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콕' 생활이 소형 배터리 시장을 키우고 있다. 코로나19로 재택근무와 원격교육 등 비대면이 생활화되면서 배터리 업계 파우치, 원통형 배터리 탑재 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배터리 업체들은 노트북, 무선 이어폰 등 소형 전지에 집중 투자하고, 기술 개발에 나서면서 시장 수요에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B3에 따르면 올해 세계 배터리 시장에서 소형 원통형 배터리 사용량이 37억셀로 전망됐다. 원통형은 청소기, 무선 이어폰 등 수요가 늘어 작년 대비 2%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소형 파우치는 스마트폰, 노트북 등 수요가 늘면서 40억셀이 판매될 것으로 예상됐다. 작년 35억셀 판매된 것과 비교해 5억셀가량 늘었다.
소형 전지 판매가 늘어나는 것은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집콕 수요 때문이라는 게 중론이다. 파우치의 경우 코로나로 인해 재택근무, 원격 학습이 보편화되면서 노트북, 태블릿PC 등 IT 기기용 소형 제품 수요가 크게 늘었다는 분석이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상황에서 노트북, 태블릿PC, 무선이어폰 등 IT기기 소비 수요가 늘어났다”며 “이들 기기 등에 쓰이는 파우치, 원통형 소형 전지 수요 증가가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시장조사업체 트랜스포스에 따르면 올해 연간 노트북 출하량은 2억3660만대로 작년 대비 14.8% 증가했다. 시장 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같은 기간 태블릿PC 출하량도 작년 대비 13% 늘어난 3억4700만대로 예측된다.
코로나19 집콕 수요 증가가 소형 전지 시장에 긍정 영향을 주면서 국내 배터리 업체들은 분주하게 수요 대응에 나서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삼성전자 갤럭시 버즈 무선 이어폰에 코인셀을 공급하기로 했다. 당초 무선 이어폰에 둥근 막대기 형태 소형 원형 전지를 공급했지만 애플, 삼성이 막대 모양을 없애고 원형 이어폰을 만들면서 코인셀 배터리 생산 준비에 나섰다.
업계 관계자는 “무선 이어폰이 둥근 동전 모양 코인셀로 트렌드가 바뀌고 소형 원형 배터리 수요가 늘면서, 코인셀 배터리 생산에 착수해 무선 이어폰 시장에 대응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삼성SDI는 기존 사각형 파우치를 육각형 등 다양한 모양으로 개발하거나, 배터리 충방전 성능을 향상하고 있다. 제조 가격을 낮추기 위한 공정도 개선하고 있다. 아울러 노트북 수요 확대에 대응하거나 배터리 성능을 강화해 웨어러블 기기 시장에 선제 대응하고 있다.
이 같은 배터리 기술 혁신은 집콕 수요를 키울 것으로 보인다. SK이노베이션은 중대형 파우치뿐 아니라 소형 원통형 등 다양한 타입의 배터리를 개발하고 있다. 여러 형태의 소형 배터리가 늘어 나고 새로운 폼팩터에 탑재할 수 있어서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배터리 기업들은 전기차뿐 아니라 앞으로 배터리가 적용 가능한 애플리케이션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새로운 배터리 시장과 비즈니스 모델들이 생겨 지속 성장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웅기자 jw0316@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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