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딜리버리히어로(DH)가 퀵커머스 스타트업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다. DH는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의 모기업이다. 투자 규모는 2억3500만달러(약 2770억원) 규모다. DH는 고릴라스 지분 약 8%를 확보하며, 텐센트 등 톱티어 투자자들과 함께 고릴라스에 21억달러 기업가치로 10억달러 규모 시리즈C 투자유치를 주도했다.
DH는 음식 배달을 넘어 도심 물류거점을 활용해 생필품 등을 즉시 배송하는 퀵커머스 기업으로 전환하고 있다. 고릴라스는 작년 5월 독일에서 설립된 퀵커머스 스타트업이다. 도심 물류창고를 거점으로 즉시 배송에 최적화한 PP(Picking&Packing) 시스템을 운영, 고객에게 필수 식료품을 10분 만에 배달한다. 벨기에, 덴마크,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네덜란드, 스페인, 영국, 미국 등 1년 남짓해 세계 9개국으로 서비스를 확대했다. 55개 도시에 180개 도심 물류창고를 구축한 고릴라스는 1만1000여명 라이더를 직접 고용, 물류창고에서 주문 즉시 출발하는 시스템을 운영한다.
퀵커머스 열기는 국내 유통가도 강타했다. 배민, 쿠팡이츠 등 배달플랫폼 기업이나 GS25, CU, 이마트에브리데이와 같은 편의점을 비롯해 바로고, 부릉 배달대행 업체까지 가세해 치열한 속도 경쟁을 벌이고 있다. 퀵커머스 신호탄은 2019년 'B마트'를 선보인 배민이 쐈다. 배민은 현재 서울과 수도권에 30여개 도심 물류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후발주자 쿠팡이츠는 지난 7월 '15분 배달'을 모토로 퀵커머스 '쿠팡이츠마트'를 출시했다. 유통그룹사 중에는 GS리테일 행보가 눈에 띈다. 배달플랫폼 요기요를 인수했다. GS25, GS더프레시, 랄라블라 등 전국 1만6000여 소매점과 60여개 물류망이 결합된 도심형 마이크로풀필먼트센터(MFC) 인프라를 구축했다. GS수퍼마켓(GS더프레시) 퀵커머스 서비스 '우동마트'는 10월 일평균 매출이 전월 대비 132% 신장했다.
바로고, 부릉 등 배달대행 플랫폼도 퀵커머스 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다. 부릉을 운영하는 메쉬코리아는 신선식품 배송기업 오아시스와 퀵커머스 합작법인(JV)을 설립했다. 바로고는 퀵커머스 전용 애플리케이션(앱)을 따로 출시했다.
이준희기자 jhle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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