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조6773억원. 신한금융그룹(회장 조용병)이 지난해 친환경 관련 대출과 프로젝트파이낸싱(PF), 투자 등에 지원한 금액이다. 올해는 이보다 늘어난 4조2000억원을 목표로 삼았다. 신한금융은 그룹 친환경 전략 '제로 카본 드라이브(Zero Carbon Drive)'에 따라 2030년까지 30조원 규모 친환경 금융 지원을 계획하고 있다.
신한금융은 '미래를 함께하는 따뜻한 금융'이란 미션을 실천하고자 금융 본업에 기반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지속가능경영 체계를 구체화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이해관계자와 함께 변화하는 금융의 선한 영향력'을 의미하는 '파이낸스 포 임팩트(Finance for Impact)'를 그룹 ESG 추진 원칙으로 내세웠다. 그룹 지속가능경영을 넘어 다 함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이루겠다는 의미를 내포한다.
신한금융은 지주 ESG기획팀 주관 아래 각 그룹사 ESG 담당부서를 통해 일관성 있는 지속가능경영 전략도 추진 중이다. 주요 그룹사 별로는 △신한은행 '적도원칙' 가입 △신한카드 '친환경 카드' 출시 △신한라이프 'UN 책임보험원칙' 가입 △신한자산운용 'ESG전용펀드' 출시 등이 대표적이다.
◇신한, '제로 카본 드라이브' 추진…탄소 배출량 2030년 46% 감축 목표
신한금융은 동아시아 금융그룹 처음으로 기후변화에 따른 국제협력에 적극 동참하기 위해 친환경 전략 '제로 카본 드라이브'를 선언했다.
제로 카본 드라이브는 국제적인 탄소중립 정책에 발맞춘 신한금융의 탄소중립 금융 전략이다. 고탄소 배출 기업과 산업에 대한 대출·투자 관리뿐 아니라 산업 내에 친환경 금융 지원 확대를 통해 저탄소 경제 전환에 기여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신한금융은 파리기후협약에 부합하는 SBTi 방법론을 활용해 그룹 자체 탄소 배출량을 2030년 46%, 2040년 88%까지 감축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그룹 자산 포트폴리오 탄소 배출량도 2030년 38%, 2040년 69%까지 점차적으로 감축한다.
SBTi는 파리기후협정 목표인 지구 기온상승을 산업혁명 대비 2℃ 이하로 유지하고 상승 폭을 1.5℃ 이내로 제한하는 기준이다.
친환경 금융 지원도 점차 확대하기로 했다. 친환경 기업에 대한 대출 지원, 재생에너지 사업에 대한 자본 투자, 기업·산업 친환경 설비 전환 등을 확대해 2050년까지 그룹 자산 포트폴리오 탄소배출량을 '제로'로 만든다는 것이 목표다.
신한금융은 4월 UN 주도하에 설립하는 '탄소중립 은행 연합(NZBA)' 창립 서명 기관으로 참여했다. 신한금융은 NZBA에 참여한 금융사들과 대출, 투자 등 보유 자산 포트폴리오에 포함된 온실가스 배출량을 2050년까지 탄소중립으로 만들기로 합의했다.
이를 위한 첫 번째 실천이 '제로 카본·제로 퓨얼(Zero Carbon·Zero Fuel)' 친환경 프로젝트다. 이 프로젝트는 지난 5월 20일 열린 'ESG 추진위원회'를 통해 선언한 것으로, 2030년까지 그룹 업무용 차량 총 6만2843대를 전기차 또는 수소차 등 무공해차로 100% 전환하는 것이 핵심이다.
◇국가경제 지속가능성장에 집중…'제2 벤처붐' 지원
신한금융은 국가경제 지속가능성장과 '제2 벤처붐'을 위해 중장기 플랜 '트리플-케이 프로젝트(Triple-K Project)'도 추진하고 있다. 10개 유니콘 기업을 발굴·육성해 우리나라 혁신 생태계 조성에 앞장서겠다는 것이 핵심 목표다.
트리플-케이 프로젝트는 세부적으로 세 단계 프로젝트로 구성됐다.
