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호 개발은 그야말로 걸음마부터 시작됐다. 아무도 알려주지 않는 종합 기술을 처음부터 하나하나 확보했다. 이 과정에서 앞서 러시아와 공동 개발한 나로호 기술 개발 등 경험이 소중한 자산이 됐다. 75톤급 엔진은 첫 연소 시험에 실패한 이후 무려 12번이나 설계를 바꾼 끝에 최종 완성되는 등 시행착오 또한 성공의 밑거름이 됐다.
누리호 개발사업이 시작된 때는 나로호 2차 발사가 진행된 2010년 3월이다. 그해 한국형발사체 개념설계를 완료하고 이듬해 한국형발사체 사업단이 본격 활동을 시작했다. 제4회 국가우주위원회에서 발사체 개발계획(2010∼2021년)을 확정, 누리호 개발의 밑그림이 완성됐다.
2014년 1월 한국형 발사체 총조립기업으로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선정됐다. 3월엔 3단엔진 적용 7톤급 액체엔진 연소기의 지상 연소시험에 성공했다. 7월, 핵심 설비인 75톤급 액체엔진의 개발을 위한 터보펌프 실매질 시험설비와 연소기 연소 시험설비가 구축됐다. 10월 첫 연소기 시험이 진행됐지만 75톤급 액체엔진 연소불안정 현상으로 실패했다.
이듬해 7월, 발사체 예비설계, 엔진 시험설비 구축, 7톤급 액체엔진 조립 및 점화·연소시험을 마쳤다. 8월엔 발사체 및 엔진 상세설계가 이뤄졌고 75톤급 액체엔진 개발 등 2단계 개발단계 진입했다. 2016년 5월, 75톤급 액체엔진이 1.5초간 안정적으로 연소했다. 한 달 뒤 75초간, 7월엔 147초 동안 연소에 성공하면서 기술 신뢰도가 빠르게 개선됐다. 이 성과를 바탕으로 75톤급 액체엔진 2호기 연소시험도 시작됐다. .
2018년 3월엔 한국형발사체 인증모델(QM)을 완성하고 종합연소시험을 시작했다. 넉 달 뒤 한국형발사체 인증모델 종합연소시험에서 154초동안 엔진이 연소, 성공 판정을 받는다. 9월엔 한국형발사체 이름을 '누리'로 확정했고 11월엔 151초간 엔진 시험발사체 연소에 성공했다.
올초엔 누리호 인증모델(QM) 300톤급 1단부의 연소시험에 연이어 성공했다. 1~2차 연소시엄에서 각각 30초, 101초 연소했고 1단부 종합연소시험에선 총 125.5초간 안정적으로 연소했다
지난 6월 누리호 3단형 인증모델 발사대 인증시험을 완료했고 8월엔 누리형 3단형 비행모델(FM) 마지막 점검(WDR)을 마쳤다. 같은 달 제20회 국가우주위원회에서 누리호 발사 계획서가 심의·확정됐다.
최호기자 snoop@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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