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연간 총량규제 한도를 넘은 저축은행이 3개월 사이에 325%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규제 상한선에 근접한 저축은행도 상당수 있었다. 이들 다수가 총량규제 한도를 맞추기 위해 허리띠를 졸라맬 계획을 검토하면서 향후 저축은행 대출 문턱도 높아질 가능성이 커졌다.
6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저축은행 79개사 중 총량규제 한도를 넘은 저축은행은 총 17곳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1분기 총량규제 한도를 넘은 저축은행이 단 4곳에 불과했다는 점을 볼 때 3개월 사이에 325%가 증가한 것이다.
앞서 금융당국은 올해 초 저축은행에 중금리대출을 포함한 전체 가계대출 증가율을 21.1%로 맞추라고 권고한 바 있다. 최근에는 SBI저축은행, 애큐온저축은행, 한국투자저축은행 관계자를 불러 가계대출 관리 강화를 주문했다.
저축은행별로는 중·소형 저축은행 가계대출 증가율이 두드러졌다. 실제 올해 상반기 기준 센트럴저축은행의 경우 가계대출 증가율이 84.5%로 가장 높았다. 1분기 기준 센트럴저축은행 가계대출 증가율이 -25.2%라는 점을 볼 때 100% 넘게 늘어난 것이다. 이어 상반기 기준 대신저축은행 78.9%,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 41.4% 가계대출 증가율을 기록했다.
자산 규모 2조원 이상 초대형 저축은행도 가계대출 증가율이 크게 늘었다. 지주계열 저축은행인 KB저축은행의 경우 올해 상반기 가계대출 증가율이 1분기(16.0%)보다 두 배 넘게 늘어난 38.2%로 집계됐다. 애큐온저축은행도 36.1%로 전분기(17.4%) 대비 크게 높았다. 이어 모아·신한·웰컴저축은행도 각각 33.7%, 26.9%, 24.9%로 규제 상한선을 웃돌았다.
증가율 15% 이상으로 규제 상한선에 근접한 저축은행도 일부 있었다. 상상인저축은행의 경우 올해 상반기 가계대출 증가율이 19.5%로 집계돼 20%에 근접했다. 평택상호저축은행 17.2%, 스타저축은행 16.6%, 한국투자저축은행 16.2%, 아이비케이저축은행 15.3% 등이었다.
문제는 이들이 금융당국 지침에 따라 총량 강화 등을 계획하고 있어 향후 제2금융권 문턱이 상승할 개연성이 크다는 점이다. 실제 총량규제 수준을 상회한 저축은행 일부는 총량규제 준수를 위해 사실상 대출 한도를 대폭 축소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중은행에서 밀려난 대출 수요자들이 제2금융권에서도 대출이 어려워질 가능성이 크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가계대출 증가율이 금융당국이 제시한 총량규제 상한을 넘은 상황으로, 연말까지 이 수준을 낮추기 위한 방안을 마련해 실행할 예정”이라면서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지진 않았지만, 만기가 도래한 물량은 내보내고 추가 대출을 가급적 지양하는 방식이 유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료:금융감독원
박윤호기자 yu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