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국토부, 오토바이 배달현장 실태조사 실시

[단독]국토부, 오토바이 배달현장 실태조사 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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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교통부가 배달 수요 급증 속에 이륜차 사고가 늘어나자 현장 실태조사에 나선다. 배달의민족·쿠팡이츠 같은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플랫폼은 물론 배달대행 전문업체는 바짝 긴장했다. 단순히 라이더의 과실 여부를 떠나 배달업체의 인공지능(AI) 배차시스템에 문제가 있는지도 관심사로 떠올랐다. 국토부는 조사 결과를 토대로 올해 안 도입을 예고한 배달·퀵서비스업 우수사업자 인증제의 근거로 활용할 예정이다.

국토부는 노동조합 소속 라이더부터 비노조원까지 배달 라이더 전반을 대상으로 이륜차 배달 현장 실태조사에 착수한다. 신호위반, 과속, 역주행 등 라이더의 불법 운전에 문제가 있는지 파악한다. 배달플랫폼 사업자가 AI 배차시스템 등으로 과도하게 배달 시간을 압박하고 있는지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사고 유발 요인이 있는 것으로 확인되면 개선 조치를 강구하겠다는 방침이다.

라이더 협의체 라이더유니온은 배달라이더 사고의 원인으로 'AI 배차시스템'과 '피크타임 속도 경쟁'을 꼽고 있다. 피크타임에만 운임이 크게 오르고 나머지 시간대는 운임이 낮아 생계비를 벌려면 해당 시간대에 속도 경쟁을 할 수밖에 없다는 게 이들의 목소리다. 박정훈 라이더유니온 위원장은 “배민, 쿠팡이츠는 운임료를 피크타임에만 3∼4배 올린다”면서 “플랫폼 기업은 AI 알고리즘이 만든 규칙이라고 이야기하지만 이윤 추구가 먼저인 거 같다”고 꼬집었다.

그러나 플랫폼 사업자는 배달 라이더 사고의 근본 원인이 AI 배차시스템이 아니라 '라이더 수요공급 불일치'에 있다고 강조했다. 오히려 피크타임 때 'AI 배차시스템'으로 밀려드는 주문을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어 식당주와 소비자 만족도를 높일 수 있고, 라이더 수익도 증가한다고 주장했다.

국토부는 라이더, 배달플랫폼, 배달대행사, 지역관리자 등 이해관계자 전반을 검토해 배달산업을 체계적으로 육성·관리할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배달·퀵서비스업에는 우수 사업자 인증제를 도입한다. 인증받은 우량 업체에는 인센티브를 지원, 시장의 자율 개선을 유도한다. 반대의 경우엔 관련자 교육 강화 등 제재가 가해질 수 있다. 국토부는 올해 안에 시행공고를 내고 요구 기준을 충족하는 업체에 대해서는 내년 초에 우수 사업자로 인증한다. 쿠팡이츠·요기요 등 배달플랫폼과 바로고·생각대로·부릉 등 배달대행사가 대상이다.

도로교통공단 집계 현황에 따르면 이륜차 사고 건수가 2016년 1만8982건에서 지난해 2만1258건으로 급증했다. 사망·부상자도 2만7873명에 달해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높은 수치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비대면 거래와 배달 수요가 급증하며 배달사고가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준희기자 jh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