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태펀드 예산 투입, 일자리 창출에 따라 증감 결정

앞으로 정부의 모태펀드 출자 및 벤처기업 관련 지원 예산 편성규모가 일자리 창출 성과와 연동된다. 중소벤처기업부에서는 내년 모태펀드 출자를 비롯한 벤처 관련 예산 약 7800억원으로 벤처투자를 받은 기업의 일자리 2만3000개를 창출하는 것이 목표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중기부는 내년 예산 편성 과정에서 벤처투자를 받은 기업의 일자리 창출 목표를 2만3000명으로 잡았다. 벤처기업의 고용인원 증가율은 7.9%, 매출 1000억원을 달성한 벤처확인 이력기업의 수는 639개로 설정했다.

모태펀드 출자 사업과 벤처기업의 스케일업 지원을 위한 내년 예산이 중기부의 성과평가 대상 사업으로 포함된 데 따른 목표치다. 중기부는 내년 약 7200억원을 모태펀드 출자 예산으로 나머지 697억원을 비대면 플랫폼 구축 등 벤처 관련 인프라 예산으로 편성했다. 예산 당국의 성과주의 예산제도 도입 방침에 따라 각 부처는 주요 프로그램의 성과 목표를 제시하게 되면서 이뤄진 조치다.

이에 따라 중기부에서는 내년부터 벤처투자법에 따라 벤처투자조합으로부터 투자받은 창업·벤처기업의 고용 현황을 산출한다. 지난해 벤처투자를 받은 1730개사가 약 1만2000개 신규 고용을 창출한 만큼 연 평균 고용증가율 약 31.5%를 적용한다면, 올해 역시 2만3000명의 추가 고용이 이뤄질 것이라는 예상이다. 벤처기업의 내년 목표 고용 증가율은 지난해 말의 증가율 7.88%에 0.01%포인트를 더해 잡았다.

모태펀드 출자 사업에 이처럼 명확한 목표가 담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은 정부 재정 출자 이후 벤처투자업계에서 실제 투자가 이뤄졌는지만 집계했다. 전체 투자기업을 대상으로 고용 창출 현황을 성과로 집계해 예산과 연동하는 것은 처음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지나치게 세세한 성과 지표를 설정한 것이라는 불만도 나온다.

당장 내년 모태펀드 출자 사업부터 일자리 창출을 기준으로 운용사 선정이 이뤄질 수 있다는 우려다.

업계 관계자는 “일자리 창출은 중요하지만, 오히려 자금이 당장 급한 기업에 투자 기회를 뺏는 일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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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