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석유공사와 에퀴노르, 한국동서발전이 추진하는 '동해1 부유식 해상풍력'이 전기위원회 발전사업 허가 획득에 실패했다. 전기위원회는 주민 수용성을 확보한 후 재심의하겠다고 밝혔다. 주민 수용성이 비교적 높다고 평가받는 부유식 해상풍력도 난관에 봉착한 모양새다.
21일 에너지 업계에 따르면 전기위원회는 지난 15일 열린 회의에서 동해1 부유식 해상풍력 발전사업 허가를 보류했다.
전기위원회는 “관할 지자체 의견 등을 고려할 때 지역수용성 제고를 위하여 울산광역시와 협의해 주민설명회 등을 개최한 후 재심의가 필요하다”고 허가 보류 사유를 설명했다. 주민수용성 문제를 해결하기 전에는 발전사업 허가를 할 수 없다는 의미다.
동해1 부유식 해상풍력 사업은 석유공사와 동서발전, 에퀴노르 컨소시엄을 맺고 추진하는 사업으로 울산항 동쪽 58㎞ 해상에 200㎿급 부유식 해상풍력을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2018년 풍황 계측기인 '라이다(LiDAR)'를 설치해 1년 이상 풍황 데이터를 수집했다. 지난 5월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실시한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하면서 사업성도 인정받았다.
부유식 해상풍력은 터빈을 해저 지반에 고정된 기초 위에 설치하는 고정식 해상풍력과 달리 부유체에 터빈을 설치해 운영한다. 50~60m 이상 깊은 바다에도 설치 가능해 먼 바다 우수 바람 자원을 활용할 수 있다. 입지 제약에서 자유로워 주민 수용성 확보에도 용이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하지만 울산 지역 주민들이 동해1 사업에 강하게 반대하면서 부유식 해상풍력도 주민 수용성 문제가 불거졌다. 석유공사에 따르면 현재 동해1 부유식 해상풍력 사업에 반발하는 위원회는 총 5개다. 석유공사는 울산광역시가 주도해 사업자와 어민 등이 참여하는 민간협의체에서 주민들과 협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익공유제 등 주민들과 수익을 나누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김동섭 석유공사 사장은 지난 15일 열린 국감에서 “현재 (동해1 부유식 해상풍력 사업에 반대하는) 제일 큰 위원회는 합의를 했는데 나머지 4개 위원회가 (새로) 생겼다”면서 “(주민수용성을 확보하기 위해) 이익공유제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동해1 부유식 해상풍력 주민수용성 확보에 따라 향후 우리나라 부유식 해상풍력 발전단지 확산 여부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울산광역시는 2030년까지 총 6GW 규모 부유식 해상풍력 발전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산업통상자원부가 2030년까지 구축하겠다고 밝힌 해상풍력 12GW의 절반에 달한다. 현재 석유공사와 에퀴노르 등이 참여하는 컨소시엄을 포함해 총 5개 컨소시엄이 각각 부유식 해상풍력 발전단지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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