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가 만났습니다]민세희 경기콘텐츠진흥원 원장 "전통 콘텐츠산업 디지털전환 주력"

[데스크가 만났습니다]민세희 경기콘텐츠진흥원 원장 "전통 콘텐츠산업 디지털전환 주력"

경기콘텐츠진흥원(이하 경콘진)이 올해로 창립 20년을 맞이했다. 1350만 경기도민 및 관내 콘텐츠 기업과 산업 진흥을 담당하는 기관이다. 기존 전통 콘텐츠 산업인 책, 만화, 영화에서부터 4차 산업혁명 기술 총아인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등 기술발전과 산업 진흥까지 담당한다.

올해는 전통산업과 첨단산업 융합, 콘텐츠의 디지털전환에 매진한다. 민세희 원장은 데이터 비주얼 전문가다. 새로운 콘텐츠 산업의 비전 확보에 역량을 쏟아부을 계획이다. 최근에는 기관 20주년 기념식을 메타버스 공간에서 비대면으로 진행하기도 했다.

민세희 원장은 “사회 여기저기서 메타버스라는 말이 유행처럼 흘러나오지만 직접 경험을 해보지 않는다면 사업 및 지원 계획을 세우기 쉽지 않다”면서 “현실과 가상이 생활에서 공존하는 메타버스 환경은 앞으로도 이용이 빠르게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데스크가 만났습니다]민세희 경기콘텐츠진흥원 원장 "전통 콘텐츠산업 디지털전환 주력"

대담=김승규 벤처유통부장

-메타버스와 같은 미래 콘텐츠가 주목받고 있다. 콘텐츠의 미래와 경콘진 지원 방향은.

▲다양한 콘텐츠의 디지털 전환과 장르 혼합이 가속화할 것이다. 플랫폼과 디바이스 다양성으로 소비 행동 변화도 일어나고 있다. 디지털 전환에서 데이터는 재료이고 블록체인은 구조, 인공지능(AI), 가상현실(VR)·증강현실(AR)·혼합현실(XR) 등은 기술, 메타버스는 세계관이다. 하지만 현재는 이런 용어들이 혼재해 정의가 불분명하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분야를 막론하고 기술과 융합을 통해 각 산업이 혁명적으로 성장할 것이다. 영화의 경우 AI가 시나리오를 편집할 때 양방향 인터렉티브 편집이 가능하다. 소비, 유통, 지원 방향도 혼합으로 수렴한다. 콘텐츠 자체도 물리적 공간에서 가상공간과 섞이고 있다. 즉, 기술 변화로 장르 콘텐츠를 소비하는 방식도 바뀌고 있다.

모든 기술은 가치중립적이라고 생각한다. 기술 차제만 놓고 봤을 때 나쁜 기술도 좋은 기술도 없다. 다만 우리가 어떻게 쓰는지에 따라 달라진다. 기술이 반드시 콘텐츠 미래를 긍정적으로 바꿔줄 것이라는 낙관은 성급하다. 우리가 어떻게 기술이 각 장르와 융합해 긍정적인 방향으로 실용화할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경콘진에서는 그간 VR·AR·XR 등 4차 산업혁명의 핵심 분야 스타트업을 적극 지원해 왔다. 기존 콘텐츠 장르 산업 또한 기술과 융합하는 방향으로 이끌어갈 것인지.

▲기존 장르 산업의 디지털 전환을 위해서는 다양한 소비 형태를 고려해야 한다. 신기술의 콘텐츠 산업 적용 지원을 위해 문화기술 연구개발(R&D) 사업을 확장하면 미래 콘텐츠 산업도 자연스럽게 개발될 것이다. 경기도 지역 콘텐츠 개발을 통해 관광이나 교육 같은 다른 산업으로 확장할 수도 있다. 결국 기후변화나 환경,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콘텐츠 산업으로 진화할 수 있다. 제도적으로는 그런 기술개발을 할 수 있는 스타트업 지원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우리 몫이다.

경콘진에서 지원하는 '1인 크리에이터' 사업을 통해 최근 MZ세대 대세 유통채널로 부각되는 라이브커머스로 진출하는 사례가 대표적이다. 라이브커머스뿐만 아니라 방송 콘텐츠도 변화하고 있다. 세포마켓처럼 1인 미디어가 급증하면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형성된 라이브커머스는 이제 유통 플랫폼의 주요 장르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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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콘텐츠 산업 발전을 위한 구상을 소개해 달라.

