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118년 만에 완성한 피카소 미공개 누드화

피카소가 ‘맹인의 식사(The Blind Man’s Meal, 1903)’로 덮어버린 누드화가 118년 만에 AI를 통해 완성됐다.

AI 미술복원업체 옥시아 팔루스는 분광영상, 인공지능(AI), 3D 프린팅 기술을 결합해 예술가들이 덧칠해버린 미공개 작품을 복원하고 있다. 옥시아 팔루스는 2010년 엑스레이 형광 투시(XRF) 영상 중첩에 의해 찾아낸 피카소 미공개 작을 최근 완성해 공개했다.

피카소는 1901년 겨울부터 그림을 청색으로 표현하며 가난하고 고통받는 인간의 우울한 이미지를 그려냈다. 친구의 죽음과 스페인 여행에서 부분적으로 영감을 받았다. 이 분위기는 1904년까지 이어져 피카소 ‘청색 시대’라고 불린다.

맹인의 식사는 파블로 피카소의 청색 시대를 대표하는 작품으로, 청년 시절 피카소가 겪은 슬픔, 가난 등이 드러난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이 작품은 몸을 웅크리고 있는 여성 스케치 위에 덧칠 돼 완성됐다. 엑스레이가 찾아낸 여성의 누드화는 ‘외롭게 웅크린 누드(The Lonesome Crouching Nude)’로 이름 지어졌다.

그림 위에 다른 그림을 덮는 것은 예술가들 사이에서 흔히 일어나는 일이다. 조지 칸 옥시아팔루스 창립자 겸 UCL 물리학자는 “가난한 청년 파블로는 미술 재료가 비쌌기 때문 마지못해 전 작품 위에 ‘맹인의 식사’를 그렸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외롭게 웅크린 누드는 피카소의 다른 작품에도 모습을 드러낸 적 있다. 같은 시기 제작된 ‘인생(La Vie)’ 작품 가운데 같은 여성을 모델로 한 것으로 예상되는 그림이 있다. 칸 창립자는 “피카소는 스케치 중 몇 가지에 드러난 이 여성에게 호감을 가졌을지도 모른다”라고 말했다.

옥시아 팔루스는 먼저 XRF 영상과 영상 처리 소프트웨어를 활용해 그림 밑바탕 골격을 제작했다. 이후 AI를 활용해 당시 피카소 작품의 유사한 붓질을 적용해 그림을 채웠다. 완성된 그림은 3D 프린터를 이용해 캔버스에 찍어내 실제 유화처럼 보이게 만들었다.

파블로 피카소가 그리고 옥시아 팔루스가 완성한 ‘외롭게 웅크린 누드’는 13일(현지시각)부터 온라인 MORF 갤러리에 공개될 예정이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