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노비즈 20주년 특별 좌담회]제조기업의 서비스화 DX시대 핵심과제

이노비즈 인증, 미래-혁신 지향
한국 경제 체질 바꾸는 데 기여
제조업, 디지털 전환 핵심은 서비스
고객과 접점 늘리는 기업 살아남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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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총생산(GDP) 15.8%, 수출액 547억달러, 총 재직 근로자 78만1000명.'

이노비즈 기업이 한국 경제에 기여한 성과다. 2001년 처음 이노비즈 인증 제도가 도입된 이후 올해 20년 만에 이노비즈 기업 수가 2만개를 돌파할 전망이다.

전자신문과 이노비즈협회는 이노비즈 인증 20주년을 맞아 이노비즈 기업 성과를 공유하고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기 위한 '이노비즈 20주년 특별 좌담회'를 개최했다. 대·중소기업, 대학·연구소 간 기술 개발과 투자 등 다양한 성과를 창출할 수 있는 연결과 협력을 매개하는 네트워크인 개발형 혁신 네트워크(i-CON) 사업 일환으로 열렸다.

좌담회에서는 △제조업 전반에 불어닥친 스마트화 물결과 대응 방안 △디지털 시대에 대비한 이노비즈 기업 혁신 전략 △이노비즈 제도 향후 방향성 등에 대한 논의가 오갔다.

정부에서는 혁신 제조 기반 이노비즈 기업이 성장을 가속할 수 있도록 연구개발(R&D)은 물론 투자 확대와 서비스화 전환을 위한 전폭 지원에 나서기로 했다. 협회에서는 이노비즈 기업이 '부모가 기꺼이 보낼 수 있는, 일하고 싶은 기업'이 될 수 있도록 사회 인식을 바꾸는 것을 핵심 과제로 추진한다.

[이노비즈 20주년 특별 좌담회]제조기업의 서비스화 DX시대 핵심과제

[참석자] (가나다 순)

△김문선 스마트제조혁신협회 사무국장

△윤세명 중소벤처기업부 기술정책과장

△임병훈 이노비즈협회장

△임채성 건국대 교수

△지민웅 산업연구원 본부장

△사회=김승규 전자신문 벤처/유통부장

◇사회(김승규 전자신문 부장)=최근 경제, 산업구조를 보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지나오면서 포스트 코로나, 디지털 전환이 사회와 경제 화두가 되고 있다. 혁신기업 역할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올해로 이노비즈 20주년을 맞았다.

[이노비즈 20주년 특별 좌담회]제조기업의 서비스화 DX시대 핵심과제

◇임병훈(이노비즈협회장)=우리나라 장기 비전은 결국 제조강국이다. 이노비즈 시작도 제조강국으로 가기 위해서는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정부에서도 처음에는 벤처정책을 먼저 펼쳤다면 그 다음으로 나온 것이 이노비즈다. 국제통화기금(IMF) 사태를 어떻게든 극복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나온 것이 벤처기업과 이노비즈 기업이다. 벤처라는 씨앗 중에서도 정말 잘될 수 있는 씨앗을 찾자는 접근이었다. 선택과 집중으로 제조 기반 이노비즈 기업을 키워야 한다는 것이 기본 구상이었다.

이노비즈 조건은 지속 성장이 가능한 기업에 인증을 주는 것이다. 결국 그 조건이라는 건 최소한의 조직과 시스템을 갖춘 기업, R&D가 꾸준하게 되는 기업이다. 이런 요건이 갖춰진 기업이 바로 이노비즈 기업이다. 최소한 3년간 매출을 일으키고 자체적인 R&D 조직을 갖춰야 한다.

그렇게 시작한 인증이 벌써 20년이 됐다. 올해 인증 기업이 2만개를 돌파한다. 저희가 총력을 다하고 있다. 물론 무조건 수를 늘리는 것은 능사가 아니다. 2만개를 기준으로 자연스럽게 도태되거나 성장하는 기업을 판별해 우리나라를 키울 수 있어야 한다. 잘하는 기업에 정부가 선택과 집중을 계속해 지원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사회=정부에서 보는 그간 이노비즈 성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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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세명(중기부 기술정책과장)=창업·벤처기업과 중견기업 사이에 이노비즈 기업이 위치하고 있다. 창업·벤처기업 성장 가교 역할이자 혁신형 벤처기업으로서 가장 중요한 역할이다. 전략 목적 R&D도 가장 열심히 하는 기업군이다. 특히 소재·부품·장비 강소기업에서 이노비즈 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91%다. 일본 수출규제를 극복하는 데 가장 선도적 역할을 해줬다고 볼 수 있다.

