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산 제품과 당당히 겨룰 경쟁력을 갖췄다고 봅니다. 본격적으로 해외 시장에 나갈 채비를 하고 있습니다.”
SW산업을 이끈 1세대로 주목 받는 전배문 오브젠 대표 및 CTO. 평소 연구개발에 집중하며 외부 활동을 자제해온 그가 직접 회사 비전을 설명하고 나섰다.
그는 “그동안 국내외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빅데이터·AI·BI 분야에서 해외제품과 경쟁했다”며 “적어도 이 분야에서는 싸워도 승산이 있다”고 말했다. 덧붙여 “해외 시장을 비롯해 더 큰일을 벌이려면 자금도 필요하고 우수한 직원이 더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 코스닥 상장이라는 결정까지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오브젠의 '해외 시장 진출'과 '코스닥 상장'이라는 두 가지 키워드를 제시한 것.
지난 2000년 IBM연구소 직원 9명과 의기투합해 설립한 회사가 오브젠이다. 지금까지 오브젠 최고기술책임자(CTO)로서 외산 디지털마케팅(Digital Marketing) 솔루션보다 뛰어난 독자 엔진 개발을 주도했다.
그는 “당시 대기업들은 고비용으로 외산 통계분석 툴을 운영하는데 방대한 기능 중 일부만 쓰고 있었다”면서 “국내 고객이 필요로 하는 기능만 담아 고객맞춤형 마케팅 솔루션을 개발할 필요성을 느꼈다”고 회고했다.
전 대표 및 CTO는 오브젠 기술연구소를 중심으로 과감히 연구개발(R&D)에 투자했다. 그리고 그 결과물이 다차원분석처리(OLAP)·워크플로우(Workflow) 엔진을 기반으로 한 디지털마케팅 패키지다. 이를 기반으로 금융·유통·통신 분야를 선도하는 100여개사에 공급하며 마케팅, 비즈니스 인텔리전스(BI) 솔루션을 제공, 국내 1위 마케팅·분석솔루션 기업으로 입지를 굳혔다.
그는 “워크플로우를 처음 적용해 본 분야가 디지털마케팅이었고, 적용 경험을 토대로 강세를 보이던 외산 디지털마케팅 솔루션보다 뛰어난 독자 엔진을 개발할 수 있었다”며 “국내 시장에서 이 분야 선두를 차지함과 동시에 국산 SW 자존심을 지켜낸 셈”이라고 말했다. 특히 새로운 기술이 나오더라도 이를 즉시 적용할 수 있는 플랫폼은 오브젠이 유일했다.
전 대표 및 CTO는 그동안의 성과를 바탕으로 제2 도약을 준비 중이다. 오브젠은 이미 국내 금융, 유통 분야 대기업 대부분을 고객으로 확보했다. 또 해외지사의 디지털마케팅 역량을 강화하고자 하는 대기업 문의가 끊이지 않고 있다. 한국 기업의 뛰어난 디지털마케팅 역량을 해외에 소개하고자 하는 글로벌 컨설팅 업체와도 강한 협업관계를 구성하고 있다. 이와 함께 오브젠의 전략적 투자자로 참여한 네이버와의 긴밀한 협업을 통해 국내 소프트웨어 기술력의 우수성을 해외에 선보일 예정이다.
특히 전 대표 및 CTO가 야심차게 준비한 분야는 AI를 마케팅 분야에 접목하는 작업이다. 이를 위해 이 분야 석박사급 인력만 20여명 이상을 확보했다.
그는 “한마디로 마케팅 프로젝트를 자동화한 것”이라며 “프로세스를 정교하게 구현, 고객은 약간의 세팅만으로 전체 마케팅 솔루션 기능을 사용할 수 있도록 패키지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AI 알고리즘 고도화를 통해 지속적으로 변화하는 방대한 데이터의 활용도를 극대화하겠다”면서 “산업별, 기업별 개인화 추천모형을 만들어 고객수요에 따른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하겠다”고 덧붙였다.
오는 12월경 구체적 결과물이 나올 예정이다. 아직은 국내외 시장에서 선보인 적이 없는 솔루션이다. 클라우드 환경을 AI·빅데이터 캠페인 플랫폼에 적용, 한국 시장을 넘어 세계적 디지털 마케팅 솔루션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포부다.
이 같은 회사 성장의 토대를 만들기 위해 내년 상반기 중 코스닥 상장도 추진하고 있다.
한편, 오브젠은 국내 최다 디지털마케팅 솔루션 구축 경험을 토대로 AI·빅데이터 분석 툴로 타깃 마케팅 전문업체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 170억원을 달성에 이어 올해 연매출 220억원을 돌파할 계획이다.
△전배문 대표 및 CTO는 서울대 계산통계학과(현 컴퓨터공학과)에서 학·석사를 취득한 후 석사장교로 군복무를 했다. 전역 후 한국IBM 입사 이래 줄곧 엔지니어의 길을 걸었다. 이후 IBM연구소에서 10년 동안 개발팀을 이끌며 플랫폼 개발에 매진했다. 2000년 4월 28일 IBM 연구원 9명과 함께 오브젠을 설립했다. 전 대표 및 CTO는 21년간 오브젠을 이끌며 불모지이고 외산 일색인 국내 기업용 소프트웨어 시장에서 자체기술로 개발한 제품을 앞세워 시장을 리드해왔다. 국가 산업발전에 이바지한 이 같은 공로를 인정받아 최근 국무총리표창을 수상했다.
윤대원기자 yun197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