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포스텍과 손잡고 내년부터 제조업 연구개발(R&D) 지원센터와 디벨로퍼(개발자) 아카데미를 운영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국내는 물론, 특히 지역 중소기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는데 큰 보탬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추진경과=제조업 R&D 지원센터와 개발자 아카데미, 공교육 지원은 애플 '광고비 갑질' 관련 공정거래위원회 동의의결에 제시된 상생방안 일환으로 추진됐다. 당초 부산과 경북 구미, 경남 창원 등 여러 지자체와 부지 선정을 두고 실사를 진행했지만 지역 인프라와 지자체 의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포항으로 최종 확정했다. 포스텍과 연계해 제조업 R&D 지원센터와 디벨로퍼 아카데미를 한 곳에 통합 운영하는 것이 실익이 높다고 판단했다는 후문이다.
△어떻게 운영되나=애플 제조업 R&D지원센터는 향후 3년간 400억원을 투입, 국내 중소기업 스마트 제조 역량 강화를 지원한다. 일본, 중국, 이스라엘 등에서 R&D 센터를 운영 중인 애플이 제조업 중심 중소기업에 특화해 노하우를 전수하는 것은 한국이 최초다. 애플 전문인력과 장비를 활용해 중소기업에 첨단 공정 기술을 공유하고 추가적인 사업 협력도 모색할 것으로 기대된다.
경북도도 애플과 협업을 통해 스마트 제조를 넘어 중소기업에 실질적 도움이 되는 인공지능(AI) 팩토리로 발전시켜 나가기로 했다. 향후 경북 스마트 AI팩토리 프로젝트도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우선 스마트팩토리를 구축한 도내 1200여개 중소기업이 애플과 긴밀히 협업해 갈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개발자 아카데미는 브라질과 인도네시아, 이탈리아 등에서도 지역 대학과 연계해 커리큘럼을 제공하고 있다. 앱 개발 입문 과정부터 수개월에 걸쳐 진행되는 정식 아카데미 프로그램까지 교육 과정 전반을 무상 지원한다.
애플은 포스텍이 한국에서 오랜 기간 우수한 인재를 배출하고 연구성과를 낸 점에 주목했다. 특히 수도권 이외 지역에서 프로그램 접근도를 높이기 위해 포스텍과 긴밀하게 협업할 것으로 알려졌다. 아카데미에는 250억원을 투입,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필요한 ICT 인재 양성에 집중한다. AI, 소프트웨어 개발, 비즈니스, 마케팅, 디자인, UI·UX 교육 프로그램 등을 제공하고 사업체와 네트워킹을 지원할 방침이다.
△어떤 효과 기대할 수 있나=제조업 R&D지원센터와 개발자 아카데미는 지역 내 SW 기반 스타트업 창업의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경북도는 애플과 상생 협력이 그동안 척박했던 지역 청년벤처 창업 분위기를 활성화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도는 이와 관련해 포스텍을 SW혁신파크로 육성하고, 도시첨단산업단지로 지정받기 위한 노력도 함께 이어가기로 했다. 도는 애플과 상생 협력 효과가 극대화될 수 있도록 민관협의체를 구성, 후속 발전전략을 짜기로 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애플과의 협업은 경북도의 연구중심 도정운영과 애플의 지역사회 상생을 통한 혁신이라는 양측의 운영철학이 조화롭게 매칭 돼 이뤄낸 성과”라면서 “이번 사업을 계기로 포항을 R&D 중심지를 넘어 벤처창업의 허브로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 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