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임직원이 바뀌지 않으면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되더라도) 인수를 포기하겠습니다.”
강영권 에디슨모터스 회장이 자동차 전동화 시대를 맞아 회사 체질 개선을 통한 변화와 혁신 없이는 회사 정상화가 어렵다는 의미를 강조한 발언이다.
강 회장은 쌍용자동차 최종 입찰에 참여한 세 개 컨소시엄 중 유력한 후보로 꼽히는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을 주도하고 있다.
그는 “전동화 시대에 따라 쌍용차 정상화를 위해선 임직원 체질 개선이 가장 시급하다”며 “임직원의 이런 약속이 없다면 우선협상자로 선정되더라도 의향서 제출 당시 냈던 보증금(30억 원)까지 포기하겠다”고 밝혔다.
전통 자동차 제조업에서 벗어나 미래 모빌리티 기업으로의 변화와 혁신을 위해 임직원의 개선 의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의미다.
일부에서 제기된 향후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 자금력과 쌍용차 정상화 방안에 대해서는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강 회장은 “최근 대형 사모펀드인 KCGI와 키스톤PE를 재무적 투자자(FI)로 끌어냈고, 개인투자자 등으로부터 2700억원도 확보했다”며 “쎄미시스코 유상증자와 전환사채(CB) 발행 등을 통해 추가로 약 2500억원을 마련하고, FI에서 4000억원가량을 투자받아 운영자금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인수 이후 유상증자 등을 통해 조달된 자금 등을 향후 5년 동안 쌍용차에 매년 2000억~3000억원씩 투입하면서 5년 내 이익구조를 만들겠다는 각오다.
인수 초기에는 기존 내연기관차를 판매하면서 단계적으로 하이브리드(HEV)와 배터리전기차(BEV)를 출시하면서 전동화 전문기업으로 전환하겠다는 전략이다. 그는 주력 차종으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형 전기차와 체어맨급 중대형 승용 전기차를 꼽았다. 여기에 에디슨모터스 주요 수익원인 전기버스도 대량 생산을 통해 가격경쟁력을 확보하겠다고 자신했다.
강 회장은 “승용이나 SUV 전기차 개발·생산을 위해 생산시설을 구축하고 각종 인증 절차와 테스트 등을 거치면 5년 이상 시간이 걸리지만, 쌍용차를 인수하면 시간과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며 “다만 쌍용차 손실이 늘어나고 공익채권이나 회생채권 등 채무가 자꾸 불어나는 건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배터리나 모터 제어기술 등 에디슨모터스 전기차 기술과 쌍용차의 대량 생산·품질 경쟁력이 만나면 짧은 시간 내 시너지를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에디슨모터스는 국내 최초로 전기버스를 개발·생산해 판매 중이다. 올해 말 전기버스 누적 판매량 900대 돌파를 앞둔 국내 선두 업체다.
쌍용차 인수전의 주요 이슈 중 하나인 고용 승계에 대한 계획도 밝혔다.
강 회장은 “인력 구조조정 없이 인수를 추진할 예정”이라며 “오히려 장기적으로는 지금보다 더 많은 인력이 필요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쌍용차가 회생하려면 현재 연간 10만대 정도 생산량을 적어도 18만대 이상으로 올려야 한다”며 “인수 후 내연기관차, 하이브리드차, 전기차를 동시에 생산하면 최대 30만대까지 생산량을 늘릴 수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쌍용차 인수에 대한 사업적 위험부담에 대해서도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강 회장은 “쌍용차 인수가 위험부담이 크다고 조언하는 사람이 적지 않는데, 이는 과거 쌍용차를 인수한 업체들이 회사 정상화보다는 기술이나 자산에 더 관심이 많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여섯 번이나 주인이 바뀐 쌍용차에 대해 대부분 부정적으로 이야기하지만 오히려 잠재력과 가능성이 크다고 해석할 수도 있다”며 “테슬라나 폭스바겐·토요타·GM 등 세계적 회사와 당당히 경쟁할 수 있는 회사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