코로나 이후에도 국가 성장 동력 마련 차원에서 이노비즈 기업 역할과 중요성은 더욱 커질 것이다. 총 매출 292조원, GDP 비중 15.8%, 수출액이 547억달러에 이른다. 한국 중소기업 총 수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국가 경제를 견인하고 있다. 창업단계에서 도약단계로 넘어가는 스케일업을 사실상 이노비즈가 주도한다. 경제 성장 측면에서 가장 중요한 책무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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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채성(건국대 교수)=일반적으로 제도가 나온 뒤에 협회가 따라오는데 이노비즈는 조금 다르다. 인증과 협회가 함께 발전했다는 점이 독특한 측면이다.

내용도 여타 인증과는 다르다. 인증 항목에 세계에서 선도적으로 수행하고 있는 진단 도구가 반영돼 있다. 기업이 어떻게 혁신을 해야 하는지가 이미 담겨 있는 셈이다. 이노비즈 이전에는 없던 방식이다. 제도와 연결돼 상생한 것이 지금의 결과다. 선도적인 모델을 보여준 긍정적인 사례다.

[이노비즈 20주년 특별 좌담회]제조기업의 서비스화 DX시대 핵심과제

◇김문선(스마트제조혁신협회 사무국장)=기술력을 바탕으로 경쟁력을 갖춘 업체가 이노비즈 기업이다. 이노비즈 기업이 대부분의 기업과 산업의 하부구조를 받치고 있다. 과거에는 추격·모방형 경제였다면 이노비즈 인증 도입으로 한국경제 체질도 미래 지향적·혁신 지향적으로 패러다임 전환하는 결과가 있었다.

이노비즈를 거쳐 간 기업만도 3만8000개다. 이미 여러 성과를 거뒀고 크게 성장했다. 기술 혁신으로 국가 경쟁력을 높이고 새로운 기준을 만들었다는 데 성과가 있다.

◇사회=실제 이노비즈 기업 대부분은 제조 기반이다. 제조업 스마트화, 정부가 추진하는 제조혁신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이노비즈 20주년 특별 좌담회]제조기업의 서비스화 DX시대 핵심과제

◇지민웅(산업연구원 본부장)=스마트 제조혁신이 무엇인지부터 이야기해야 한다. 정보통신기술(ICT)을 제조업과 접목해 생산 기획부터 판매까지 바꾸는 것이다. 결국에는 수요 맞춤형으로 수요까지 견인할 수 있는 것이 이상향이다.

정부가 스마트공장 3만개 보급을 목표로 정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이상향까지는 갈 길이 멀다. 스마트공장 구축 기업 대부분이 여전히 공정 일부만 적용하고 있다.

성과 역시 잘 들여다봐야 한다. 스마트공장 도입으로 성과를 본 기업은 기업간(B2B) 비즈니스를 하고 하도급을 하지 않는 기업이다. 결국 제품 혁신으로 먹거리를 창출하는 기업이기 때문에 가능하다. 이미 하도급 기업은 스마트공장 도입 이전에도 불량률 제거에 많은 공을 쏟았기 때문이다.

◇임병훈=스마트팩토리라는 말을 많이 쓰지만 시작은 독일 인더스트리4.0 정책이었다. 중국이라는 거대한 공장이 세계 제조업을 모두 삼키면서 전통 제조강국인 독일을 중심으로 살아남기 위해 도입된 개념이다.

지금 공급자 중심 경제는 수요자 중심 경제로 바뀌고 있다. 우리가 알고 있는 공급사슬 중심 가치가슬이 소비자 중심 가치사슬로 바뀌게 된 것이다. 이런 변화가 ICT 변화와 결합된 것으로 봐야 한다.

소비자 중심 가치 사슬 체제로 환경이 바뀌면서 대기업의 공급망 안에 있던 중소기업, 특히 제조업이 갈 길을 잃었다. 예전에는 좋은 R&D는 전부 연구소에서 나왔다. 하지만 이제 좋은 아이디어가 전부 시장에서 나온다. 지금 살아남는 기업은 시장, 고객과 접점을 만든 기업이다.

대기업처럼 플랫폼에서 경영하는 기업만 잘 되고 있다. 공급망 내부에 있는 기업은 모두 갈 길을 잃었다. 플랫폼을 통해 고객 접점을 찾았느냐 아니냐 여부가 승부를 가른다.

