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나의 순간’…국제우주정거장이 포착한 ‘붉은 우주번개’

“불과 몇 십년 전에는 존재도 확신할 수 없었던 ‘스프라이트’가 관측됐다”

음료수 이름으로 더 익숙한 ‘스프라이트(Red Sprite, 레드 스프라이트)’는 지상에 번개가 칠 때 대기권에서 관측되는 붉은색 상층 대기 번개를 나타내는 명칭이다.

지구 내부에서 번개가 칠 때, ‘뇌운’을 향해서 동시에 번개가 발생한다. 스프라이트는 대기권 상층에서 주변 질소와 상호작용하면서 붉은색 빛의 거대한 해파리 모양으로 나타난다.

ISS에서 촬영된 ‘스프라이트’. 사진=토마스 페스케 플리커
ISS에서 촬영된 ‘스프라이트’. 사진=토마스 페스케 플리커

유럽우주국(ESA) 소속 우주비행사 토마스 페스케는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촬영한 스프라이트 이미지를 플리커(Flicker)를 통해 공개했다.

2015년 ISS에서 촬영된 스프라이트. 사진=ESA
2015년 ISS에서 촬영된 스프라이트. 사진=ESA

페스케 전임자인 ESA 우주비행사 안드레아스 모겐센은 2016년 ISS에서 최초로 스프라이트를 포착한 이후 “스프라이트 사진은 매우 드물기 때문에 알려진 것이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미국 항공우주국 나사(NASA)에 따르면, 이 현상은 단 몇 밀리 초만 보이기 때문에 사진으로 촬영하기가 매우 어렵다.

페스케는 “과학자들은 불과 몇 십년 전만 해도 스프라이트 같은 발광 현상들이 실제로 존재하는지 확신할 수 없었다”며 “그러나 이제는 이 현상들이 현실적이고 우리에게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 수 있다”라고 말했다.

스프라이트는 뇌운 뒤에 숨어 있어서 수십 년 동안 환상이라고 여겨졌다. 그러나 1980년대 후반 관측 영상이 TV 프로그램을 통해 방영된 이후 스프라이트가 실제 발생한 현상임이 밝혀졌다.

스프라이트 외에도 대기권에서 발생하는 ‘일시 발광 현상(transient luminous events, T.L.E)’은 블루 제트(Blue Jet, 푸른색 바늘 모양), 엘브스(Elves, 둥근 고리 모양) 등 다양한 종류가 있다. 우주번개는 생김새에 따라 발생 원인이 각기 다르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