▲경기도만의 특성을 살린 콘텐츠 산업을 가상환경에서 활용할 계획이다. 예를 들면 메타버스는 세계관이다. 현실과 가상이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는 환경으로 현실이 가상환경을 지원한다. 메타버스를 통해 가상과 현실이 어떻게 유기적으로 연결되는지, 각 장르가 기술과 어떤 조화를 이뤄야 하는지 보여주는 것도 좋은 시도가 될 것이다.

4차 산업혁명에 발맞춰 문화기술 R&D, 제작 지원, 콘텐츠 스타트업 지원 강화에 나설 계획이다. 또 올드 미디어에서 뉴미디어로 전환에 집중하겠다.

물론 진흥뿐만 아니라, 공정이라는 측면에서 일부 장르 보호도 필요하다. 경제적인 논리로 조금은 주춤하는 장르의 콘텐츠도 있다. 도서, 공연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이런 전통 콘텐츠 산업이 도태되지 않도록 자생력을 길러주는 것이 중요하다. 보호라고 해서 일방향으로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해당 장르가 자생력을 길러 문화적 자존감을 높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경제적, 사회적으로 주고받음의 연결고리를 만들어 줄 필요가 있다.

장르 콘텐츠가 그대로 유지되지만, 가치는 변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승마는 이동수단에서 스포츠로 바뀌었다. 책을 읽거나 외국어를 배우는게 생활의 필요보다 또다른 인생 가치인 취미로 변했다. 이런 가치가 변할 것이라고는 예측하지만 어떻게 변할지는 아직 잘 모른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 화두다. 경콘진이 콘텐츠 사업과 함께 고민해야 하는 부분은 무엇인가.

▲기술장벽을 낮춰야 한다. 물리적 공간 지원도 중요하지만 콘텐츠 산업은 온라인에서 쓸 수 있는 기술환경 제공이 중요하다. 대기업 기술을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특정 기업, 특정 사람, 특정 언어만 가능한 첨단기술을 보급형으로 만들어 주는게 공공기관 역할이라고 본다.

머신러닝을 예로 들면 창작자가 GPU 레벨을 감당할 수 없다. 자본이 있는 회사만 가능하다. 데이터도 마찬가지다. 데이터도 결국 많이 보유한 회사만 쓸 수 있다. 개인이나 중소기업은 밀려날 수밖에 없다. 공공기관에서 다양한 창작자가 사용할 수 있도록 접근성을 넓혀야 한다. 즉 향유와 생산을 할 수 있도록 보급화해야 한다.

탄소배출을 줄여갈 수 있는 노력이 필요하다. 온라인 데이터로 인해 발생하는 디지털 탄소 발자국에 대한 고민은 그리 활발하지 않다. 콘텐츠 분야·장르에 따른 탄소배출 현황도 이슈가 되고 있다.

영화산업의 경우 큰 예산이 들어가는 블록버스터는 약 2840톤 이산화탄소를 생산하지만 환경에 미치는 영향은 과소평가되고 있다. 음악산업 레코딩 프로세스에서 배출되는 탄소, 지식산업의 사물인터넷(IoT) 기술이 줄일 수 있는 탄소배출, 대체불가능한토큰(NFT) 시장과 기후변화, 탄소중립을 시도하는 NFT 마켓 등 다양하다.

경콘진은 'carbon impacts of digital content'를 키워드로 문화예술 산업에서 필요한 탄소중립 정책을 연구하기 위한 경기도 산하 문화예술 공공기관 정책 연구 얼라이언스를 구축했다.

실행 방안으로 △문화예술 산업 제작, 소비, 유통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배출 현황을 파악 △문화예술 분야별 탄소 중립 방안 도출 △실현 가능한 탄소중립 정책 도입을 추진한다.

-올해 주요 사업으로 플레이엑스포를 진행했다. 10월에는 퓨처쇼가 시흥에서 열리는데 준비상황은.

▲플레이엑스포는 경콘진에서 기업간거래(B2B)를 주관했다. 올해는 코로나로 인해 B2C 행사는 취소했다. 비대면 시대에 맞춰 해외 바이어와 온라인 영상회의 시스템을 구축해 수출상담에 차질이 없도록 진행했다.

퓨처쇼는 올해 키워드가 '산책하면서 만날 수 있는 기술'이다. 일상에서 접할 수 있는 기술, 리테일 스토어에서 기술환경을 소비하는 것에 집중한다. 콘텐츠 산업이라기보다는 콘텐츠를 잘 소비할 수 있는 기술환경 소개에 주력한다. 드론쇼, 리테일 스토어에서 AR 서비스로 사고 싶은 상품을 적용해 볼 수도 있다. 일상에서 볼 수 있는 기술환경이 지금은 낯설지만 앞으로 일상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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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기술을 이용한 지역·상권·문화의 디지털화 접목에 관심이 많다고 했다.

