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우주 소재 개발 NASA와 어깨 나란히...KIST 전북분원, 첨단복합소재 개발 잰걸음

kIST 전북분원 국가연구장비 공동활용센터에서 고분해능 분석투과 전자현미경으로 탄소 소재를 분석하는 모습.
kIST 전북분원 국가연구장비 공동활용센터에서 고분해능 분석투과 전자현미경으로 탄소 소재를 분석하는 모습.

2008년, 미래 산업용 복합소재 연구개발(R&D) 전문 연구소로 출범한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전북분원이 괄목할 연구 성과를 내며 미래 소재 자립화 꿈을 실현하고 있다.

우주·항공 등 첨단 산업에 특화한 소재 합성 기술을 확보했고 일부 소재 기술력은 미국항공우주국(NASA)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급성장, 세계 선도 그룹에 진입했다는 평가다.

김진상 KIST 전북분원장은 “첨단복합소재 기술개발로 미래형 산업 기반을 마련하고 지역 인재·기업과 협력으로 지역혁신을 가속화하겠다”고 말했다.

◇NASA와 어깨 나란히, 첨단 소재 글로벌 경쟁력 확보

KIST 전북 분원은 '질화붕소나노튜브(BNNT)' '탄소나노튜브(CNT) 섬유' 등 고기능성 소재 분야에서 세계 유수 기관, 기업의 연구 성과를 짧은 시간에 따라잡았다.

BNNT는 섭씨 900도가 넘는 고온에도 견딜 수 있고, 붕소(B-10) 원자가 중성자 방사선을 차폐할 수 있어 차세대 우주선 외피, 우주복 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BNNT를 활용하면 기존 우주선 대비 얇고 가볍게 외피를 제조할 수 있어서 궁극적으로 발사 비용을 절감하는 효과가 생긴다. 섬유로 만들면 우주선 차폐 능력이 뛰어나면서도 가벼운 우주복을 만들 수 있다.

미래 우주 소재 개발 NASA와 어깨 나란히...KIST 전북분원, 첨단복합소재 개발 잰걸음

KIST는 2015년 BNNT 연구를 시작, 이후 고압 레이저 합성기를 이용해 국내 최초로 고결정성 BNNT를 생산한 데 이어 고온플라즈마 시스템을 구축, BNNT를 대량으로 합성하는데 성공했다. 레이저, 플라즈마 기술을 합성한 '레이즈마' 기술을 확보, 최적의 생산 기술을 보유했다. 현재 NASA, 캐나다국가연구회(NRC)와 각각 공동연구도 수행중이다. NASA는 2012년 BNNT를 세계 최초로 생산했고 NRC는 2014년 BNNT 대량생산한 선발주자다. KIST가 BNNT 개발을 시작한 지 불과 6년 만에 세계 정상 기술력을 확보하며 협력이 확대됐다.

장세규 KIST 복합소재기술연구소 책임연구원은 “NASA와의 계약은 국내 연구기관이 NASA에 사업비를 투입한 최초 사업으로 BNNT 생산 및 물성 분석 연구가 진행 중”이라면서 “BNNT 제조 기술과 물성은 이미 이들 기관과 비슷한 수준에 올라섰다”고 설명했다.

탄소나노튜브(CNT) 섬유 R&D에서도 주목할 성과가 나오고 있다. CNT 섬유는 탄소만으로 구성된 원통형의 나노 구조체로 구성된 매크로 섬유로 기존 탄소섬유를 뛰어넘을 수 있는 유일한 소재로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탄소섬유와 달리 전기 전도도를 갖고 있어 구리 등 다양한 금속을 대체할 수 있다. CNT 섬유는 실처럼 가늘고 길게 뽑는 등 생산 노하우가 상용화의 열쇠다.

KIST는 현재 건·습식 CNT 섬유를 생산하는 기술을 모두 확보했다. 건식 방식인 직접방사법에 용매와 응고방식을 적용해 기존 생산 방식의 한계를 극복했다.

습식은 이미 합성된 CNT를 섬유화하는 방식으로 이 분야 세계 선도기업인 일본의 도레이가 상용화한 CNT 섬유 대비 강도는 비슷하고 탄성은 훨씬 뛰어난 제품을 생산하는 데 성공했다.

구본철 나노융합소재연구센터 책인연구원은 “KIST 기술로 생산한 CNT 섬유의 물성은 세계 선도그룹 수준, 일부 물성은 그 이상이라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김진상 KIST 전북분원장이 중점 연구 분야 및 목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진상 KIST 전북분원장이 중점 연구 분야 및 목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기업·지역과 손잡고 미래 산업 마중물 '소재' 개발

KIST 전북분원은 연구 성과를 기반으로 다양한 상용화를 시도한다. 현대차와 'UAM 모터 경량화를 위한 CNT 섬유 개발 공동 연구'를 추진한다. 모터에 들어가는 구리선을 CNT 섬유로 대체하는 등의 도전적 과제를 수행한다.

국방특화연구실 사업 주관기관으로도 선정, 우주·항공 국방소재용 BNNT 복합소재 특화 연구실을 운용한다. 우주탐사, 미사일, 초음속 전투기 등 극한의 열적 한계 상황에 투입되는 기체를 보호할 수 있는 소재와 전자기펄스(EMP) 등에 대비한 전자파 차폐, 제어 기술을 확보하는 게 목표다. 이와 관련해 차폐 소재 기술사업화 협의도 진행 중이다.

KIST 전북분원은 나아가 모빌리티용 탄소기반 다기능 복합소재, 나노기반 초고성능 복합소재, 친환경 자원순환형 복합소재, 수소경제 지원 첨단 복합소재 분야에서 핵심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2014년까지 모빌리티용 난연 복합소재 적용 기술을 확보하고 미래산업용 나노 소재 부문에선 고기능성 복합소재 제조기술과 차폐 특성 평가·응용 기술을 확보한다는 로드맵을 수립했다.

지역 인재·기업과의 협력으로 지역혁신을 주도한다는 그림도 그렸다.

전북대, 군산대, 비나텍, 테크카본 등 지역 대학·기업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기술 이전에 속도를 내는것도 그 일환이다.

김 분원장은 “첨단소재 개발과 함께 중소기업이 탄소복합재 공정장비를 활용할 수 있는 지원을 확대하겠다”면서 “KIST와 기업을 잇는 전북형 링킹랩을 구축, 기술 이전과 연구성과 사업화에 적극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최호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