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부산정보산업진흥원장 인선을 놓고 부산시의 고민이 깊다. 현 원장의 임기 만료가 이달 말인데 아직 공모 공고도 내지 못했다. 연말까지 원장 공백이 불가피해 보인다. 소문은 무성하다. “모 인사가 지원한다더라” “누구는 도전하는데 누구는 분위기를 보고 있는 것 같다” 등. 외부인사를 포함해 산·학·관 관계자 5~6명이 자천타천으로 거론된다. 들어보니 모두 부산지역 정보기술(IT)·문화기술(CT) 업계와 밀접한 인사들이다. 신임 원장 자격 조건에 관한 얘기도 많이 들린다. “정부 지원사업을 잘 따올 수 있어야” “지역 IT·CT 기업과 산업부터 잘 알아야” “과거 CT 분야에서 계속 맡았으니 이번에는 IT에 정통한 인물이” “지역에 인물이 없는 것도 아닌데 지역 내에서 뽑아야” 등 분야에서 지역까지 다양하다.
부산정보산업진흥원은 부산 IT·CT 기업과 산업을 지원 및 진흥하는 기관이다. 원장 조건으로 부산 IT·CT 산업을 잘 알고 있어야 한다는 것은 당연하다. 중앙 정부 및 산하기관과의 네트워크도 긴밀하다면 더할 나위가 없다. 더 중요한 요건은 부산 IT·CT 기업과 산업에 대한 애정은 물론 성장 발전에 이바지하려는 열정이다. 한 기관에서 원장 자리는 매우 중요하다. 능력 있는 원장 한 명이 온다 해서 부산 IT·CT 산업이 당장 달라질 것이라고 기대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부산 IT·CT 산업은 국내 정보통신기술(ICT) 산업의 경기와 밀접하게 연결되고, 세계 시장 상황과도 무관치 않기 때문이다.
역대 원장은 진흥원 사업 규모를 꾸준히 확대해 왔다. 현재 진흥원은 100명이 넘는 인력에 연 600억~700억원 규모 사업을 집행하는 지역 최대 IT·CT 전문기관으로 자리 잡았다. 그럼에도 업종에 따라, 기업 이해관계에 따라 비판과 불만에 시달려야 하는 자리이기도 하다. 차기 원장에게 지역 IT·CT 기업 및 산업에 필요한 애정과 열정이 필요하다고 보는 이유다. 원장 낙점은 부산시 의중에 달렸다. 아니 사실 박형준 부산시장의 뜻에 좌우된다. 자리에만 관심 있는 캠프 보은 인사가 아니라 부산 IT·CT 업계에 애정이 있으면서 소통하며 성장을 지원할 인물을 공정한 절차에 따라 뽑아야 한다.
부산=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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