 이상 PoP를 보유하고 런던·뉴욕·싱가포르에 3개 IDC를 운영하고 있다.

미국, 유럽, 아시아 등 세계 통신사와 기업 대상 PoP에 기반을 둔 본사·지점 연결 글로벌데이터 서비스, IDC, 클라우드 연결 서비스 등을 제공한다.

다수 해외 지사를 보유한 다국적 기업이 엡실론 글로벌 데이터 솔루션을 활용하면 별도 시스템 구축 없이 인트라넷 설정 등 형태로 세계 어느 지사에서나 원스톱으로 본사 시스템 접속이 가능하다.

KT는 엡실론 인수를 통해 글로벌 데이터 인프라를 제공하는 지역과 고객을 유럽과 미국 등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기존 아시아뿐만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 진출한 국내 기업과 아시아로 진출하는 해외기업을 새로운 고객으로 확보 가능할 것으로 기대했다.

KT가 엡실론이 세계 주요 거점에 보유한 IDC와 클라우드 솔루션도 활용할 수 있어 글로벌 데이터 사업이 한 단계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KT는 엡실론 인수로 기존 13개 IDC와 1개 브랜드 IDC 등 국내 14개 IDC 이외에 해외 IDC를 3개 추가로 확보하게 됐다.

KT가 경쟁력을 갖춘 국제전용회선 등 회선연결 서비스를 비롯해 IDC 간 연결(DCI), 이종 클라우드 간 연동(Cloud Connectivity), SD-WAN 등 고도화된 서비스도 제공할 수 있다.

KT는 엡실론 인수로 확보한 글로벌 데이터 사업 인프라와 고도화된 서비스를 인공지능(AI) 서비스 '기가지니'와 AI 호텔·서빙 로봇 등 디지털전환(DX) 사업에 결합하는 등 디지코(DIGICO·디지털 플랫폼 기업)로 혁신을 지속 추진할 방침이다.

KT는 엡실론을 글로벌 데이터 사업 확장을 위한 규모의 경제 '볼트온(Bolt-on) 전략' 핵심 플랫폼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엡실론을 통해 IT 플랫폼 솔루션, 데이터센터, 해저광케이블 인프라 등 글로벌 통신 필수 기업에 대한 전략적 인수합병(M&A)을 추진하는 등 아시아 최고 디지코 도약을 목표로 한다.

구현모 KT 대표는 “KT가 세계에 서비스 거점을 보유한 엡실론을 인수, 글로벌 데이터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며 “대한민국 기업 글로벌 경쟁력 향상에 기여하고 세계 글로벌 데이터 시장에서 실질적 성과를 내는 아시아 최고 디지코로 도약해 KT 기업가치를 높이겠다”고 밝혔다.

KT와 쿠옥그룹, 스톤패밀리 관계자들이 주식매매계약(SPA) 체결 이후 원격회의 시스템을 통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화면 밖 왼쪽부터 박세주 KT 글로벌사업기획담당, 구현모 KT 대표, 신수정 KT Enterprise부문장, 서준혁 KT 글로벌통신사업담당, 함영주 KT 글로벌투자팀장.
KT와 쿠옥그룹, 스톤패밀리 관계자들이 주식매매계약(SPA) 체결 이후 원격회의 시스템을 통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화면 밖 왼쪽부터 박세주 KT 글로벌사업기획담당, 구현모 KT 대표, 신수정 KT Enterprise부문장, 서준혁 KT 글로벌통신사업담당, 함영주 KT 글로벌투자팀장.

박종진기자 trut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