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투자증권이 펀드 불완전 판매 논란에 휩싸였다. 문제 소지가 있는 펀드를 판매사가 걸러내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투자금 원금을 보장한다'는 설명과 함께 추천했다며 일부 투자자들이 강하게 항의하고 나섰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019년부터 한화투자증권이 판매한 '라움시퀀스FI 2.0Y 전문투자형 사모투자신탁4호'는 현재 만기가 도래했음에도 기약 없이 환매가 중단된 상태다.
해당 펀드는 라움자산운용이 지난 2019년 6월 개발한 상품이다. 채권, 구조화채권, 매출채권 등 확정금리형 자산에 투자하며 연 5.1% 수익률을 제시해 50억원 이상 금액이 모집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동일유형으로 출시된 라움시퀀스 펀드들은 특수목적법인(SPC) 글로벌에듀케이션네트워크(GEN)가 발행하는 사모사채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GEN은 어린이집과 시설물 유지관리, 물품 공급계약을 맺고 보증금과 교육프로그램 등을 제공하는 회사다.
이 펀드들은 투자제안서에 'SGI서울보증의 보증보험증권 담보를 활용한 원금 보장형 투자'라는 설명을 포함했다. 물품공급 보증금, 시설물관리 보증금 등을 선행 지급하는 조건으로 보증금 100%를 보증한도로 하고 있다며 안전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일부 투자자들은 SPC의 사채 인수를 통해 기한이익상실(EOD)이 발생하더라도 사채 원금 지급이 가능하다는 말을 믿고 가입했다가 낭패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또 투자자들은 한화투자증권 지점 창구 직원 역시 원금이 보장된다는 설명과 함께 펀드를 추천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펀드 가입 과정에서 투자 리스크에 대한 설명을 제대로 듣지 못했고, 특히 해당 펀드가 다른 상품 대비 우수하다며 지점별로도 고객을 선별해 판매하는 과정도 있었다는 것이다. 현행 자본시장법은 원금을 보장한다며 투자 상품을 판매하는 행위를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금융투자검사국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원금을 보장한다는 표현을 펀드 투자설명서에 포함하는 경우는 상당히 드물다”며 “실제로 원금 보장 구조에 해당하는지, 판매사가 문제 소지를 알고도 고의적으로 판매했는지 등 여부는 상세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해당 펀드에 전 재산 1억5000만원을 투자했다는 한 피해자는 “라임펀드 사태가 터진 이후에도 한화투자증권은 지난해 연말까지 펀드 운용에 문제가 없다고 답변했다”며 “그러다 올해 6월 펀드 환매가 중단됐고 회사에서는 '문제가 좀 있어 환매가 연기됐다'며 대책 마련 방안도 내놓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투자자 중 일부는 금융감독원 민원 접수 추진과 함께 권희백 한화투자증권 사장에게 직접 항의 메일을 보내는 등 피해 대책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해당 메일에는 사기 상품을 한화 투자증권에서 걸러내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2020년 상반기부터 해당 위험을 감지하고도 내부에서 쉬쉬했다'며 사태를 덮기에 급급했다는 의혹이 담겼다. 한화투자증권이 해당 문제를 이미 인지하고 있었다는 정황도 거론했다.
이에 대해 한화투자증권 관계자는 “문제 펀드 상황에 대해 잘 인지하고 있으며 고객 투자금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 마련을 위해 운용사 측과 지속 소통하고 있다”며 “다만 코로나19 영향으로 펀드 환매 시점이 연기된 것일 뿐, 일각에서 주장하는 사태 축소 시도나 불완전 판매 등 정황은 없었던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형두기자 dudu@etnews.com
'라움시퀀스' 연 5.1% 수익률 제시
-
이형두 기자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