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아이폰 '라이트닝' 커넥터가 유럽에서 쫓겨날 위기에 처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는 23일(현지시간) 유럽에서 모바일 기기의 단일 충전기 도입을 의무화하는 입법안을 제출할 계획이다. 독자 라이트닝 커넥터를 사용 중인 애플 아이폰이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유럽연합(EU) 집행부와 위원들은 약 10년 전부터 해당 법안 도입을 추진해왔으며 스마트폰, 태블릿PC 등 휴대용 전자기기 충전기를 통일하는 것이 환경과 소비자 편의성에 이로울 것이라는 판단이다.
위원회는 “업계의 자발적인 노력으로 충전기 유형이 줄었지만 아직 하나의 공통된 기준을 마련하지 못했다”며 “전자폐기물을 줄이고 소비자들이 지속 가능한 선택을 할 수 있도록 EU의 규제가 시급하다”고 설명했다.
유럽에서 어떤 종류의 단자가 표준으로 규정될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업계는 최근 추세를 반영, USB-C가 선택될 가능성을 높게 봤다. 최신 안드로이드 기반 기기는 대부분 USB-C 커넥터를 채택하고 있다.
2019년 위원회가 실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2018년 역내에서 휴대폰과 함께 판매된 충전기 가운데 절반은 구형 '마이크로 USB-B', 29%는 USB-C, 아이폰 라이트닝 커넥터는 21%인 것으로 나타났다.
애플은 단순 보편화를 강제할 경우 혁신이 저해되며 오히려 전자폐기물이 증가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업계가 자연스럽게 USB-C로 전환하고 있다는 사실을 들어 “어떠한 직접적인 규제도 필요하지 않다”고 밝혔다.
실제로 애플은 USB-C 커넥터가 본격적으로 도입된 이후 맥북·아이패드 프로 등 제품에 USB-C 커넥터를 장착해왔다. 지난주 공개된 신형 아이패드 미니 또한 라이트닝에서 USB-C로 전환됐다. 다만 아이폰13은 라이트닝 포트가 유지됐다.
한편 유로 위클리 뉴스는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위원회가 해당 법안을 오는 2022년까지 적용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나, 회원국 및 제조업체에 1년 이상의 여유 기간을 줄 계획으로 실제 실행 시기는 2024년 정도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전자신문인터넷 양민하 기자 (mh.y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