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세 번째 인터넷전문은행이자 20번째 시중 은행인 토스뱅크가 지난 5일 출범했다. 고객 개개인의 특성에 따라 금융 상품을 제안하고 좀 더 쉽고 편하게 금융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완전히 새로운 은행'이라는 점을 표방했다.
◇강점과 기회
토스뱅크는 기존 토스 애플리케이션(앱)에서 인앱 형태로 서비스를 제공한다. 누적가입자 2000만명 이상 보유한 토스는 지난 8월 기준 월 송금액 6조원, 누적송금액 170조원으로 간편송금 분야 최강자로 평가받는다. 지난해 토스의 연간 송금액은 국내 전체 간편송금 규모의 45% 가량 차지한 것으로 업계는 추산하고 있다.
토스뱅크는 이 같은 토스 사용자와 서비스를 기반으로 은행의 전문 여·수신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시장의 높은 관심을 받았다. 약 100만명 이상 사전 신청자가 몰려 이같은 관심을 입증했다.
토스뱅크는 중·저신용자와 금융이력부족자(신 파일러) 등 기존 은행권에서 소외된 사용자에 초점을 맞춘 챌린저 뱅크다. 10대를 포함한 MZ세대가 전체 토스 사용자의 약 54%를 차지하는데 지금까지 MZ세대가 상대적으로 소외된 금융 고객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토스와 토스뱅크간 시너지는 충분할 것으로 보인다.
토스뱅크는 출범과 함께 공격적인 영업에 나섰다.
우선 최저 2.76%에서 최고 연 15.00%의 폭넓은 신용대출 금리를 제공하고 있다. 제2금융권 데이터와 토스 사용자 동의를 거친 통장 이용내역, 가맹점 결제정보 등 비금융데이터를 활용해 실제 상환능력을 검증할 수 있는 고유의 신용평가모형 TSS(토스 스코어링 시스템)를 자체 구축했다.
토스뱅크는 TSS를 활용하면 기존 신용등급 4등급 이하인 경우에도 1~3등급까지 편입될 수 있는 기회가 있다고 분석했다. 업권 구분없는 신용데이터와 비금융 대안 데이터를 고루 분석해 중저·신용자의 대출상환능력을 정교하게 평가할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1금융권에서 대출받기 어려운 고객 중 약 30%를 상환능력이 높은 '건전한 중·저신용자'로 발굴할 수 있다고 봤다.
수십개 여·수신 상품을 제공하는 은행과 달리 단일 수신·여신·카드에서 각각 하나씩의 상품만 제공하는 것도 차별점이다. 다양한 상품을 놓고 고객이 고민하지 않고 가장 단순한 형태로 상품을 설계해 MZ세대 입맛을 저격한 것도 강점이다.
토스뱅크는 실적과 무관하게 월 최대 4만6500원 캐시백을 지급하는 체크카드를 한시적으로 출시했다. 본격적으로 신용카드 직접 발급 사업을 할 수 있도록 라이선스 획득 준비에 나섰다. 은행 여신상품뿐만 아니라 신용카드에서 파생되는 여신상품을 확장하고 편익을 제공하겠다는 계획이어서 추후 새로운 성장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약점과 위협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실수요자에 대해서도 대출 총량규제에 예외를 두지 않겠다는 의지를 거듭 밝히면서 토스뱅크 신용대출 서비스도 영향을 받고 있다.
토스뱅크는 당초 금융당국으로부터 올 연말까지 대출총량 5000억원을 넘지 않도록 지도받았다. 서비스 출범 단 며칠 만에 대출 실행이 2000억원 규모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나 대출 서비스 중단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통상 은행은 대출에서 발생한 이자 수익으로 고객의 예·적금 이자를 제공한다. 만약 대출실행이 일찌감치 중단되면 이 같은 구조에 문제가 생길 소지가 있다.
대출이 은행 상품의 꽃이라는 점에서 대출 서비스가 중단되면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는 속도에도 제동이 걸릴 수 있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는 간편한 비대면 대출 프로세스와 낮은 금리로 초반 인기몰이를 했다. 토스뱅크가 출범한 지 얼마 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초기 시장 확대에 위협이 될 만하다.
올 연말까지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을 34.9%로 설정하고 추후 40%를 상회하는 수준으로 지속 확대하겠다는 목표도 실제 지켜지는지 좀 더 두고봐야 한다. 인터넷전문은행은 중금리 대출 확대를 목표로 출범했지만 사실상 실패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토스뱅크가 챌린저뱅크 의의를 제대로 살리는지 지켜봐야 한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