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금융시장에서 12일 주식, 원화, 채권이 동시에 약세를 보인 '트리플 약세'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은 이날 기준금리를 동결했으나 내달 인상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금융시장 불안 요인으로 작용하는 인플레이션 우려를 잠재우지 못했다. 특히 국제유가가 2014년 이후 처음으로 배럴당 80달러를 돌파하자 성장률이 둔화하면서 물가는 오르는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금융시장을 지배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35% 하락한 2916.38에 장을 마감했다. 장중 한때 2901.51까지 떨어지며 2900선을 위협했다. 장중 저가 기준으로는 올해 1월 4일(2869.11) 이후 최저치다.
코스닥 지수는 1.36% 하락한 940.15에 장을 마쳤다.
외국인과 기관은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서 모두 순매도를 기록했다. 코스피에서는 외국인 8243억원, 기관 1998억원을 각각 순매도했다. 외국인의 경우 지난 8월 13일 2조6989억원을 순매도한 이후 두 달 만에 최대 순매도를 기록했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외국인 1625억원, 기관 148억원을 각각 순매도했다.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보다 4.2원 올라 1200원에 육박한 1198.8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지난해 7월 24일(1198.8원) 이후 1년 2개월여만에 최고치다. 한은이 기준금리 동결을 발표한 후 오전 10시경에는 1200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한은의 11월 금리 인상 전망에 국고채 금리도 급등했다.
이날 서울 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11.4bp(1bp=0.01%포인트) 오른 연 1.815%에 장을 마쳤다.
10년물 금리는 연 2.447%로 7.3bp 상승했다. 5년물과 2년물은 각각 8.6bp 상승, 11.8bp 상승으로 연 2.135%, 연 1.655%에 마감했다. 20년물은 연 2.376%로 4.9bp 상승했다. 30년물과 50년물은 모두 5.9bp 상승해 연 2.330%와 연 2.330%를 기록했다.
이재윤 SK증권 연구원은 “국제유가를 포함한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스태그플레이션 우려 등으로 외국인 투자심리가 악화했다”며 “인플레이션 압력과 긴축 우려가 커진 가운데 한은이 기준금리를 동결하자 원·달러 환율이 장중 1200원을 돌파한 것도 외국인 수급에 부담이 됐다”고 설명했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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