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의료법 개정 움직임은 매우 제한적이지만 원격의료 문제를 풀어간다는 데 있어 의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시적 전화진료 허용 이후 검증이 이뤄진 데다 허용 대상을 의원급, 재진으로 제한한다면 의료계에서 우려하는 문제는 없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박현애 한국원격의료학회(KTS) 회장(서울대 간호대학 교수)은 최근 의사와 환자 간 비대면 진료를 허용하는 내용의 의료법 개정 움직임에 찬성 입장을 밝히며 이같이 말했다.
원격의료학회는 국내 최초로 원격의료를 다루는 연구회로 지난 3월 창립해 정식 학회로 출범했다. 원격의료 정의도 명확하게 정립되지 않은 채 찬반 논쟁만 벌어지는 국내 상황에서 원격의료 개념과 용어를 학문적으로 정립해 발전적인 논의를 이끄는 것을 목표로 설립됐다. 초대 회장을 맡은 박현애 교수는 세계의료정보학회 회장과 대한의료정보학회 회장을 역임한 의료 정보화 분야 전문가다.
박 회장은 “학회에는 의료인도 참여하고 있으며 의사단체와 부딪히기보다 학술세미나를 통해 국내외 원격의료 현황을 살피고 이를 정확하게 알리는 역할을 하려고 한다”면서 “디지털치료제(DTx), 공공의료 분야 원격의료 등 다양한 주제로 세미나를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학회는 최근 강병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의사와 환자 간 원격모니터링 허용을 골자로 하는 의료법 개정안에도 의견을 냈다. 국회에 전달한 의견서에서 “원격의료학회 임원들은 의료법 개정 요점별로 대체적으로 찬성한다”면서 “부족한 부분은 있지만 일단 원격의료를 시작할 수 있도록 첫발을 딛는다는 차원에서 중요한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박 회장은 “이번 법 개정에서 대상을 재진으로 한정하고 허용되는 질병을 제한하며 시행 의료기관도 의원급으로 제한한 것은 우리나라 현실을 잘 반영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한된 질병, 재진, 의원급에 한해 원격모니터링뿐 아니라 영상통화를 통한 진단, 처방까지 허용하는 것을 포함할 것”을 제안했다.
최혜영 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의료법 개정안에 관해서는 원격모니터링 허용 방안을 담은 강 의원 발의안보다 허용 범위가 좀 더 넓어지고 그동안 모호했던 원격진료의 개념을 정의했다는 점에서 진일보된 것으로 평가했다. 기술 발전으로 스마트폰 등으로 충분히 비대면 진료가 가능해진 만큼 의료법에 포함된 원격진료시 필요한 장비 규정은 폐지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봤다.
정현정기자 iam@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