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해상이 비대면 환경에서 고객 지문 촬영만으로 계약이 가능한 전자서명 시스템을 도입한다. 코로나19 여파로 소비자 비대면 계약 선호가 늘어나면서 대형 보험사를 중심으로 지문인증 전자서명이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언택트(비대면)로 보험영업 패러다임이 급변할 것으로 전망된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해상이 금융결제원과 내달 5일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으로 고객 지문을 촬영해 보험계약이 체결되는 '지문인증 전자서명 시스템'을 도입한다.
현대해상 관계자는 “금결원과 지문인증 전자서명 시스템 구축 마무리 단계”라면서 “내달 5일 공식 오픈해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현대해상과 금결원이 구축한 지문인증 전자서명 시스템은 소비자와 보험 설계사가 청약서를 작성한 뒤 지문을 촬영하는 것만으로 전자서명이 완료되는 것이 특징이다. 지문에서 개개인을 구별할 수 있는 특징을 추출해 촬영 즉시 암호화된다. 암호화한 지문정보는 현대해상과 금결원이 각각 분산 보관한다.
종전에도 계약자와 보험금을 수령하는 피보험자가 동일할 때도 간단하게 전자서명으로 보험계약을 체결했다. 설계사가 모바일 URL을 계약자에게 보내면 공인인증서를 통해 전자서명을 하는 방식이다.
다만 계약자와 실제 보장을 받는 피보험자가 일치하지 않으면서 사망담보가 포함된 계약의 경우에는 종이 청약서로 서명을 받아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 이렇게 서명한 종이 계약서를 보험사가 별도로 관리해야 했다.
하지만 이번 시스템 구축으로 전자서명 후 피보험자 지문을 촬영하는 것만으로 확인 절차가 가능해 설계사도 100% 비대면 환경에서 영업·계약까지 체결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최근 국내 대형 보험사가 잇달아 지문인증 전자서명 구축에 나서고 있다.
삼성생명은 지난해 11월 금결원과 업계 처음으로 지문인증 전자서명 시스템을 구축했다. 삼성화재는 2012년 전자서명을 도입한 데 이어 올해 5월 지문인증까지 확대하면서 종이서류로 진행되던 보험 청약을 대부분 디지털 전자문서를 활용한 전자 청약으로 대체했다.
메리츠화재는 최근 보안기술 전문기업 시큐센과 '바이오인증 전자서명' 솔루션 도입계약을 체결, 연내 오픈을 준비 중이다.
업계에선 코로나19를 계기로 언택트 영업에 대한 소비자 수요가 늘면서 기존 대면 중심 설계사 영업이 비대면으로 전환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보험은 다른 산업보다 설계사 비중이 높아 대면 영업이 상당하지만, 최근 코로나19를 계기로 영업 방식이 직접 만나던 것에서 블로그 등 온라인 채널 활용으로 전환하는 단계”라면서 “소비자의 비대면 선호가 높고, 100% 전자서명이 가능한 수단이 출현하면서 과거 성행하던 보험영업이 변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박윤호기자 yu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