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국정감사]서동용 "서울대 교수 딸과 딸 친구까지 공저자 등재"

오세정 서울대 총장이 의원 질의를 듣고 있다. 사진=국회사진취재단
오세정 서울대 총장이 의원 질의를 듣고 있다. 사진=국회사진취재단

서울대 농업생명과학대학 교수가 자신의 실험실에서 연구원들이 수행한 미생물학 관련 실험 논문에 자신의 딸과 딸 친구를 공저자로 등재시키고 동료 교수에게 교신저자를 맡아줄 것을 부탁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교육부의 대학 교수와 미성년 공저자 논문의 연구부정 검증이 진행 중인 가운데, 서울대 검증대상 논문 64건 가운데 22건(34%)이 무더기 연구부정 판정을 받았다.

연구부정 논문이 가장 많은 단과대학은 의과대학으로 22건 중 9건(41%)였으며, 수의과대학 4건, 치의학대학원 2건, 약학대학 1건, 자연과학대학 4건, 농업생명과학대학 1건, 사회과학대학 1건이었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서동용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서울대 연구진실성위원회 결정문을 확인한 결과, 연구부정 판정을 받은 논문의 미성년 공저자들은 서울대 교수 자신의 자녀(4건)이거나 동료 서울대 교수의 자녀(5건) 혹은 지인의 자녀였다.

이들은 특별한 인적 관계라는 지위에서 서울대 교수 및 박사급 연구인력 전문적 지도와 국가 예산을 지원받는 서울대의 시설과 장비를 이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대 수의과대학 교수는 자신의 제자이자 현 동료 교수에게 자신의 자녀를 실험실 인턴으로 해줄 것을 부탁하고, 논문 공저자에 포함되도록 관여했다. 이들 교수들은 이 사실을 밝히지 않다가 예비조사위원회 추가 소명 요청에 이 사실을 밝혔다. 증빙자료로 제출된 것은 연구노트가 아니라 일반노트로 확인됐다.

서동용 의원은 중대한 연구부정을 저지른 교수라 해도 서울대 징계는 '경고'에 그쳤다고 지적했다.

이에 서울대는 연구윤리위반에 따른 교원 징계시효가 3년이라 대부분 징계가 불가능하나 사안의 엄중함을 고려해 '경고' 처분을 줬다고 설명했다. 결과적으로 연구부정을 저지른 교수에 대한 서울대의 사후조치는 경고 10명, 주의 3명이 전부다.

서 의원은 “연구윤리를 외면한 것은 교수들이지만, 개인의 책임을 떠나 대학이 소속 교원과 연구윤리 관리에 책무성을 더 가져야 한다”라며 “부정행위에 대한 엄정한 징계는 물론 국가연구과제참여 제한 조치 등 강력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라고 강조했다.

서 의원이 전국 40개 국립대로부터 제출받은 미성년 공저자 논문 검증 현황에 따르면, 현재까지 국립대에서만 45건의 연구부정 논문이 발견됐다. 서울대는 이중 22건으로 전체 48.8%를 차지했다. 서 의원은 사립대까지 포함하면 서울대 교수 자녀처럼 특혜를 받은 미성년자들이 훨씬 더 많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서 의원은 “연구부정 판정을 받은 미성년자들 가운데, 국내 대학에 진학한 경우 연구부정 논문을 대학 입시에 활용했는지, 대학이 학생에 대한 사후조치를 취했는지 확인 중에 있다”라고 말했다.


※서울대 교수와 미성년 공저자 연구부정 판정 논문 현황

자료: 서울대학교, 서동용의원실 재구성

[2021 국정감사]서동용 "서울대 교수 딸과 딸 친구까지 공저자 등재"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