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GM과 볼트EV 리콜 비용 합의"…1조4000억원 부담

2020년형 볼트EV
2020년형 볼트EV

약 1년간 이어진 GM 볼트EV 리콜 사태 관련 LG가 총 리콜 금액의 60%가 넘는 1조4000억원을 부담키로 합의했다. LG전자와 LG에너지솔루션은 리콜 악재를 원만히 해결하면서 전장사업 강화와 상장 등 추후 계획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는 분석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LG전자, 제너럴모터스(GM)와 전기차 볼트 화재 리콜 관련해 분담금 합의를 원만히 종결했다고 12일 밝혔다.

리콜 관련 비용은 LG에너지솔루션과 LG전자가 약 1조4000억원을 부담한다. 양사는 정확한 과실 비율이 확정될 때까지 합리적 추정 원칙에 따라 총 예상 비용 중간값인 7000억원을 회계 충당금으로 설정했다.

지난해 11월 GM은 LG가 공급한 리튬이온배터리를 사용한 볼트EV에서 화재가 잇따르자 2017~2019년식 모델 6만8600여대에 대해 리콜을 결정, 소프트웨어(SW) 업데이트를 진행했다. 그러나 올해 들어 업데이트를 마친 볼트 EV에서도 화재가 발생, 지난 7월 추가 리콜을 결정했다. 이후에도 GM과 LG는 리콜 대상에 2019~2022년형 모델 7만3000여대를 추가한다고 지난 8월 발표했다. 관련 비용은 1차 리콜에서 약 8억달러(약 9255억원), 2차 10억달러(1조1569억원) 등 약 2조1586억원에 달했다.

이번 합의로 3사가 산술적으로 약 7000억원을 분담키로 한 것은 명확한 과실 입증이 어렵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모듈 과정에서 결함 등 다양한 추측이 제기됐는데, 한시적이지만 3사가 동일 비율로 리콜 비용을 분담·충당키로 합의하면서 사실상 명확한 책임 소재를 가리지는 못했다는 분석이다.

이번 합의로 LG전자는 지난 2분기 2346억원에 이어 3분기에 약 4800억원을 충당금으로 반영했다. LG에너지솔루션 역시 2분기 910억원, 3분기 6200억원을 반영했다.

1년 가까이 끌어온 볼트EV 리콜 사태가 일단락되면서 LG는 GM과 관계 정상화는 물론 전기차 분야 사업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LG에너지솔루션은 GM과 10년 이상 파트너 관계를 유지 중이다. 내년에는 양사가 미국에 합작사 얼티엄셀즈를 설립, 전기트럭용 배터리 등을 생산할 예정이다.

특히 LG에너지솔루션은 이번 사태 해결로 기업공개(IPO) 일정 연기 우려 불확실성도 해소했다. 회사 측은 “리콜 조치에 대한 제반 사항이 합의됨에 따라 일시적으로 보류된 IPO 절차를 속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LG전자 역시 미래 사업으로 꼽는 전장사업이 연말 첫 흑자 달성이 유력한 상황에서 이번 리스크 해소로 고객 확보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정용철기자 jungyc@etnews.com, 김지웅기자 jw0316@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