스마트화는 글로벌 진출과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스마트공장에 디지털 트윈기술 적용을 통해 외국에 진출해 생산관리와 생산물을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모니터링하는 게 가능하다. 수요에 따라 생산을 조절해 과잉 생산을 막을 수도 있다. 자원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일에도 도움이 된다.

◇사회=디지털 전환 역시 과제다. 특히 전통 제조기업에 도전이면서 기회도 될 수 있다.

◇임채성=디지털 전환은 결국 고객과 연결하는 것이다. 제조업을 서비스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사실 기업 경영은 결국 돈을 벌기 위해 하는 것이다. 디지털 전환도 마찬가지다. 고객 지향으로 무엇을 해야 하는가를 고민하는 것이다. 고객과 연결된 환경이 있다면 이제는 돈을 벌면 되는 것이다.

지금 우리 스마트공장 보급이 성과가 나오지 않는 가장 큰 이유가 결국 공장 내부만 바라보기 때문이다. 세계경제포럼의 등대공장 프로젝트 역시 공장을 어떻게 바꾸느냐다. 지난해 인터엑스라는 컨소시엄이 'IIC(Industrial Internet Consortium, 산업 인터넷 컨소시엄) 테스트 드라이브'에 선정됐다. 제조업에서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신제조 서비스가 들어오고 있다. 기업 간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에도 변화가 중요하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먼저 고민해야 한다.

이노비즈 기업이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4.1%다. 하지만 수출 환경이 바뀌고 있다. 인터넷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제품이 동시에 판매되고 있다. 디지털 전환 핵심은 연결된 사물(connected things)이다. 이걸 토대로 기존 비즈니스 모델을 바꾸는 것이다.

우리 제조업이 범선이라면 이런 신제조 서비스는 바람이다. 우리에게는 역풍이다. 범선에는 역풍을 맞으면서도 올라가는 방법이 있다. 우리에게 받는 운항기법을 고민해야 한다는 의미다.

◇김문선=스마트화에 대한 수요는 늘 있었지만 코로나19가 발생하면서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었다. 특히 제조업은 준비가 안 돼 있다. 예측도 불가능하다 보니 제조 현장에서 디지털 격차가 극단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고객 접점이 없는 중소기업은 점점 어렵고 접점이 있는 스타트업은 점점 잘 된다. 그래서 너도나도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로봇을 도입한다. 스마트팩토리 역시 이런 기술을 하나로 통합해 생산성을 올릴 수 있는 도구로 봐야 한다.

이런 변화가 공급망의 디지털화도 촉진하게 될 것이다. 핵심자원은 국내에 두고 생산기지를 원격으로 조정하는 움직임이 강화될 것이다.

재고 관리 문제도 있다. 과거에는 재고를 비용 축소 측면에서 줄였는데 이제는 코로나로 인해 공급망 통제가 어려워지면서 완제품을 쌓아두려는 움직임이 늘고 있다. 이제는 20% 쌓던 재고를 30~40%까지 늘리는 걸 검토하고 있다. 증가하는 재고 비용과 물류비용도 함께 고민해야 할 과제다.

◇지민웅=아직 우리는 기업 내부의 스마트화에만 집중하고 있다. 고객과 연결은 아직 멀었다는 것이다. 특히 한국 제조업은 아직까지 B2B 그리고 하도급업체가 많다.

기존 하도급에서 벗어나 독립적이어야 하는데 여전히 고객 접점을 찾기 힘들다. 커넥티비티까지 가는 과정에 관심을 더욱 가져야 한다.

지금 같은 디지털전환 시대에서는 글로벌 가치사슬이 중요해진다. 이제 더 이상 개별 기업 경쟁력이 아니다. 가치사슬 단위의 경쟁력 승부다. 고객과 연결 여부가 더 중요해지기 때문이다. 결국 디지털화를 통해 더 많은 정보를 얻고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핵심이다. 계속 하도급 업체를 할 것이냐, 말 것이냐. 이런 부분이 디지털 격차를 가져오게 될 것이다.

◇사회=개별 기업 차원에서 대응할 방안이 있다면

◇지민웅=4차 산업혁명 진전, 글로벌 밸류체인 확대 및 글로벌 경쟁 심화, 수요 맞춤형 생산으로의 패러다임 전환 과정에서 제조업의 디지털 전환이 세계적으로 가속화되고 있다.

