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선 경선 1차 컷오프 하루를 앞두고 유력주자들 갈등이 최고조를 향하고 있다. 윤석열 후보 '고발사주' 의혹으로 정치권 전체가 시끄러운 가운데 대응 방법 등을 놓고 상호비방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갈등 상황이 윤석열·최재형 후보와 홍준표 후보 간 신·구세력 대결 구도로 그려지면서 당 차원의 교통정리가 요구된다.
홍 후보는 14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고발사주 사건에 마치 우리 측 캠프 인사가 관여된 듯 거짓 소문이나 퍼뜨리고 특정해 보라고 하니 기자들에게 취재해 보라고 역공작이나 하고 참 잘못 배운 정치 행태”라며 윤 후보 측을 공격했다.
홍 의원의 이날 발언은 윤 후보 캠프가 박지원 국정원장과 조성은 전 미래통합당 선대위 부위원장 그리고 성명불상자 1명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고발한 것에 대한 대응이다. 윤 후보 측은 박 원장과 조 전 부위원장, 성명불상자 1명이 지난달 11일 서울 한 호텔에서 고발사주 보도를 논의했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성명불상자 1인을 홍 의원 대선캠프 관계인으로 보고 있다.
사건 제보자인 조 전 부위원장은 홍 후보 캠프 관계자에 대해 “이름조차 들어본 적이 없다”고 관련성을 부인했지만, 후보자간 공격이 상대 캠프 관계자를 특정하는 상황까지 가면서 갈등 수위는 높아지고 있다.
고발사주 의혹에 윤 후보와 공동 대응에 나서기로 한 최재형 후보도 홍 후보를 향해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야권 대선주자에 대한 정치공작이 진행되는 상황을 남 일처럼 바라보고 있다는 게 비난의 골자다.
최 후보 캠프 측은 “홍준표 후보가 자신의 지지율에 도취해 권력의 압박을 받고 있는 윤석열 후보를 외면하고 있는 것은 소탐대실 행태”라고 꼬집기도 했다. 윤 후보와 최 후보가 고발사주 의혹에 대한 연대를 형성하면서 최근 유력주자로 치고 올라오는 홍 후보를 견제하는 모습이다.
국민의힘 경선도 혼란이 예상된다. 당장 15일 1차 컷오프 이후 진행될 후보자간의 토론에서부터 난타전 양상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후보자간 갈등에 직접 관여해 교통정리를 하기보다는 각 캠프 차원의 해결을 바라는 눈치다. 고발사주에 대해서도 공명선거추진단을 통해 진상규명과 박지원 국정원장 개입 가능성을 파악하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당은 당의 역할이 있고, 당 후보의 역할이 있는 것이기 때문에 별개의 것을 같이 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윤 후보 캠프에 대한 당 차원 관여는 없을 것임을 밝혔다.
한편, 국민의힘은 14일 공명선거추진단을 출범시키고 후보 검증과 네거티브 대응에 나선다. 추진단은 김재원 최고위원을 단장으로, 윤두현 의원, 유상범 의원, 김형동 의원, 김미애 의원 등이 합류했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