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만명의 팔로워를 보유한 글로벌 인플루언서 A는 직원과 촬영시설을 갖춘 사업자임에도 사업자 등록을 하지 않고 여러 기업들로부터 뒷광고를 받아 광고소득을 은닉했다. 수억원의 슈퍼카 3대를 임차해 본인과 가족들의 개인 용도로 사용하면서 업무상 비용으로 계상하고 해외 여행, 고급 호텔 등의 사적 지출도 업무상 비용으로 계상하는 방식으로 소득세를 탈루했다.
국세청은 온라인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지능적 탈세와 공직경력 특혜를 받은 전문직 등 74명에 대한 세무조사에 착수했다고 21일 밝혔다.
조사 대상에는 소셜미디어 및 후원 플랫폼을 통해 소득을 탈루한 인플루언서 16명이 이름을 올렸다. 이들은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를 통해 대중적인 인기와 고소득을 얻으면서도 고의로 세금을 탈루했다. 조사 대상 16명은 평균 549만명의 팔로워를 보유했고, 1000만명의 이상의 팔로워를 보유한 경우도 있었다.
이들은 광고임을 표시하지 않는 이른바 '뒷광고'와 간접광고 등을 통해 얻은 광고소득을 탈루하거나 해외 후원 플랫폼과 해외 가상계좌를 이용한 후원소득을 탈루했다. 이렇게 탈루한 소득으로 친인척에게 부동산 취득자금을 증여하고 슈퍼카 임차료 등 사적 경비로 계상했다.
숙박앱 등 공유경제 플랫폼을 이용해 높은 소득을 얻으면서 세금을 탈루한 혐의자 17명에 대한 조사도 착수했다. 대상자 17명은 평균 34채, 최고 100채 이상의 원룸과 오피스텔 등 소형 주택을 임차해 해외 공유경제 중개 플랫폼을 매개로 숙박시설을 공유했다. 사업자 등록을 하지 않고 차명계좌를 이용해 소득을 우회적으로 수치했으며 일부 공인중개사는 숙박공유 위탁운영 소득까지 탈루한 사례가 확인됐다.
특히 이번 조사에서는 플랫폼 운영사가 외국에 소재해 국내에서는 과세정보를 수집하기 어려웠지만 국세청은 외국 과세당국과의 공조를 통해 사업자 명단과 지급액 등의 자료를 확보했다. 이를 해외 지급결제대행자료를 융합분석해 조사대상자를 선정했다.
법원, 경찰, 국세청, 특허청 등 공직 경력으로 특혜를 받고 고액의 수임료를 현금으로 받아 소득을 탈루한 고소득 전문직 28명도 조사 대상으로 선정됐다. 28명의 평균 연매출은 68억원으로 변호사, 세무사, 회계사, 변리사 등이 포함됐다.
법인자금을 유출해 고가의 부동산과 슈퍼카를 수취하고 호화·사치 생활을 하는 고액자산가 13명에 대한 세무조사도 실시한다. 대상자 13명은 1인당 평균 320억원의 재산을 보유했고 이중 부동산이 256억원에 달한다. 고가의 아파트 등 주거용 부동산을 집중 매입해 재산을 불리고 자녀들에게 편법 증여한 전형적인 '부의 대물림'과 탈세가 융합된 사례 등이 확인됐다.
김동일 국세청 조사국장은 “이번 조사는 국내뿐 아니라 해외 플랫폼을 이용한 신종·변칙 탈세 행위를 선제적으로 포착해 대응했다는 의의가 있다”며 “앞으로도 국경 없는 디지털 경제로의 전환에 발맞춰 국내외 과세정보 수집·분석 역량을 강화해 빈틈 없는 과세 인프라를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최다현기자 da2109@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