혁신 조류에 편입하는 기업과 그렇지 못한 기업의 디지털 격차는 커질 수밖에 없다. 개별 기업 입장에서도 위기인 동시에 경쟁력 제고의 기회다. 예컨대 내연기관 자동차 소멸, 탄소중립으로 대표되는 각종 (환경)규제, ESG 등 현재의 대전환기 양상도 기업 간 격차를 심화할 것이다. 반대로 이런 조류에 무리 없이 편입하는 기업은 경쟁력 제고에 기반한 비약적인 성장의 기회가 될 수 있다.

상대적으로 우수한 기술력 및 혁신을 도모하는 기업이라도 국내시장에 안주하지 않고 글로벌화 등을 통해 납품처 다변화를 꾀할 때 진일보한 혁신을 달성할 가능성이 크다.

◇김문선=혁신은 경제 성장과 발전의 주요 동인이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비즈니스 비대면화가 급격히 진전되면서 디지털 기술을 적극적으로 잘 활용한 기업은 성공하는 반면에 그렇지 못하거나 늦어지는 영세 제조업자는 어려움에 처하게 된다.

특히 디지털 기술에 대한 빠른 적응과 새로운 기술 트렌드를 적극 도입하면서 글로벌 시장 진출에 전력을 기울여야 할 시점이다.

◇사회=새로운 혁신 전략이 필요하다는 데 모두가 동의한다. 정부와 기업 역할을 좀 더 세밀히 이야기해보자

◇윤세명=제조업의 서비스화로 대표되는 여러 과제가 있다는 것을 안다. 기업 입장에서는 피보팅(Pivoting:사업 아이템의 전환)과 연결, 협업에 대한 필요가 커질 수밖에 없다.

정부 주도로 가는 것은 불가능하다. 시장 자율성이 더 커져야 한다. 정부는 빠른 변화 속도를 따라가기 어렵다.

그간 스타트업 중심 지원이 많았다. 앞으로는 스케일업에 더욱 비중을 두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스케일업 성장의 핵심 기업군이 어딘지를 보면 결국 이노비즈 기업군이다. 이노비즈는 성공 경험이 있는 스타트업이다. 자생력을 갖췄다는 의미다. 우리나라 세계 1등 분야 900개 가운데 300개가 이노비즈 기업이다. 세계 일류를 만들어 본 경험이 있는 기업이다. 이런 기업이 피보팅할 수 있도록 정부에서도 유연하게 지원할 수 있는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

이런 관점에서 인수합병(M&A)과 스마트화 지원도 중요하다. 앞서 범선의 예를 들었는데 역풍에도 나아갈 수 있는 방법이 M&A나 피보팅 그리고 협업이다. 시장과의 접점을 더욱 높여 주는 정책을 고민한다.

투자시장과 연계도 숙제다. 10년 전까지만 해도 우리나라 투자 40%는 제조시장이었다. 이제는 10% 초반 밖에 안 된다. 투자 시장에서 제조업에 매력을 느끼지 못한다는 이야기다. 단시일에 큰 돈을 벌기 어렵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이런 부분에서 관심이 더욱 많아질 수 있도록 생태계를 조성해 나가겠다.

◇임병훈=제조업체를 서비스화하는 것이 회장으로서 목표다. 선진국이 되면 서비스업 비중이 높아진다고 하지 않나. 하지만 우리는 제조강국이다. 제조기업을 서비스업처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대기업과 플랫폼에 의존도가 높다. 이노비즈 기업·제조기업이 삼삼오오 모여 서비스 플랫폼을 만들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가치사슬 클러스터라는 개념을 시범적으로 이노비즈기업이 도입해 보려 한다. 정부와 협회가 힘을 합치면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다. 중소기업이 자신만의 시장 없이 대기업이나 플랫폼에 의존해서는 제조업이 버티기 어렵다.

◇지민웅=시장 실패 영역이 어디인지를 정부가 명확하게 찾는 것이 중요하다. 정부가 그 부분을 해결하지 못하면 시장 실패는 결국 모두 기업에 비용으로 돌아온다. 스케일업이라는 목표도 좋지만 그 부분만 봐서는 다른 것을 보기 어렵다.

독일처럼 민간과 정부가 함께 가야 한다. 인더스트리4.0이 마치 국가 정책으로 여겨지지만 사실은 민간과 함께 만든 것이다. 소통과 합의를 거쳐 나온 결과물이다. 실현 가능한 결과와 로드맵을 함께 고민해야 한다. 이노비즈협회가 정부와 함께 적극 소통할 수 있는 창구가 돼야 한다.