첫 번째는 '코리아 크로스-컨트리 플랜(Korea Cross-Country Plan)'이다. 서울-대전-호남의 세로축과 경기-영남을 잇는 가로축을 중심으로 국내 혁신성장 생태계를 확대해 서울에 집중됐던 스타트업 인프라를 전국 단위로 확장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스케일업도 지원한다. 신한금융은 지난해 론칭한 '신한 스퀘어브릿지(S² Bridge)'에 대해 향후 투자 규모 확대에 따라 펀드를 시리즈로 추가 설립해 총 1000억원까지 확대한다는 계획도 가지고 있다. 이와 더불어 금융 지원을 넘어 사무공간 및 복지시설 무상임대, IR 컨설팅, 글로벌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 등 폭넓은 유·무형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두 번째는 국내 스타트업의 글로벌 진출을 지원하기 위한 '코리아 투 글로벌 플랜(Korea to Global Plan)'이다. 신한금융은 베트남과 인도네시아에 퓨처스랩을 론칭하고 글로벌 스타트업을 육성하고 있다. 또 이스라엘과 프랑스, 영국 등의 기관 및 기업과 협력해 혁신 생태계 구축 사례를 연구하고 이를 스타트업에 적용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국내 스타트업에 선진화·현지화된 서비스를 제공해 글로벌 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방침이다.
세 번째는 정부의 벤처기업 종합육성 계획인 '케이-유니콘 프로젝트(K-Unicorn Project) 참여다. 신한금융은 케이-유니콘 프로젝트 참여로 스타트업이 대한민국의 미래 자산으로 한 단계 성장하기 위한 지원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신한금융은 신한퓨처스랩 동문기업을 대상으로 '에스-유니콘 프로그램(S-Unicorn Program)'을 실시해 서류 작성과 IR 발표, 일대일 멘토링·컨설팅 등을 지원했다. 그 결과 센스톤, 모바일퉁, 비주얼캠프, 코핀커뮤니케이션즈가 중소벤처기업부 아기 유니콘으로 최종 선발되기도 했다.
◇ESG 성과관리체계 구축…경영 전반 내재화 목표
체계적인 ESG 성과관리체계 구축에도 발빠르게 나선다. 신한금융은 2015년 금융지주회사 최초로 이사회 내 소위원회 'ESG 전략위원회(옛 사회책임경영위원회)'를 통해 그룹 ESG경영 최고의사결정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고객, 주주와 지역사회를 포함한 대내외 이해관계자 요구에 보다 적극 부응함으로써 기업 시민으로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이를 능동적이고 체계적으로 구현하기 위함이다.
지난해에는 그룹 CSSO와 그룹별 CSSO를 선임하고, 그룹 ESG전략과 이행 방향을 논의하는 '그룹 ESG CSSO협의회'를 운영하고 있다. 그룹 ESG 경영 성과를 관리하고 ESG 전략 추진력을 더욱 강화하기 위해 올해 2월에는 그룹사 CEO 전원이 참석하는 'ESG 추진위원회'도 신설했다.
이에 △친환경 금융 △자산 포트폴리오 탄소 배출량 관리 △스타트업 지원 등 혁신금융 △대출·투자 심사체계 구축 등 각 그룹사가 추진하는 ESG 사업성과를 정량적으로 측정하고 평가하는 ESG 성과관리체계를 구축하는 것은 물론 실질적인 경영 활동 전반에 ESG를 내재화하는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주요 ESG 활동과 정량 데이터를 공시하는 'ESG보고서'도 금융업계 최초로 2005년부터 발간하고 있다. 신한금융은 2005년 그룹사인 신한은행이 사회책임 보고서를 발간해 글로벌레포트이니셔티브(GRI), 기후변화 관련 재무정보(TCFD) 기준, 환경금융 실적, 그룹 환경지표를 매년 공개하고 있으며, 2009년에는 그룹 전체로 확대해 ESG보고서를 발간하고 있다.
특히 올해 3월부터는 스토리텔링 중심 'ESG 하이라이트'를 선보였다. ESG 하이라이트는 ESG 정량 데이터를 한 눈에 볼 수 있으며, 한국거래소에서 제시한 'ESG 정보공개 가이드라인' 권고 지표도 신규 도입해 확인하는 것이 가능하다.
세부적으로 △환경(E) 관점 자산 포트폴리오의 탄소배출량과 친환경 금융 실적 공개 △사회(S) 관점 스타트업 육성과 금융 소외 계층에 대한 지원 활동 등 신한금융이 집중하는 ESG 사업에 대한 사례 △거버넌스(G)에서는 이사회 내 ESG전략위원회 주된 활동인 '사회적 가치측정 모델(SVMF)'과 '제로 카본 드라이브 추진' 등 구체적인 ESG 사업 경과를 공개했다.
신한금융은 최근 ESG 정보 공개도 연 1회에서 2회로 확대했다. 이는 투자자와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ESG 정보 공개 요구에 부응하고 커뮤니케이션을 더욱 강화하기 위한 결정이다.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은 “국내 ESG는 많은 부분에 있어 길(Way)을 찾아가는 과정에 있다”면서 “지속가능한 미래를 향한 ESG 길을 만들고 있는 신한 또한 가지 않은 길을 먼저 걸으며, 올바른 방향으로 이해관계자들을 안내하는 ESG 등대가 되고자 한다”고 말했다.
박윤호기자 yu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