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장주 탐방]당근마켓, 기업가치 3조 유니콘 등극…'슬세권' 트렌드 아이콘

가입자 2100만명 '생활필수 앱'
뚜렷한 수익모델 가시화 안돼
공정위 'C2C 규제의 벽' 우려

[비상장주 탐방]당근마켓, 기업가치 3조 유니콘 등극…'슬세권' 트렌드 아이콘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8월 당근마켓 월간황성이용자수(MAU) 증가 추이

'당근이세요?' 신드롬의 주인공 당근마켓이 최근 시리즈D 투자를 마무리했다. 올해 유치한 자금만 약 1800억원, 누적 투자금은 2300억원에 달한다. 당근마켓은 설립 7년 만에 기업가치 3조원 이상을 평가받으며 국내 16번째 'K-유니콘'으로 이름을 올렸다. 당근마켓은 동네 이웃 간 정이 깃든 지역 커뮤니티와 로컬 경제를 이끄는 '슬세권(슬리퍼+세권)' 트렌드의 아이콘이 됐다.

당근마켓은 2015년 7월 판교장터로 시작해 3개월 뒤 '당신 근처의 마켓'이라는 뜻을 담아 사명을 변경했다. 현재 총 가입자수는 2100만명, 주간활성이용자수(WAU) 1000만명, 월평균 게시글 수 1300만건에 달한다. 특히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2016년 8월 2만4000여명에서 지난달 1611만명으로 5년만에 670배 급증했다.

중고거래로 시작해 지역기반 커뮤니티(하이퍼로컬) 슈퍼앱으로 도약한 당근마켓은 국내 경험을 발판삼아 해외 시장도 본격 공략한다. 현재 영국, 미국, 캐나다, 일본 4개국 87개 도시에서 운영 중인 글로벌 버전 '캐롯(Karrot)' 서비스 지역·범위를 지속 확대할 계획이다.

△강점과 기회

당근마켓은 지역 커뮤니티와 지역 경제를 이끄는 선도 기업으로 자리 잡았다. '중고거래'를 넘어 다양한 지역 기반 생활 서비스를 앱에 담고 있다. 현재 당근마켓에는 '한국인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앱', '페이스북, 인스타그램보다 많이 찾는 앱', '글로벌 경쟁 업계보다 길게 머무는 앱', '1가구 1당근' 등 다양한 수식어가 따라붙고 있다.

당근마켓의 저력은 사용자로부터 나온다. 반경 4~6㎞ 내외 동네 생활권을 바탕으로 사람들의 라이프에 스며든 당근마켓은 대도시부터 산간벽지에 이르기까지 전국 6000여 지역에서 생활 필수앱처럼 이용되며 새로운 '문화'가 됐다. 청소년부터 60대 이상까지 다양한 연령대가 사용하고 있어 스펙트럼 넓게 서비스를 확장할 수 있다. 중고거래에서 로컬 커뮤니티로 진화한 당근마켓의 향후 행보에 이목이 집중되는 이유다.

하이퍼로컬 서비스의 잠재력은 당근마켓의 성장과 맞닿아 있다. 당근마켓에서 오가는 주민 간 소통 횟수가 월 1300만에 달한다. 전단지 대신 무료로 상품·서비스를 소개할 수 있는 '비즈프로필'을 이용하는 소상공인은 31만이 넘는다. 맛집, 카페, 농수산물, 장보기, 동네알바, 생활서비스 등에 이르기까지 당근마켓에서 펼쳐지는 동네 기반 서비스 영역은 사실상 한계가 없다. 당근마켓은 중고거래가 활성화한 해외 시장에서도 두각을 내고 있다. 영국, 미국, 캐나다, 일본 등 핵심 거점 4개국 87개 도시에서 빠르게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지난 6월 MAU가 전월보다 50% 이상 성장했다.

△약점과 위협

당근마켓은 아직 수익모델이 가시화하지 않았다. 동네 소상공인들을 대상으로 한 '지역광고'에 머물러 있다는 지적이다. 사용자가 꾸준히 확대하는 가운데 향후 사업모델을 어떻게 풀어낼지가 관건이다. 당근마켓은 하반기 로컬 커머스 분야에 집중한다고 밝힌 바 있다. 농수산물, 신석식품 등 지역 상권과 지역 주민을 연결한다는 계획이다. 청소, 이사, 편의점 등 생활 서비스 스타트업과 제휴도 늘려가고 있다. 여기에 당근페이까지 더해 로컬 비즈니스 특성을 살려 새로운 수익 구조를 마련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개인간거래(C2C) 시장이 커지면서 맞닥뜨리게 된 규제의 벽도 녹록치 않다. 최근 공정거래위원회가 개인간 중고 거래를 전문 업자들의 상거래로 정의해 모든 판매자의 신원정보를 받아야 한다는 전자상거래법 개정안을 추진하고 있다.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가 개인 판매자의 성명·전화번호·주소 등을 의무적으로 확인하고 이를 제공할 수 있도록 했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공정위 조치가 개인정보 자기 결정권을 과도하게 제한한다고 판단해 수정 권고를 했지만, 개정안 절차가 최종 마무리되지 않아 당근마켓 입장에서는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상황이다.

<당근마켓 월간활성이용자수(MAU) 증가 추이>

<당근마켓 주요 지표>

[비상장주 탐방]당근마켓, 기업가치 3조 유니콘 등극…'슬세권' 트렌드 아이콘

[비상장주 탐방]당근마켓, 기업가치 3조 유니콘 등극…'슬세권' 트렌드 아이콘


이준희기자 jh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