◇김문선=우리나라 창업 활성화에 벤처가 중심 역할을 했다면 혁신성장의 스케일업 시기에는 이노비즈가 핵심적인 전문기능을 할 수 있다. 그동안 이노비즈는 중소기업과 스타트업 성장 사다리 역할을 수행했다. 선진국 수준의 산업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서 스케일업 과정은 정부보다는 이노비즈협회와 같은 민간이 주체가 돼 기술혁신 생태계가 제대로 이루어지는 것이 바람직하다.

◇임채성=커넥티비티, 연결 문제를 해결해줘야 한다. 이건 개별 기업보다는 단체가 할 수 있는 일이다. 빠르게 움직여야 하기 때문에 정부 단독으로 가기도 어렵다.

기업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 현재 기업 간 연결, 고객과 연결을 활용한 제조 경쟁력 강화가 가장 중요하다. 가장 필요한 것은 정부보다도 기업 공동 그룹으로 움직이는 민간단체 역할이 중요하다.

민간단체가 우선 해야 할 일은 원활한 연결이 가능하도록 기업끼리 테스트베드를 만들어 보고 파트너십을 맺어가는 빠른 공동 대응 체제를 주도하는 단체가 필요하다.

◇윤세명=정부가 시장 실패 영역을 잘 살펴야 한다는 데 전적으로 공감한다. 하지만 정부 실패 역시 최소화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결국 생태계와 교감을 많이 하는 것이 중요하다.

제조업의 서비스화와 관련해서는 투자시장과 협업이 더욱 진전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간 이노비즈 기업에 대한 지원을 살펴보면 금융 지원이 대부분이고 나머지는 R&D 지원이다. 이노비즈 기업군에 투입되는 R&D 자금만도 1조원이 넘는다. 우선 R&D를 얼마나 혁신적으로 잘 가동하느냐가 상당히 중요하다. 정부 R&D 지원 구조가 물론 빠르게 변화하는 환경을 따라가지 못한다. 1년에 한 번 선정하고 1년에 한 번씩 기획하고 이렇게 해서는 시장 흐름과 맞추기가 어렵다. 정부 R&D의 구조적 한계가 점점 커지고 있다. 이런 부분을 인식해 혁신하려 하고 있다.

그래서 추진하는 것이 지난 8월 시작하는 투자형 R&D다. 출연 방식이 아니고 지분 투자 방식으로 매칭펀드처럼 지원한다. 민간 속도와 자율성에 맡기는 것이다.

특히 제조업과 하드웨어 기업에 벤처캐피털(VC) 투자가 저조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집중 투자하는 방식을 생각하고 있다. 이런 방식으로 스케일업을 지원할 수 있을 것이다. 아마 이런 지원 제도의 주요 대상은 이노비즈기업일 수밖에 없다. 제조기업에 투자하는 VC에도 좋은 영향을 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기업 성장을 거론할 때 주로 유니콘을 이야기한다. 유니콘 기업 면면을 보면 주로 커머스 분야 또는 게임 같은 서비스 영역이다. 그나마 제조업 기반 유니콘이라면 화장품이나 바이오 분야가 전부다.

앞으로 제조업 분야 유니콘이 많이 나오기를 기대한다. 물론 유니콘 기준이 비상장 상태로 기업가치 1조원을 넘겨야 하는 것이니 쉽지 않다. 꼭 유니콘 기준이 아니더라 기업가치가 높은 하드웨어 기반 기업이 성공 모델이 될 수 있게끔 만들어 가겠다.

◇사회=이노비즈 인증제도 도입 20년 됐다. 협회의 다음 목표가 있다면

◇임병훈=스케일업이라는 표현은 다른 어떤 기업보다 이노비즈에 어울리는 표현이다. '이노비즈라는 인증만 보고 취업하면 큰 걱정은 없다'라는 말이 나올 수 있는 문화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취업하고 싶은 이노비즈'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이노비즈 기업 수도 2만개를 유지할 생각이다. 자연 감소하는 수에 대해서만 추가로 인증을 받아 올라올 수 있도록 생각하고 있다. 만일 이노비즈기업 2만개 가운데 도산하는 기업이 생긴다면 '이건 정말 경제 상황에 문제가 있구나'라는 것을 느낄 수 있게끔 내실화하겠다.

사진=박지호기자, 정리=

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