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독립강소기업]<2>국내 최초 전기차용 전해액 양산 강소기업 '엔켐'

SK이노·LG에너지솔루션 등 납품
시다사와 협력...美공장 연말 완공
국내서만 2만5000톤 생산능력 확보
내달 상장 목표...700억 공모 기대

엔켐의 핵심 제품은 이차전지 전해액이다. 2012년 전해액 국산화에 성공해 현재 SK이노베이션, LG에너지솔루션 등에 납품한다. 국내 최초로 전기차용 전해액 개발에 성공한 기업이다. 엔켐은 전해액 분야에서 독보적 기술력을 인정받아 지난달 24일 전자신문 주최로 열린 '제1회 기술독립 강소기업 대상'에서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상을 수상했다.

엔켐의 미국공장 전경
엔켐의 미국공장 전경

전해액 기술력의 핵심은 제조업체에 맞는 배합 기술이다. 리튬염과 용매, 첨가제를 적절하게 배합해야 한다. 특히 전기차용 전해액은 전기화학적으로 안전하면서도 높은 이온전도도 등 요건을 갖춰야 한다.

엔켐의 전해액은 자체 첨가제 합성 공장에서 고객사마다 맞춤형으로 생산하는 것이 특징이다. 자체 첨가제 합성 공장을 보유한 것은 국내에서 엔켐이 유일하다. 고온에 강한 전해액을 만들기 위한 첨가제, 화재에 강한 난연성 전해액 개발을 위한 첨가제 등을 다양하게 생산하고 있다.

특히 엔켐은 향후 첨가제뿐만 아니라 리튬염과 용매 등 전해액 생산에 필요한 모든 원료를 내재화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최근 용매 및 리튬염 제조업체인 시다(Shida)사와 원료 공장 설립을 위한 공동 투자를 실시했다. 올 연말 미국 공장이 완공될 경우 중국, 유럽, 미국, 한국 등 배터리 주요 지역에 현지 공장을 설립한 유일한 회사가 된다.

엔켐은 IT용 고전압 전해액 상용화 계획도 세우고 있다. 4.5V 고전압 전해액을 올해 말까지 개발을 완료해 내년 양산이 목표다. 배터리 용량이 약 30% 증가하고 급속 충전과 출력 향상이 가능해질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생산능력도 점차 확대되고 있다. 엔켐은 2018년 천안에 국내 3공장을 증설하며 국내에서만 약 2만5000톤의 생산능력을 확보했다. 이어 폴란드와 중국에서도 공장이 가동되고 있다. 이미 올해 이차전지 전해액 분야에서 세계 시장 점유율 6위를 달성했다. 미국 1공장 완공 안팎으로 올해는 5위권 이내 진입을 전망하고 있다.

추가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상장도 추진 중이다. 엔켐은 금융감독원에 코스닥 시장 상장을 위한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이번 상장으로 700억원 안팎의 공모금액을 예상하고 있다. 다음달 중 상장할 예정이다. 지난해 매출은 1389억원으로 전년(880억원) 대비 57.8% 늘었다.

◇결단의 순간은

삼성SDI가 더 이상 전해액 관련 사업을 진행하지 않기로 한 것이 오정강 대표가 회사를 창업하게 된 가장 큰 계기가 됐다. 오 대표는 1999년부터 대우고등기술원을 시작으로 제일모직과 삼성SDI에서 전해액 연구와 개발을 이어왔다. 평소에도 전기차 시장의 성장과 전해액 사업의 잠재력을 높게 생각했던 오 대표는 삼성SDI 퇴사를 결정하고 2012년 엔켐을 설립했다.

오 대표는 이후 LG화학에서 전해액 개발 단계에서 사용하던 전해액 장비를 인수했다. 그는 제천산업단지 내에 5000톤 규모 공장을 건설해 전해액 제조를 개시했다.

오 대표는 “2012년 창업 당시 후발 주자라는 한계에도 불구하고 회사가 소화할 수 있는 규모보다 공격적인 투자 및 과감한 기술개발을 해왔다”면서 “그 결과 지금의 성장이 있을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코스닥 상장 추진 역시 지속적인 기술 개발과 생산 설비 증설을 위한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오 대표는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룩한 지금도 더 큰 도약을 위해 원재료 내재화, 해외 공장 증설, 신규 사업 추진 등을 계획하고 있다”면서 “그간 5년 단위로 10배씩 성장해온 것처럼 다음 5년 뒤에도 10배의 성장을 이루는 것이 당면 과제”라고 강조했다.

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