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스타트업들이 탄소저감 기술을 개발해 농업·폐기물관리·에너지 등 다양한 산업현장에 적용한다. 지난 8일 한국판 수소위원회인 '코리아 H2 비즈니스 서밋'이 출범하며 대기업 집단이 수소경제 활성화에 나선 가운데, 스타트업 진영까지 가세해 '탄소중립' 시기를 앞당기는 데 집중하고 있다.
데이터농업 스타트업 그린랩스는 농업분야 온실가스 배출량을 감축하기 위해 '팜모닝카본' 사업을 실시하고 연내 농가대상 탄소농법 시범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12일 밝혔다.
그린랩스는 지난 6월 한국온실작물연구소, 한국무경운연구회와 '미래농업 탄소감축 협의체'를 출범하고 지속가능한 농업을 위해 저탄소농업 활동에 본격 착수했다. 농업·탄소 전문가들과 농촌의 탄소감축·상쇄를 위한 다양한 기술을 연구개발(R&D)하고 있다.
탄소농법은 토양의 탄소 방출을 최소화하고 토양 내 미생물 분해를 촉진해 탄소가 오랜 기간 안정적으로 토양 내 고정될 수 있도록 돕는 방법이다. 토양을 거대한 탄소 저장고로 삼는 것이다.
그린랩스는 토양의 탄소잠재력을 바탕으로 '탄소농법'에 중점을 두고 '부분경운' 등 시범사업을 추진한다. 땅을 갈지 않고 구멍만 내는 부분경운 농법으로 땅속에 있는 탄소 배출을 막아 온실가스를 줄일 수 있다. 작물이 광합성을 하며 탄소를 소비하고, 토양 속 탄소가 미생물과 반응해 토양을 건강하게 만든다.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아도 돼 농작물의 부가가치가 높아진다.
그린랩스는 연내 전남, 강원, 경북 지역에서 탄소농법을 실천하고 있는 농가를 대상으로 시범사업을 진행하고, 향후 전국 농가로 확대해 수익 증진을 지원할 계획이다.
리코는 기업형 통합 폐기물 관리 플랫폼 '업박스'를 서비스한다.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폐기물을 효율적으로 수거·처리하고 지속가능한 자원순환 서비스를 제공한다. 업박스 이용 기업이나 사업주는 자신이 배출한 폐기물의 양과 탄소 배출량 등 환경 기여 지표를 실시간 확인할 수 있다. 리코는 업박스 서비스가 도입된 2019년 1월부터 올해 6월까지 28개월 동안 총 1만4951톤 상당의 폐자원을 자원화했다. 이를 통해 절약된 물은 5594톤, 그리고 저감된 온실가스는 5516톤 CO2e에 달한다.
엔츠는 인공지능(AI) 기반 제로 에너지 빌딩 관리 시스템 '엔토스를 개발·운영한다. 탄소배출량을 저감하기 위해 설치되는 전기차, 태양광 패널 등과 플러그 전력, 냉난방 시스템 등 다양한 분산전원 인프라를 하나의 플랫폼으로 통합했다. AI를 통해 가장 효율적으로 분산전원을 운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전력 사용 패턴과 탄소 배출량을 누구나 쉽게 측정·분석해 탄소배출량을 줄일 수 있다.
신상훈 그린랩스 대표는 “기후변화 대응은 인류적 과제”라며 “스타트업도 탄소저감 기술을 산업현장에 상용화하면서 탄소중립 시기를 앞당기는 데 힘 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준희기자 jhle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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