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관이 힘을 합쳐 이뤄낸 성과다. 감격스럽다.”
누리호가 우리나라 우주 역사를 새로 썼다. 비록 위성 모사체를 궤도에 올리지는 못했지만 우주 700㎞ 고도까지 쏘아 올리는 데 성공했다. 이 자체로 우리나라는 명실상부한 우주강국 반열에 올랐다.
누리호 발사는 프로젝트 착수 12년 만에 이뤄졌다. 세계에서 유래를 찾기 힘든 빠른 속도다. 특히 관련 예산은 우주 개발 선진국에 비해 턱없이 부족했다는 점에서 사실상 '무에서 유를 창조했다'는 얘기가 나온다.
누리호 프로젝트에는 300여개가 넘는 기업과 항공우주연구원 등이 참여했다. 1000여명이 관여했다. 미국 항공우주국(나사) 우주 개발 연구인력(2만여명)과 비교할 때 5%에 불과하다. 적은 인력이 우주강국 염원을 위해 얼마나 피와 땀을 흘렸을지 가늠조차 어렵다.
참여 민간기업 가운데선 단연 한화그룹이 눈에 띈다. 한 예로 누리호에는 한화그룹 방산 계열사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순수 제작한 75톤급 액체엔진이 탑재됐다. 1단 4기, 2단 1기, 3단 1기 등 총 6기다. 이 엔진은 누리호를 쏘아 올리는 핵심 부품이다. 발사체가 중력을 극복하고 우주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강력한 추력이 필요하다.
한화그룹은 국내 대기업 가운데 유일하게 항공우주 사업을 전개한다. 특히 올해 3월에는 '스페이스 허브'를 출범시켰다. 스페이스 허브는 '우주 종합상황실'이다. 발사체와 위성체, 지상체, 위성서비스까지 항공우주 사업 계열사들이 전부 참여한다. 또 한화그룹은 KAIST와 함께 교내 우주설립센터를 설립하는 데 1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한화그룹을 빼놓고는 우리나라 항공우주 사업을 얘기할 수 없는 셈이다.
'뉴 스페이스' 시대는 도래했다. 우주개발 경쟁 격화가 불가피하다. 그렇다고 일부 대기업이 주도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정부의 전폭 지원이 절실하다. 향후 정책·제도 지원 강화로 세계적인 우주기업, 생태계가 구축되길 기대한다.
류태웅 기자 bigheroryu@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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