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모듈 발전효율 향상 기술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최근 10년 새 모듈 출력이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태양광업계는 모듈 소재인 웨이퍼 크기 확대와 태양광 업체들의 연구개발(R&D)에 따른 첨단기술이 집대성된 결과라고 밝혔다.
22일 태양광업계에 따르면 국내 태양광업체들은 최근 앞다투어 고출력 모듈 신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신성이엔지는 최대출력 555Wp인 'SS-DM555', 한화큐셀은 이보다 더 높은 590Wp 출력의 '큐피크 듀오 G11'을 시장에 선보였다.
72셀 기준 555~590Wp의 태양광모듈 출력은 십여년 전 모듈 제품 출력 320Wp보다 두 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최근 출시된 태양광모듈은 한 장으로 과거 두 장의 출력을 낼 수 있다는 얘기다.
태양광모듈 출력 향상에 가장 큰 역할을 한 것은 태양전지 소재인 웨이퍼 크기가 커진 것이다. 폴리실리콘 웨이퍼로 태양전지를 만들고, 태양전지를 60장 또는 72장 붙여서 만드는 것이 태양광모듈이다. 과거 156㎜ 웨이퍼(M2)가 주류였다면, 최근에는 166㎜ 웨이퍼(M6)가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다. 최신 고출력 모듈은 이보다 더 큰 182㎜ 웨이퍼(M10)를 사용한다. 웨이퍼 크기 확대에 따라 태양광모듈도 커져 태양빛을 흡수하는 면적이 늘었고, 이는 곧 출력 향상으로 이어진 것이다.
이해석 고려대학교 융합에너지공학과 교수는 “최근 태양광모듈 출력 개선에 가장 큰 영향을 준 것은 웨이퍼 크기가 커진 것”이라며 “웨이퍼 확대는 태양광업체에 태양전지·모듈 생산장비 교체 수요를 불러오고 있다”라고 말했다.
웨이퍼 확대와 함께 국내 태양광업체들의 효율 향상 R&D와 첨단기술 적용 역시 태양광모듈 출력 개선에 큰 영향을 끼쳤다. 한화큐셀의 모듈 효율향상 기술 적용사례를 보면 최근 10년 새 퀀텀 기술 등 적용으로 총 18~24%의 효율 개선이 이뤄졌다.
셀 후면에 반사막을 삽입해 셀의 효율을 높이는 퍼크(PERC) 기술에 한화큐셀의 여러 기술력을 접목시킨 '퀀텀' 기술로 7% 효율이 상승했다.
퀀텀 기술에 하프셀 기술과 멀티 버스바 기술, 와이어링 기술이 더해진 '퀀텀 듀오' 기술로 또 7.5%의 효율 향상을 실현했다. 하프셀 기술은 셀을 반으로 잘라 전류 이동거리를 감소시켜 전류 이동 시 마찰과 충격으로 인해 저하될 수 있는 효율을 개선하는 방식이다. 멀티 버스바 기술은 전류가 흐르는 통로인 버스바를 기존 4개에서 12로 늘려 원활한 전류 흐름 생성하는 것이다.
한화큐셀은 또 퀀텀 듀오 기술에 제로 갭 기술을 더한 '퀀텀 듀오 Z'를 적용해 4~10% 효율을 추가로 향상시켰다. 제로갭 기술은 셀과 셀 사이의 공간을 제거하는 방식으로 동일 면적의 모듈에서 더 높은 출력 제공한다.
박원 한화큐셀 전략지원파트장은 “현재 주력인 실리콘계 태양광모듈 효율은 10년 전 대비 50% 정도 상승했고, 균등화발전비용(LCOE)이 25~33% 수준으로 줄어드는 등 비약적으로 발전했다”라며 “향후 차세대 기술로 주목받고 있는 패로브스카이트 기반 탠덤 태양전지 연구(이론한계 효율 44%)가 가속화되면 실리콘계 태양전지(이론한계 효율 29%)를 훌쩍 뛰어넘는 출력 향상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말했다.
함봉균기자 hbkon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