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은행권 '모바일 운전면허증' 참여...빅테크 기업과 한판 승부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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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국민·신한·농협·우리 등 은행권이 모바일 운전면허증 시범사업에 사활을 걸고 있다. 모바일 운전면허증이 은행 창구와 비대면 모바일 뱅킹에서 활용되면 금융상품 판매 절차를 간소화하고, 편의성을 기반으로 고객 유치가 쉬워진다. 주요 4대 은행은 모바일 운전면허증 시범사업에 참여 의향을 보였다. 은행 창구에서 실물 카드 형태의 플라스틱 신분증뿐만 아니라 모바일 운전면허증을 허용하도록 시범 도입하는 것이다. 행정안전부는 이들 은행뿐만 아니라 준비된 금융기관 대상으로 참여를 독려할 계획이다.

한국조폐공사는 오는 27일 모바일 운전면허증 시범사업 사업 관련 금융기관과 민간업체 대상으로 온라인 사업설명회를 연다. 모바일 운전면허증이 가장 주요하게 쓰일 곳으로는 은행권이 꼽힌다. 모바일 운전면허증이 도입되면 지갑 없이 모바일만으로 은행 창구에서 계좌 개설과 일회용비밀번호(OTP) 발급이 가능해진다. 장기적으로 비대면 모바일 뱅킹에 활용되면 신분증 촬영 등 번거로운 절차 없이도 원스톱으로 비대면 대출 등을 진행할 수 있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23일 “블록체인 기반의 모바일 운전면허증을 활용하면 간편하게 실명 확인이 진행되고, 상품 판매까지 절차가 간소화된다”면서 “창구 직원이 고객 신분증을 일일이 복사하고 처리하는 일련의 과정을 생략하면서 업무 효율성도 높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본인확인과 실명인증 시장에서 빅테크에 밀리지 않기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이미 네이버, 카카오 등 빅테크 기업은 정보통신기술(ICT) 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모바일 운전면허증 확인 서비스 도입을 예고한 상황이다. 네이버는 자사 서비스 '네이버 인증서'를 통해 모바일 운전면허 확인 서비스를 제공한다. 지방자치단체·기관에서 발송하는 전자문서 확인부터 운전면허 증명, 편의점 성인 여부 확인 등 기능을 네이버 애플리케이션(앱)에 담으려는 복안이다. 삼성전자도 한국정보인증과 손잡고 규제 샌드박스에 지정됐다. 이동통신 3사는 이미 패스앱을 통해 모바일 운전면허증 확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들이 도입하려는 모바일 운전면허증 확인 서비스는 행안부와 달리 정식 신분증 지위를 얻지 못하고, 사용처가 제한된다.

은행은 모바일 운전면허증 도입을 통해 금융상품 가입, 마이데이터 서비스 연계 등 다양한 활용 방식을 공략할 것으로 예상된다. 모바일 운전면허증 소유자는 자신의 신분증(신원정보)을 본인 스마트폰에 발급받아 보관하면서 신원확인 요청이 있을 때마다 본인의 판단에 따라 제공 여부를 결정한다. 신분증 사용 이력은 본인만 확인할 수 있도록 개인 스마트폰에 저장된다. 중앙 서버에는 저장되지 않는다. 정부는 신분증 발급의 공신력은 갖되 개인 사용·검증 과정에는 개입하지 않음으로써 사생활 침해 등 우려는 해소된다.

행안부는 ISO/IEC, W3C 등 표준화 기구에서 진행되는 모바일 운전면허증(mDL) 국제표준과의 연동을 위해 국가기술표준원 등 관련 기관과 긴밀히 공조할 계획이다.

김지혜기자 jihy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