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진흥원이 시행하고 있는 한국판 뉴딜 프로그램(비대면 서비스·산업 육성) 'K-비대면바우처플랫폼'사업이 각종 부정행위로 국민 혈세가 낭비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은 창업진흥원으로부터 'K-비대면바우처플랫폼 사업 수사의뢰 세부현황'을 제출받은 결과 공급기업 9개사가 현물, 현금 등 페이백은 물론 대리신청·결제까지 각양각색의 불법을 동원해 국고를 편취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14일 밝혔다.
수사 의뢰된 9개사는 최소 4800개사 이상에 서비스를 판매했고, 이를 통해 약 250억원의 부당 매출을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
재택근무(협업 tool), 디지털 자료 영구 보관 서비스를 제공하는 A사는 구매 대가로 수요기업에게 200만원 상당의 노트북을 제공했으며, 1000개사 이상이 해당 서비스를 이용, 50억원 이상의 수익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재택근무와 비대면 근태관리서비스를 제공하는 B사는 구매대가로 수요기업 자부담금(40만원)을 대납하거나, 70만원 상당의 노트북을 제공하고 5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렸다.
또 재택근무와 회계, 세무, 인사급여 서비스를 제공하는 C사는 대행업체를 통해 판매대행을 위탁하고 판매수수료를 지급했으며, 수요기업에게 현금(약 100만원)을 페이백으로 제공해 2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렸다.
K-비대면바우처플랫폼 사업은 기업당 400만원 범위 내에서 자부담 10%만 부담하면 화상회의, 재택근무 솔루션 등 비대면 서비스를 활용할 수 있는 사업으로 지난해 2880억원, 올해 2160억원이 투입됐다.
지난해 12월 기준 654개사가 공급사로 선정됐고, 수요기업 10만1146개사가 신청해 7만8167개사에 바우처가 지급됐으나 잘못된 설계와 관리부실로 인해 불법행위가 성행하고 있다.
창업진흥원이 부정신고센터를 통해 K-비대면바우처플랫폼 사업과 관련 부정행위 의심 사례를 신고 받고 조사를 통해 수사 의뢰 등 조치를 하고 있으나 '사후약방문'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이철규 의원은 “K-비대면바우처플랫폼 사업이 중기부와 창업진흥원의 방관 속에 일부 공급 기업들의 불법·부정행위가 판치고 있다”며 “의심 신고를 받아 사후 조치할 것이 아니라 불법·부정행위에 대한 전수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전=양승민기자 sm104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