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하반기 디지털 보험사가 대거 등장한다. 정보통신기술(ICT) 기반으로 보험시장이 재편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전통 보험사가 선점한 시장에 카카오페이의 디지털 손해보험사, KB손해보험·신한라이프의 헬스케어 자회사에 이어 소액 단기보험사까지 이른바 '신생 디지털 보험사'가 잇달아 출범을 예고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페이는 현재 설립을 진행 중인 디지털 손보사를 연내 공식 출범한다.
카카오페이는 “당초 목표대로 연내 디지털 손보사 본허가 후 공식 출범이 진행될 것”이라면서 “정해진 타임테이블대로 설립 작업을 하고 있으며, 연내 출범에 이어 내년 초 상품과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앞서 금융당국은 올해 6월 카카오손보가 보험사 설립 관련 자본금 요건과 사업계획 타당성, 건전경영 요건 등을 모두 충족한다고 판단해 보험업 예비허가를 승인했다. 카카오는 디지털 기술과 플랫폼을 연계한 보험 상품과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디지털 보험사는 기존 보험사가 주로 전속설계사나 법인보험대리점(GA) 조직을 활용하는 것과 달리 설계사 조직 없이 비대면 CM채널(사이버마케팅)로 상품을 판매하는 형태를 말한다.
현재 캐롯손해보험과 교보라이프플래닛이 대표적인 디지털 보험사 형태다. 교보라이프플래닛은 온라인 장기보험 판매, 캐롯손보는 탄 만큼만 보험료를 내는 '퍼마일자동차보험'을 출시하는 등 기존 보험사가 취급하지 않던 상품으로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헬스케어 자회사도 출현한다. 최근 세계적으로 보험시장에서 헬스케어가 주목받으면서 전통 보험사들이 관련 전문 자회사를 설립하고 있다. 중국의 핑안보험의 경우 헬스케어 자회사 '핑안굿닥터'를 설립해 원격의료, 헬스케어 상품 등을 판매하고 있다.
KB손해보험은 최근 금융당국으로부터 헬스케어 자회사인 'KB헬스케어' 설립에 대한 승인을 받고 이달 중 공식 출범할 예정이다. 신한라이프도 인공지능(AI) 기반 홈트레이닝 서비스 '하우픽' 운영조직을 자회사로 분리하는 절차를 진행, 이르면 하반기 중 자회사 설립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신한라이프 관계자는 “4분기를 공식 자회사 설립을 목표로 현재 금융당국의 승인절차를 진행하고 있다”면서 “가급적 연내 출범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이르면 연내 펫보험·여행·날씨보험 등을 전문으로 하는 소액 단기보험사도 1호 사업자가 출범할 예정이다. 최근 금융당국은 수요조사에 참여한 10개 업체 대상으로 컨설팅 절차를 진행하고 현재 예비허가 절차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예비허가에 2개월, 본허가의 경우 1개월이 소요된다. 빠르면 연내 1호 소액 단기보험사가 출현할 가능성이 높다.
컨설팅에 참여한 한 업체 관계자는 “최근 소액 단기보험사 설립 관련 금융당국 컨설팅을 받고 예비허가 승인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는 신생 보험사 출현으로 보험상품을 판매하는 채널이 다양해지면서 경쟁 촉진으로 새로운 경쟁 국면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업계 고위 관계자는 “캐롯손보가 탄 만큼 보험료를 내는 자동차보험을 선보이면서 기존 사업자들도 이 상품에 관심을 가지고 위기감을 느끼는 등 신생 보험사에 상당히 관심을 가지고 있다”면서 “혁신 보험사에 이어 빅테크를 필두로 한 디지털 보험사 출현은 전통 보험사 역시도 변하지 않으면 도태될 수 있다면 위기감으로 다가올 것”이라고 말했다.
박윤호기자 yuno@etnews.com
카카오페이 '디지털 손보사' 공식 출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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