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RI, 고령자 돕는 로봇 AI 개발...데이터·SW 공개

정부출연연구기관(출연연)이 고령자를 돕는 로봇 인공지능(AI) 기술을 개발, 폭넓게 사용되도록 공개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원장 김명준)은 고령자와 정서적으로 반응하면서 상황·개인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로봇 AI 기술을 개발했다고 7일 밝혔다.

이는 AI 기술과 데이터, 특히 고령자에 특화된 것을 마련하기 어려운 업체에 큰 도움이 된다.

ETRI는 △고령자 일상 행동 인식 △고령자 외형 특징 인식 △고령자 소지품 인식 △고령자 상호작용 행위 생성 △고령자 특화 음성인식 기술 등 총 13개 기술을 개발했다.

3D 카메라로 촬영하여 얻은 고령자 일상행동 인식 장면
3D 카메라로 촬영하여 얻은 고령자 일상행동 인식 장면

이들로 고령자를 위한 다양한 로봇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정시 약 복용 확인, 운동 자세 교정, 물건 위치를 알려주는 등 다양한 소통이 가능하다.

연구진은 다수 고령자와 환경을 대상으로 기술 성능과 안정성을 확인하고 있다. 올해 9월부터는 경기도 수원에서 가정 2곳에 로봇을 두고 같이 생활하며 기술을 검증하고 있다. 이달부터는 경기도 이천노인종합복지관에서 고령자 100명을 대상으로 정보제공, 복지관 안내, 대화 서비스, 기억 보조 등 유용한 로봇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대전시 유성구 소재 아파트 주거 환경에 리빙랩을 구축하고 40명 고령자 대상 실증도 진행하고 있다. 이런 대규모 장기 실증은 세계적으로도 처음이다.

ETRI 연구진이 고령자에 특화된 휴먼케어 로봇과 기술을 점검하는 모습
ETRI 연구진이 고령자에 특화된 휴먼케어 로봇과 기술을 점검하는 모습

ETRI는 2017년부터 로봇 환경 특화 고령자 행동 인식용 데이터 마련을 위한 연구를 했다. 2018년부터는 독거노인종합지원센터와 협력, 대규모 복합 데이터셋을 구축하고 관련 기술을 공개해왔다.

현재까지 △고령자 일상 행동 인식용 3D 영상 데이터셋 △고령자 음성 인식 데이터셋 △로봇 발화 제스처 자동 생성 데이터셋 등을 공개했다. 현재까지 국내 55개, 해외 43개 연구기관과 협약을 맺어 활용이 이뤄지고 있다.

공개 기술과 데이터는 과제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연구학술 목적으로 쓰는 경우 무료로 접근이 가능하며, 상업적인 용도로 활용하기를 원한다면 협의를 통해 관련 기술을 이전받을 수 있다.

연구진의 기술은 지난해 ETRI 10대 대표성과 중 대상을 수상했으며 국가과학기술연구연구회(NST)가 발표하는 과학기술분야 정부출연연구기관 2020년도 우수 연구성과 24건에도 선정돼 올해 5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상을 수상하는 등 우수성을 널리 인정받았다.

김재홍 ETRI 인간로봇상호작용연구실장은 “대규모 장기 실증으로 예기치 못한 문제들을 도출하고 개선해 나가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기술력을 확보했다”며 “이 기술이 고령자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로봇 서비스 개발에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향후 연구진은 공개한 기술들의 성능을 고도화하고 안정화 작업을 하는 한편, 현재 로봇이 인지, 정서적 지원을 하는 수준에서 나아가 청소, 식사 준비, 심부름 등 사회적 약자의 실질적인 일상생활을 지원을 위한 기술 개발을 목표로 연구를 지속할 계획이다.

본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고령 사회에 대응하기 위한 실환경 휴먼케어 로봇 기술 개발'사업과제로 진행됐다. 연구진은 관련 연구로 국내외 특허출원 90여 건, SCI급 논문 17편, 로봇 및 영상인식 관련 업체에 기술 이전 17건 성과를 냈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