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원자재 고공 상승 지속...연료비 압박 거세져

박기영 산업통상자원부 제2차관이 30일 정부세종청사 산업부 영상회의실에서 에너지 수급동향 긴급 점검회의를 개최하고 있다.
박기영 산업통상자원부 제2차관이 30일 정부세종청사 산업부 영상회의실에서 에너지 수급동향 긴급 점검회의를 개최하고 있다.

전력용 연료탄(유연탄), 액화천연가스(LNG), 석유 등 에너지 원자재 가격이 고공 상승을 지속하고 있다. 전력용 연료탄 가격은 역대 최고 수준에 근접하면서 발전사 실적을 압박하고 있고, LNG 가격과 유가도 지속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기획재정부가 공공요금 인상을 억제하기로 결정하면서 한국가스공사 등 에너지공기업 실적도 악화될 전망이다. 세계적으로도 에너지 수급 불안이 지속되는 가운데 정부는 원자재 가격 상승을 예의주시하겠다고 밝혔다.

30일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석유공사, 한국광해광업공단에 따르면 지난 24일 전력용 연료탄 가격은 톤당 188.72달러로 역대 최고 수준인 194.79달러(2008년 7월4일)에 근접했다. 지난 28일 기준 두바이유 가격은 배럴당 77.34달러로 2018년 10월23일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LNG 가격도 지난 8월 기준 톤당 534.59달러로 연중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에너지 원자재는 지난해 코로나19가 세계적으로 확산한 후 저점을 찍고 최근 몇 달 간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전력용 연료탄은 지난해 10월16일 톤당 54.42달러를, 두바이유는 지난해 4월22일 배럴 당 13.52달러를 기록했다. LNG 가격은 지난해 9월 톤당 263.35달러로 저점을 찍은 뒤 지난 2월 톤당 531.545달러로 가파르게 치솟았고, 지난 8월에는 톤당 534.593달러로 올해 역대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

원자재 가격 상승이 지속되면서 발전사를 포함한 에너지 기업 실적이 악화될 전망이다. 특히 상승세가 무서운 전력용 연료탄으로 인해 석탄발전사 실적 압박이 거세진다. 또 기획재정부에서 공공요금을 가급적 동결하겠다고 선언하면서 올 겨울 주택용 도시가스 요금을 인상할 수 없는 가스공사 또한 부채가 다시 커질 우려마저 제기된다. 주택용 도시가스 요금은 지난해 7월 인하 이후 15개월 째 동결돼 있고, 이에 따른 가스공사의 미수금은 1조원 정도로 추정된다.

세계적으로 에너지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고, 중국과 영국에서는 에너지수급 마저 불안한 상황이다. 중국은 전력소비 제한 조치를 취했고, 영국 대형 석유회사 브리티시페트롤(BP)은 운영하는 주유소의 30% 가량이 연료를 공급받지 못했다.

정부는 유관기관과 함께 에너지 원자재 시장을 면밀하게 살펴보겠다고 강조했다. 산업부는 이 일환으로 30일 세종청사에서 석유·가스·광물·전력 분야 9개 공기업과 '에너지 수급동향 긴급 점검회의'를 개최했다. 당장 세계적인 원자재 부족이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에너지 원자재 가격 변동성이 확대됐다고 진단했다.

박기영 산업부 제2차관은 “최근 국제유가, 천연가스 가격 상승폭이 크고 변동성이 확대되는 만큼 국제 원유·가스시장 동향을 면밀하게 모니터링 해달라”면서 “중국·영국에서 수급 불안이 당장 우리나라 에너지 수급 상황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지만 현지에서 예상치 못한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는 만큼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