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전문은행 조직문화에 새바람이 불고 있다. 호칭을 없애는 '호칭파괴'에 이어 막내 직원이 직접 행장과 소통하는 수직문화 해체 실험도 시작한다.
21일 케이뱅크는 내부 소통 강화를 위한 '콤파스 미팅(Compass Meeting)' 제도를 신설했다. 콤파스 미팅은 연 4회 분기별로 전 직원이 서호성 행장과 소통하는 자리다. 새로 입사한 막내도 행장과 직접 대면해 의견을 개진하고 아이디어를 공유한다. 은행 내부 궁금증을 풀어주기 위해 행장이 직접 마련했다. 모든 임직원이 상호직책, 직급 없이 'OO님'으로 호칭하는 방식을 도입했다. 케이뱅크 임직원은 서 행장을 '호성님'으로 부른다. 서 행장이 케이뱅크에 강조하는 것은 격식이 아니라 소통이다. 그는 거창한 양식의 보고서보단 캐주얼 미팅을 선호한다. 사옥 내 복도에 마련된 아이디어 월을 배치하고 스탠딩 회의를 자주 갖는다.
이달 공식 출범한 토스뱅크도 위계 없는 조직문화 설립에 주안점을 뒀다. 사내에서 직급을 부르지 않는다. 임직원은 홍민택 대표를 '민택님'으로 부른다. 홍 대표는 비서가 없고, 업무용 메신저 '슬랙'을 활용해 임직원과 의견을 실시간으로 주고받는다. 보고 문화를 없애고 업무 경계 없이 현안에 대해 임직원과 직접 소통한다.
토스뱅크 전 직원이 함께 모이는 '위클리'도 도입했다. 영상회의로 모든 직원이 참석해 다양한 의견을 자유롭게 말한다. 기존 은행에서 행장에게 의견을 말하기 위해 수차례 대면 보고하는 체계를 밟는 것과 대조적이다. 카카오뱅크는 모든 구성원을 영어 이름으로 부른다.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는 '대니얼'로 불린다. 대표실과 임원실이 따로 없다. 대표도 일반 직원과 함께 같은 공간에서 근무하며 이야기를 나누고 싶을 때는 직접 직원의 자리로 찾아와 선 채로 이야기를 나눈다.
특정 아이디어가 채택되면 상품 기획과 개발, 디자인, 마케팅 등을 맡는 태스크포스(TF)가 꾸려지는 등 카카오 애자일 문화를 카카오뱅크에도 가져왔다. 카카오뱅크는 조직문화 핵심가치로 수평, 공유, 존중, 혁신 등 네 가지를 꼽는다. 또 조직개편을 통해 모든 조직을 '그룹-파트'에서 '팀' 단위로 쪼갰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누구나 의견을 낼 수 있고, 내 의견이 실제로 반영된 상품과 서비스를 출시할 수 있다”면서 “기존 은행에선 볼 수 없는 속도로 의견 공유가 가능하고 그만큼 혁신 시계도 빨라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지혜기자 jihy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