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출판업계에서 교과서 시장을 둘러싼 '소리 없는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초·중·고 선생님들의 학교 수업 준비를 지원하기 위해 마련된 교수지원플랫폼들이 사실상 교과서 홍보 채널로 활용되고 있다. 코로나19 상황을 감안해 선택권을 가진 선생님들의 '눈도장' 찍기 경쟁이 치열하다.
내년 초등학교 3~4학년 수학, 사회, 과학 교과서가 처음으로 국정에서 검정 체제로 전환하면서 교육기업들이 교과서 시장 선점을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미래엔(엠티처), 천재교육(T셀파), 비상교육(비바샘), 금성출판사(티칭허브), 아이스크림미디어(아이스크림) 등 교육기업들은 자사 교수지원 웹사이트 첫 화면을 교과서 소개 페이지로 채우는 등 교과서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별도 교과서 사이트가 있지만, 선생님들이 수업 준비를 위해 찾는 사이트에 교과서 소개 페이지를 올리는 것이다.
모든 학교가 똑같은 교과서를 보는 국정 교과서 체제와 달리 검정 교과서는 학교에서 자체적으로 검정 과정을 통과한 출판사별 교과서를 선택한다. 교과서는 학교별로 교과별 교사 의견수렴, 추천을 바탕으로 3종을 학교운영위원회에 추천하고, 학교운영위원회에서 심의 후 학교장이 최종 선정하는 과정으로 진행된다.
이미 이달 초부터 2022학년도 교과서 선정을 위해 학교별로 현장 서책 전시와 웹 도서 전시가 이뤄지고 있다. 내달 22일까지 주문을 완료해야 하지만, 업계에선 교사 및 학교별 선정작업이 마무리되는 이번 주를 자사 교과서 알리기의 최종 마지노선으로 여기고 있다.
교육기업들은 지난달 30일 검정 교과서 합격 여부가 발표된 직후부터 이러한 디지털 광고에 열을 올렸다. 교과서 집필진 소개부터 각 교과서 특징을 멀티미디어로 전달하거나 수업 자료 공유, 교사 간 이벤트 공유 등을 다양하게 진행하고 있다. 교과서 선정과정에서는 청탁, 부정행위를 엄격하게 제한·금지하고 있고 온라인 서비스가 주요 홍보 수단으로 자리 잡았다.
대부분 수업자료 무료 제공 등으로 자사 교수지원사이트로 교사 방문을 유도하고 가입자를 최대한 확보하는 전략을 썼다. 업체들은 여름방학 시작 전에 초등 교수학습 지원사이트를 별로 분리하는 등의 사전작업도 마쳤다.
업체들은 교수지원사이트 무료 제공에서 나아가 교육업체 간 업무협약 등을 맺으며 교사들의 수업 준비 부담을 낮춰주는 활동도 전개했다. 초등학교는 한 교사가 여러 과목 수업을 담당하기 때문에 초등 3학년 이상 담임교사는 과목마다 여러 개의 사이트를 방문해야 하고, 온라인 등에서 수업자료 공유도 활발하다.
또 교육과정이 바뀌지 않은 상태에서 내년부터 검정 교과서로 단계적 전환되면서 이를 인지하지 못한 교사, 학부모들이 많은 것도 온라인 홍보를 강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한 교육업계 관계자는 “검정 교과서 단계적 전환에 대해 아직 잘 모르는 교사와 학부모들이 많아 교사 방문이 많은 웹사이트로 교과서를 알리고 있다”며 “내후년에는 5, 6학년 수학, 사회, 과학까지 단계적으로 검정 교과서 체제로 전환되고 디지털 교육을 본격적으로 준비하는 차원에서 올해가 더욱 중요하다”라고 설명했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
초등 3·4 수학·사회·과학 '검정체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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