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현장과 괴리된 '팁스타운 예산삭감'

제2 벤처 붐 주역 육성을 위한 '팁스(TIPS) 타운'의 내년도 운영 예산이 올해보다 16.8% 줄었다.

팁스는 민간과 정부가 유망 기술창업 기업을 발굴·육성하는 공동 사업이다. 혁신 기술 아이템을 보유한 창업 팀을 민간이 주도해서 선발하고, 정부가 연구개발(R&D)과 사업화 자금을 연계해 지원한다.

팁스타운은 팁스 정책의 핵심이다. 팁스 운영사, 벤처캐피털(VC), 창업 팀, 지원기관이 함께 모여 창업·투자·네트워크 및 해외 진출까지 지원하는 공간이다. 서울 강남구 역삼동 일대 4개동이 자리 잡은 주변에 강남스타트업센터와 포스코 체인지업그라운드까지 6개 건물로 확대됐다.

팁스타운은 지금도 입주 수요를 충족시키기엔 턱없이 부족하다. 팁스타운 입주를 위한 경쟁률은 두 자릿수를 보일 정도로 창업 대기자가 줄을 잇고 있다. 출범 당시 목표로 한 미국 실리콘밸리의 '플러그앤드플레이테크센터'나 영국 '테크시티'처럼 자리매김을 하고 있다.

문제는 해당 지역의 건물 임대료 등 고정운영비가 매년 가파르게 증가하면서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등 예산이 줄었다는 점이다. 확대는커녕 현 상태 유지도 어려워졌다는 의미다. 실제 올해도 중소벤처기업부가 운영비 일부를 보전해 줬다.

스타트업은 특성상 모여야 힘을 발휘한다. 집적도가 높을수록 기업 간 네트워킹이나 투자 유치, R&D 등의 효율성이 높아진다. 주요 국가의 혁신산업이 '~밸리'라고 이름 붙여진 특정 지역을 중심으로 발전한 이유다.

기술창업 기업의 성과가 나오기까지는 통상 7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다. 스타트업 집적단지의 성과는 이보다 더 길게 봐야 한다. 팁스타운 사업이 지난 2015년부터 시작됐다는 점을 감안할 때 아직은 한창 투자가 이뤄져야 되는 시점이다.

팁스타운 운영사 측에서는 예산 삭감으로 입주 스타트업의 임대료 인상이나 축소 운영까지 고민하고 있다. 여파는 곧바로 개별 기업에 전가된다.

정부 예산에서 줄어든 수억원과 팁스타운에 입주한 기업이 느끼는 금액의 의미는 다르다. 현장과는 괴리된 예산 삭감이 안타까운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