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화점 업계가 명절 직후 늘어나는 소비 수요를 공략하기 위해 명품 행사와 가을 정기세일에 나선다. 상품권 소진과 보상심리가 맞물리는 황금쇼핑 주간에 맞춰 내수 진작을 위한 대규모 행사를 전개한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과 신세계, 현대, 갤러리아 등 국내 주요 백화점 4개사는 내달 1일부터 17일까지 가을 정기세일을 진행한다. 이번 세일은 추석 이후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하절기 시즌과 대체공휴일로 이어지는 특별연휴 기간을 겨냥해 패션과 아웃도어 물량을 대폭 늘린다.
백화점마다 세부 행사 확정 마무리 단계다. 동절기 패션잡화 물량을 대폭 늘리고 거리두기에 맞춘 리빙·인테리어와 식음 프로모션도 준비 중이다. 각사마다 소비 진작을 꾀하고 백화점으로 발길을 이끌기 위한 차별화 행사에 중점을 뒀다.
롯데백화점은 백신 2차 접종자가 늘어나는 10월을 '위드 코로나'로 진입하는 첫 걸음으로 보고 소비 활성화에 적극 나선다는 방침이다. 이번 정기세일 기간 매주 월요일이 대체공휴일로 특별 연휴가 이어짐에 따라 야외활동을 겨냥한 골프, 아웃도어 상품 프로모션 진행 예정이다.
신세계백화점의 경우 기존 정기세일 테마에서 벗어나 '우리가 몰랐던 이탈리아'라는 주제로 전점에 행사장을 연출하고 관련 브랜드 행사 및 전시 등 진행한다. 이탈리아무역공사(ITA) 주관으로 미식과 패션 브랜드를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팝업 이벤트도 연다. 회사 관계자는 “해외여행이 어려운 시기 이탈리아를 가까이에서 느낄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명절에 받은 상품권 사용과 대체공휴일 등의 영향으로 소비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세일 물량도 지난해보다 확대할 예정이다. 실제로 백화점의 경우 매년 연휴가 끝난 이후에는 방문객이 늘며 매출이 일시적으로 뛴다. 작년에도 추석 직후 약 일주일간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 등 주요 백화점 매출은 10~20% 증가하며 반짝 특수를 누렸다.
올해는 코로나19 장기화로 해외여행이 막히면서 보상심리로 명품 판매가 크게 늘었다. 이에 따라 백화점은 가을 정기세일을 앞두고 사전 명품행사로 매출 진작에 군불을 지핀다. 롯데백화점은 24일부터 자체 해외패션 편집숍인 롯데탑스 9개점에서 올해 마지막 대형 명품 할인 행사를 전개한다. 롯데는 신상품 물량을 30% 이상 늘려 총 70억원 규모의 상품을 준비했다. 갤러리아도 압구정 명품관에서 내달 2일까지 명품 여성패션 막스마라 팝업스토어를 연다.
백화점 업계는 올 3분기 델타변이 확산에 따른 고강도 거리두기와 연쇄 휴점으로 영업에 타격을 입은 만큼 4분기 실적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마케팅 비용을 집중 투입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대체공휴일에 맞춘 정기세일로 소비불씨를 살리고 연말까지 이어지는 쇼핑 특수를 선점한다는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