▲큰 틀은 메타버스 세계관과 연관될 것이다. 현실과 가상이 혼재되는 환경이 만들어진다. 극단적으로 우리가 하는 노동이 물리적 환경뿐만 아니라 가상환경에서도 생활을 유지하는데 소비될 수 있다. 예전 싸이월드나 페이스북은 가상 아바타 공간과 현실이 분리된 세계였다. 지금은 현실과 가상이 밀접해졌다. 가상환경에서 현실 공간의 워크스페이스뿐만 아니라 소비, 생산 등 경제활동도 전환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20주년 기념식을 메타버스로 진행했다. 우리도 직접 경험을 해봐야 사업계획을 세울 수 있다. 콘텐츠 소비 방법이 디지털로 빠르게 진화한다.

소비가 바뀌면 산업, 제작환경 등 모든 것이 바뀐다. 머신러닝 기반 가상 아이돌, 쇼호스트 등도 메타휴먼으로 바뀌고 있고 그것을 소비하는 형태도 가속화한다.

-기관의 수장으로서 경콘진 조직 발전을 위한 계획은.

▲임기 2년 동안 문화기술을 접목한 콘텐츠 산업으로 변화시키는 일이 최우선 과제다. 장르산업 영화, 음악, 실감형 콘텐츠 등 디지털 전환이 잘 되도록 하는게 내 역할이라고 본다.

일반 조직에서 수평적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얘기를 많이 한다. 말처럼 쉽지 않다. 소통하고 수평적인 진흥원을 만들고 싶다.

비전은 R&D를 기반으로 실감형 콘텐츠, 디지털 트윈을 하는 것이다. 지원사업도 여러 가지가 있다. 기술 기반 R&D 사업, 콘텐츠 제작 등이다. 기술은 가치중립적이다. 기술을 콘텐츠 산업에서 어떻게 쓸지 연구해야 한다.

중소기업이 R&D로 자생력을 가질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한해에만 2500~3000개 기업이 들어오고 나간다. 문화예술도 내년까지 디지털 전환에 집중할 예정이다. 이에 맞춰 경콘진 예산도 해마다 늘었다. 올해만 600억원에 달한다.

코로나19로 비대면이 활성화됐다. 콘텐츠 소비, 사업 방법 등도 급변했다. 이런 환경에 맞춰 온라인으로 소비하는 음악 장르, 공연, 아바타 쇼 등 실감형 콘텐츠를 머신러닝 기반으로 어떻게 증폭시킬지 콘텐츠 산업 디지털 전환을 위해 고민해 산업 발전에 일조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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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세희 원장은...

민세희 원장은 1975년 생으로 미국 텍사스 크리스천대 커뮤니케이션 디자인학과를 졸업했다. 뉴욕 프랫 인스티튜트에서 대화형 미디어(인터렉티브 미디어)로 석사 수료 후 MIT 센서블 시티랩 연구원, TED 펠로우, 서울라이트 총감독, 구글 아트&컬쳐 작가, 랜덤웍스 대표로 활동했다. 다양한 국내외 현장 경험을 갖춘 미디어 콘텐츠 전문가로 불린다.

취미생활은 그가 본업으로 하는 머신러닝 기반 창작활동이다. 등산과 운동도 즐기지만, 취미가 본업인 드문 경우다.

그는 “기술환경은 다뤄보지 않으면 할 수 없다”면서 “도메인별로 데이터 특성이 있어 전문가들과 협업하는 일을 즐긴다”고 말했다.

기관 운영 등 행정 경험이 적지만 신기술 기반의 전문성을 무기로 내세운다. 콘텐츠 산업의 새로운 트렌드를 가장 잘 알고 있다는 점이다.

그는 “기관이 20년을 지나며 새로운 단계로 넘어가야 할 때라고 본다”면서 “행정보다는 콘텐츠 산업에 대한 전문성이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트리거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존 경콘진이 진행하던 사업이 현재와 미래 콘텐츠 산업에서 어떻게 전환할지 고민한다. 자신 이전과 그 다음을 연결하는 브릿지 역할에 충실하겠다는 목표다.

정리=

김정희기자 jhakim@etnews.com

, 사진=김민수기자 ms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