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호의 미리 가 본 미래]<1>검색이라고 다 같은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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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검색이 일상이 된 지는 이미 오래됐다. 이 때문에 최근 사람들이 어떤 단어를 검색했는지는 단순히 여론 향방을 알아보려는 범주를 넘어 많은 기업에 소비자 기호를 알아내는 주요한 힌트로 여겨진다. 하지만 개인용컴퓨터(PC)로 대표되는 인터넷 시대의 검색 결과와 스마트폰이 본격적으로 보급된 후 검색 결과가 전혀 다른 양상을 보인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은 듯하다.

스마트폰 보급이 보편화되면서 우리에게 검색 내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소통은 일상이 됐다. 물론 인터넷이 보급된 이후 검색과 인터넷 댓글을 통해 많은 소통이 이뤄지곤 하지만 24시간 상시 전개되지는 못했다. 그러나 스마트폰으로 인해 언제 어디서나 자신이 궁금한 내용은 바로 검색하고 인터넷상 여러 정보에 대해 바로바로 소통할 수 있게 됐다. 당연히 그 과정에서 자연어처리 대상이 극적으로 팽창하기 시작한 것이다.

스마트폰 검색 내용이 크게 주목받게 된 이유는 더 있다. 그것은 여론을 주도하는 사람이 누구인지를 개별적으로 파악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이다. 실생활 속에서 우리가 내리는 의사결정은 사실 누군가의 의견에 크게 영향을 받는 경우가 많다. 직장 상사 의견이 직장 후배 의견보다는 더욱 중요할 수밖에 없다. 생면부지 사람의 의견보다는 평소 안면이 있는 사람 의견이 더 중요할 수밖에 없고 타지 사람보다는 동향 사람 의견이 더욱 중요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스마트폰이 보급되기 전 PC를 중심으로 소통하던 시절에는 인터넷상에서 취합한 자연어처리 대상은 모두 동급의 가중치로 처리할 수밖에 없었다. 개별적인 구분이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물론 PC 중에는 특정 개인이 전적으로 사용하는 경우도 있지만 가족이 함께 사용하는 PC, 학교, 도서관 등 공공장소에 비치된 공용 PC 등도 많다. 이러한 상황에서 특정 PC에서 취합된 정보를 특정 개인의 정보로 분류할 수 없었다.

하지만 스마트폰이 보급된 이후 상황이 달라졌다. 스마트폰을 통해 웹상에 남긴 자연어는 철저히 개인 단위로 수집, 분류, 처리가 가능하다. 이 때문에 어떤 사람이 여론을 주도하고 있는지, 이로 인해 어떤 사람들이 영향을 크게 받았는지를 개인 단위로 분석해 파악할 수 있게 됐다.

스마트폰에서 수집되는 자연어처리 대상이 PC와 달리 철저히 개인 단위로 분류할 수 있는 대상이라는 사실은 취합되는 자연어 내용에서도 명확히 드러난다. 그것은 PC에서 검색되는 단어에 비해 스마트폰에서 검색되는 단어가 지극히 개인적인 범주의 내용이 훨씬 많다는 점에 기인한다. 이러한 현상은 우리 일상생활만 돌아보더라도 쉽게 이해가 가능하다. 우리가 스마트폰으로 검색하는 내용은 교통수단을 확인하고자 할 때, 가까운 음식점, 주자창 등을 확인하고자 할 때, 오늘 가장 핫한 뉴스를 검색하고자 할 때와 같이 일상생활 속에 소소한 내용들을 검색할 때 주로 사용한다.

이에 반해 PC를 사용해 검색하는 내용은 이러한 일상의 친숙한 내용과는 거리가 멀 때가 많다. 회사 업무를 수행하거나, 숙제를 하거나 연구를 수행할 때와 주로 PC를 활용해 검색을 한다. 이러한 내용들은 일상생활과 무관한 내용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PC에서 도출된 자연어를 분석하는 것은 개개인별 마케팅 전략 수립 및 판매 전략 수립에 커다란 도움이 안 되는 경우가 많다.

지금 현재 누군가의 검색어를 활용해 경영 전략을 수립하고자 하는 기업이 있다면, 검색 결과라 해서 다 같은 것은 아니라는 점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박정호 명지대 특임교수
박정호 명지대 특임교수

박정호 명지대 특임교수aijen@mj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