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모바일 뱅킹 애플리케이션(앱)에서 세금 알림을 받고 납부까지 원스톱으로 가능한 시대가 열린다. 세금, 백신 접종 등 각종 공공기관 고지서뿐만 아니라 통신요금·카드연체 등 민간 알림까지 모바일로 받아볼 수 있는 전자문서중계 시장에 5대 시중은행이 진출한다. 금융권이 전자문서중계 시장에 진출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KB국민, 우리, 신한, 하나, 농협 등 주요 5대 시중은행이 공인전자문서중계 시장에 진출한다. 전자문서중계자는 전자문서를 유통할 수 있는 서비스를 갖춘 회사를 온라인 등기우편 사업자로 인증하는 제도다. 인증 담당 기관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다.
KB국민은행이 가장 적극적이다. 국민은행은 관련 준비를 마친 상태로 이르면 11월 전자문서중계자 인증을 받겠다는 목표다. 국민은행은 모바일 뱅킹 앱 '뉴스타뱅킹'을 통해 KB캐피털, KB차차차 등 계열사 알림도 제공할 계획이다. 각종 금융 청구서, 계약서 등 기존 우편 등기로 해야 했던 알림을 모바일로 제공한다. 재산세, 자동차세, 예비군 통지서, 통신 요금, 백신 및 재난지원금 등 생활 속 공공·민간 알림을 모두 모바일 뱅킹앱에서 제공한다는 구상이다.
우리·신한·하나은행은 전자문서중계자 라이선스 획득을 준비하고 있다. 농협은행도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 은행권은 하나의 금융앱 플랫폼에서 각종 고지서를 받고 결제까지 원스톱으로 가능한 금융 월렛(지갑) 구축을 목표로 한다. 은행이 공인전자문서중계자에 뛰어드는 배경엔 데이터 시장 선점을 위한 배수진도 깔려 있다. 전자문서를 중계하면 내년에 개화할 마이데이터 서비스에 접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신용정보 기반의 맞춤형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면서 동시에 일상생활에서 챙겨야 할 각종 고지서를 알아서 해결해 주는 금융슈퍼앱을 만든다는 복안이다.
현재 전자문서중계 시장은 빅테크·이동통신사가 주도하고 있다. 네이버, 카카오페이, 토스, NHN페이코, SK텔레콤, KT 등이 진출해 있다. 빅테크·이통사가 전자문서 중계로 플랫폼 영향력이 막대해지자 은행들이 대응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빅테크·이통사는 200여개 기관·기업 전자문서 수천만건을 중계하면서 플랫폼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김지혜기자 jihy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